[기획] 미국 최초의 균형 잡힌 중형전차, M4 Sherman의 역사와 고증

게임뉴스 | 유준수 기자 |
월드 오브 탱크 블리츠에 5티어 중형전차로 배정되어 있는 M4 Sherman은 수십 년간 각종 전투와 전쟁에서 맹활약을 펼친 미국을 대표하는 전차다. 독일의 3호 전차와 4호 전차를 상대로 우수한 활약상을 펼쳤음은 물론, 태평양 전쟁에서는 압도적인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실제로 M4 Sherman은 당시 중형전차치고 방호 설계가 우수했는데, 초기형 기준으로도 90이 넘는 차체 방호력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독일에 충격을 가져다준 소련의 T-34보다도 우수한 수치다.

전차 양산의 전설인 T-34만큼은 아니지만 생산성도 매우 좋았는데, 약 3년 동안 5만 대가 넘을 정도로 엄청난 양이 생산됐다. 한국과도 인연이 깊은 전차라고 볼 수 있는데, 한국 전쟁 시 M4 Sherman의 개량형인 M4A3E8 등이 북한군을 상대로 맹활약한 역사가 있다.

M4 Sherman에게 잘 알려진 별명으로 '론슨 라이터'라는 별명이 있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화재가 많이 발생했다 하여 붙여진 별명인데, 이는 Tiger나 Panther 등 체급이 다른 전차를 상대했기 때문으로 사실 M4 Sherman은 타 전차에 비해 특별히 화재가 잘 발생하는 것은 아니었다.



▲ M4 Sherman은 2차 세계 대전 당시 미국을 대표하는 중형전차다


◆ 미국 최초의 균형 잡힌 중형전차! M4 Sherman의 개발과 성능

사실 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기 전까지는 미국에서 운영 중인 제대로 된 중형전차가 없다고 보는 것이 무방했다. 그때 당시 중형전차로 분류되어 있던 M2 Medium Tank는 기존에 사용하던 경전차인 M2 Light Tank를 적당히 개조한 것에 불과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던 와중 2차 세계 대전이 발발했는데, 독일 기갑군에 의해 프랑스가 순식간에 함락되면서 당시 사용하고 있던 M2 Medium Tank의 37mm 주포로는 독일군을 상대할 수 없음이 알려졌다. 결국 화력 증강을 위해 급하게 75mm 주포를 탑재하도록 개량하게 됐는데 이 전차가 M3 Lee다.

M3 Lee는 화력이 쓸만했지만, 크고 작은 단점들이 많았다. 특히 가장 큰 단점은 75mm 주포가 360˚ 회전이 불가능했다는 점이다. M3 Lee는 약 6천 대 가량이 생산되었으며, 당시 무기 대여법에 따라 영국군과 소련군에게 공여되었다. 특히 쓸 수 있는 무기는 모두 써야 했던 영국군에서는 북아프리카 전선에 M3 Lee를 다수 투입했었는데, 해당 전선에서 상당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M3 Lee의 단점은 무시할만한 수준이 아니었기에 이를 대체할 전차의 개발이 필요했다. 360˚ 포탑은 물론 빠르게 생산이 가능하며, 보병 지원이나 전선 돌파 능력, 추축국 진영이 사용하던 어떤 전차도 격파할 수 있는 것이 목표였다. 결국 1941년 8월 2일, 차기 전차의 생산이 완료되었는데, 이가 M4 Sherman이다.



▲ M3 Lee는 당시 쓸만한 화력을 갖추고 있었지만, 단점이 매우 많았다


M4 Sherman은 57˚에 달하는 경사를 지닌 50mm 전면 장갑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어지간한 포탄은 모두 막아내는 것이 가능했다. 장갑이 우수하면 필연적으로 기동성이 나쁜 경우가 많은데, 최대 속도가 40km/h를 육박할 정도로 기동성이 나쁘지 않았다.

주포는 M3 Lee가 사용하던 75mm를 그대로 사용하기는 했지만 당시 쓸만한 화력을 갖춘 주포였으며, M3 Lee가 갖추지 못했던 360˚ 회전 포탑을 탑재했기에 큰 범용성을 보였다. 특히 차후에는 76mm 주포를 채용했는데, 구경은 비슷했으나 관통력 등에서 큰 진보를 이루었다. 특히 M4 Sherman은 최신 기술인 수직안정기를 장착할 수 있었는데, 이 때문에 기동 중 명중률이 매우 우수했다.

M4 Sherman은 첫 생산 직후 1945년까지 5만 대가 넘는 양이 양산되었다. 이렇게 대량으로 생산되다 보니 수많은 파생형이 나오게 됐다. 정식 채용 모델만 따져도 기본형인 M4부터 M4 Composite, M4A1, M4A2, M4A3W, M4A3E2(점보 셔먼), M4A3E8(Easy 8), M4A4, M4A6까지 9종이며, 기타 모델까지 따지면 셀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파생형이 존재한다.

이 외에도 개조를 통해 17파운더 주포를 탑재한 Firefly나 화염방사기를 탑재한 T33 등으로 변형되기도 했으며, M4 Sherman의 차체를 이용해 Wolverine이나 Jackson과 같은 구축전차나 Priest와 같은 자주포 등 수많은 전차들이 만들어졌다.



▲ 2차 세계 대전 후반에는 76mm 주포를 탑재한 모델이 배치되었다


◆ 대 독일전 론슨 라이터, 대 일본전 사신?! M4 Sherman, 2차 세계 대전 활약상

이렇게 생산된 M4 Sherman은 1942년에 유럽 전선에서 첫 실전이 치러졌다. 개발 방향 자체가 독일의 3호, 4호 전차를 상대하기 위해 만들어졌던 만큼, 실제로 해당 전차들을 상대로는 상당한 활약을 보여줬다.

하지만 그 한계 역시 뚜렷했다. 중형전차치고 전면 방호력이 우수한 것은 사실이지만 7.5cm 대전차포나 판처파우스트와 같은 독일의 대전차 병기들까지 모두 막아내는 것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측면 장갑은 38mm에 불과하여 측면으로부터의 공격에는 너무 손쉽게 격파되었다.

게다가 해당 시기는 이미 독일 중전차의 전설인 Tiger나 차기 중형전차인 Panther가 활동하던 시기였다. M4 Sherman의 화력으로는 Panther나 Tiger의 정면 장갑을 관통시키는 것이 불가능했으며, 측면 장갑조차 쉽게 관통할 수 없었다. 기동성이 좋은 편인 것은 맞지만 Panther나 Tiger 역시 기동성이 우수한 편이라 측면을 잡는 것도 쉽지 않았다. 이러다 보니 M4 Sherman은 Tiger나 Panther만 만나면 론슨라이터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미군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M4 Sherman에 관통력을 강화한 76mm 주포를 탑재했다. 76mm 주포는 이론상으로 Tiger의 정면 장갑조차 관통이 가능할 정도로 관통력을 상향시킨 주포다. 하지만 해당 주포 역시 티타임을 잡은 Tiger를 관통시키는 것은 불가능했으며, 설상가상으로 교전 거리상의 문제 때문에 제 관통력을 모두 내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게다가 76mm 주포를 탑재한 모델은 전쟁 후반부인 1944년에 배치되었을 정도로 배치 시기조차 매우 늦었다.

이렇게 성능이 밀리는 데다가 교환비가 나쁨에도 불구하고 M4 Sherman은 전선을 유지시키는 등 제 몫은 다 해낼 수 있었다. 그 이유는 미국의 높은 산업역량 덕분인데, 독일이 전차 1대를 생산할 때 미국은 4대를 생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 나쁜 교환비에도 전선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의 높은 산업역량 덕분이었다


반면 일본군에게 M4 Sherman은 악마나 다름없었다. 당시 일본이 보유했던 전차인 97식 중형전차 Chi-ha의 47mm 주포로는 흡집 하나 내기 힘들었으며, 각종 대전차무기조차 모두 튕겨냈기 때문이다. 반면 M4 Sherman은 75mm 주포로도 일본의 모든 전차들을 관통시키는 것이 가능했으며, 심지어 중기관총으로도 관통한 사례도 있다.

이에 일본은 대응책으로 늦게나마 Chi-he나 Chi-Nu, Chi-to 등의 전차를 개발했지만 너무 느리거나 수량이 적은 등 각종 문제가 산재해있어, 상황이 그리 나아지지는 않았다.

이처럼 M4 Sherman은 대 독일군을 상대로 큰 전과를 올리지는 못했으나, 대 일본군을 상대로는 압도적인 활약을 펼치며 전쟁 승리에 큰 일조를 했다.



▲ 열악한 일본 전차로는 M4 Sherman의 전면장갑을 관통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 역사적 고증은 완벽한가? 월드 오브 탱크 블리츠에서의 M4 Sherman

월드 오브 탱크 블리츠에서는 미국 5티어 중형전차의 'M4 Sherman'으로 등장하며, 이전 모델이었던 M2 Medium과 M3 Lee는 각각 3티어와 4티어로 등장한다. 각종 개량형 역시 상당수 등장하는데, Easy 8과 점보의 경우 6티어 중형전차로, Wolverine과 Jackson도 각각 5티어와 6티어 구축전차로 등장한다.

스톡 주포로는 75mm Gun M3을 사용하는데, 이는 M3 Lee 후기형과 M4 Sherman이 최초로 개발되었을 때 채용된 주포다. 실제로 해당 주포의 관통력은 92로 3호, 4호 전차를 상대하기에는 충분한 관통력을 지니고 있으나, Tiger를 상대하기엔 부족한 관통력임을 알 수 있다.

중간 주포인 105mm M4는 일반적으로 대 전차전에서 사용되었던 물건은 아니며, 보병지원용으로 사용된 단포신 곡사포다. 하지만 게임 내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출중한 고폭탄 화력으로 인해 대 전차전의 주력 주포로 사용된다.

후기형 M4 Sherman이 사용했던 76mm M1A1 주포는 게임 내 최종 주포로 구현되어있다. 실전에서는 Km 단위의 교전 거리가 자주 나왔기에 Tiger를 상대로 거의 관통이 불가능했던 주포지만, 월드 오브 탱크 블리츠에서는 주로 근거리 교전이 일어나기 때문에 티타임을 사용하는 Tiger를 상대로도 어느 정도 관통이 가능한 편이다.

스톡 포탑인 D51066은 75mm 주포를 사용할 때 쓰던 포탑이었으며, 업포탑인 D51072는 76mm 주포 장착형 후기형 포탑이다. 스톡포탑에 76mm 주포를 장착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업포탑에 75mm 주포를 장착하는 것은 가능하다. 차체 전면 장갑은 51mm로, 초기형 M4 Sherman의 스펙으로 맞춰져 있다.

M4 Sherman은 주로 105mm 주포를 사용하지만 본인 성향에 따라 76mm 주포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105mm의 경우 대미지는 높지만 명중률과 연사력이 낮기 때문에 한방 한방 대미지를 교환하는 라인전에서 사용하기 좋다. 만약 76mm 주포를 사용할 경우 저격과 난전에서 강한 면모를 보인다.

전체적으로 균형 잡힌 중형전차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능력치 상으로 독일 5티어 중형전차인 4호 전차와 항상 비교되게 된다. 실제로 이 둘은 주포 선택지나 화력, 방호력 등 대부분의 능력치가 비슷하며 운용법 역시 같기 때문에, 5티어 중형전차계의 라이벌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기사 내용&사진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M4_Sherman)



▲ 월드 오브 탱크 블리츠에서는 미국 5티어 중형전차의 포지션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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