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외부 협업과 코치 그리고 경험, 완전체로 탄생한 'Complexity Limit'

인터뷰 | 배은상 기자 | 댓글: 6개 |




격전의 아제로스 신화 레이스를 살펴보면 Limit 길드는 '소년 만화'의 주인공과 비슷합니다. 계속해서 Method 길드에 밀리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결국 성장해 마지막 레이드에서 WFK의 주인공이 됐기 때문입니다.

Limit는 첫 레이드인 울디르에서 '공격대 인스턴스 던전 연장'이라는 초강수가 실패로 돌아가며 1% 전멸을 겪고도 Method에게 1위를 내줘야 했습니다. 다자알로 전투와 영원한 궁전에서 다시금 WFK을 노렸지만 번번이 Method에 밀려 2위에 머물러야 했죠. 마지막 레이드인 깨어난 도시 나이알로사에서도 Method가 1위에 등극한다면 격전의 아제로스 모든 WFK을 석권하는 기록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습니다. Complexity와 협업해 'Complexity Limit'라는 이름으로 외부 지원을 받아 레이스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탱커를 맡았던 Maximum이 레이드 코치로 포지션을 변경했고, DBM과 파트너십도 체결했습니다. 그간의 레이스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길드원이 한 몸처럼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외부 협업과 레이드 코치, 지난 레이스를 통한 경험. 3박자가 모두 갖춰진 Limit는 강력했습니다. 거의 모든 네임드에서 1위를 기록했고, 신화 느조스마저 다소 압도적인 차이로 Method를 제치며 당당히 WFK을 차지했습니다.

이제는 완전체가 됐다고 생각할만한 Limit 길드는 차기 확장팩 어둠땅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의지를 다지고 있는데요. 메인 마법사이자 있는 길드 운영을 맡고 있는 'Preheat'를 통해 나이알로사와 다가올 어둠땅 레이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 나이알로사에서 네임드 3개를 제외하고는 전부 1위를 기록한 Limit 길드


= 깨어난 도시 나이알로사는 Limit 길드가 달성한 최초의 WFK 레이드입니다. 감회가 새로울 것 같은데 소감을 듣고 싶네요.

Preheat : 마침내 WFK에 성공할 수 있어 감격스러웠어요. 정말 오랫동안 준비했기 때문에 목표에 거의 다가왔다고 느꼈습니다. 느조스를 세계에서 최초로 쓰러뜨리는 순간 스튜디오는 말 그대로 '폭발'할 정도로 뜨거웠어요. 지금까지 살면서 겪은 가장 짜릿한 순간이었죠. 우리가 WFK을 할 수 있었던 건 격전의 아제로스 확장팩에서 지금까지 쌓아왔던 경험과 이를 토대로 모두가 성장했기 때문입니다. 있는 힘을 다해 노력했고, 합당한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 WFK 순간에 생중계 시청자 수가 약 12만 명이 나올 정도로 화제였죠. 신화 레이스 스트리밍이 전 세계 와우 팬들을 위한 축제처럼 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보상이나 명예 측면을 강화한다면 신화 레이스가 주기적인 이벤트로 발전할 수 있을까요?

신화 레이스 이벤트의 규모는 레이드를 거듭할수록 점점 커지고 있어요. 중요한 건 아직 더 큰 이벤트로 규모가 커질 잠재력이 충분히 많다는 겁니다. 미국에서의 슈퍼볼이 엄청나게 성장한 것처럼 말이죠. 미래에는 WFK 레이스가 신화 쐐기돌 던전 인비테이셔널(MDI)처럼 토너먼트 지역을 나누고 정식 상금도 있는 이벤트로 발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신화 레이스가 MDI처럼 규모가 큰 이벤트로 발전하길 기대한다는 Preheat


= 나이알로사는 레이스 시작부터 끝까지 Limit 길드가 거의 선두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정말 압도적인 실력이었는데 다수의 팬은 레이드 코치로 포지션을 변경한 Maximum의 역할이 컸다고 이야기합니다.

모든 네임드에서 일관성 있게 좋은 기록이 나와 더욱 힘이 났습니다. 실제로 래시온과 자네쉬, 마우트를 제외한 다른 네임드에서 전부 1등을 차지했거든요. Max의 코칭도 커다란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일기노스처럼 정신이 없고 신경 써야 할 곳이 많은 네임드에서 많은 도움이 됐어요. Max는 줄곧 탱커 포지션을 맡았는데, 이번에 원거리 포지션의 입장에서 코칭을 해보니 많은 새로운 것을 배웠다고 말하더군요.

하지만 레이스를 거듭하면서 모두가 한 몸처럼 움직일 수 있게 된 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분명 Max의 코칭도 중요했지만 그간의 레이스를 통해 우리는 'Limit'라는 하나의 길드로 공략을 수행하는 법을 배웠고, 이 점이 좋은 기록을 달성하게 된 주요한 이유라고 느낍니다.



▲ 레이드 코치의 역할도 중요했지만 모두가 한 몸처럼 움직인 것이 주요했다고 한다


= 모든 마이크를 오픈한 채 실시간으로 공략 상황을 중계했는데 전략 노출 등 리스크는 걱정되지 않았나요?

플레이 화면과 마이크를 오픈한 것은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에요. 모든 사람에게 우리가 어떻게 소통하고 또 우리의 꾸밈없는 평소 모습은 어떤지 보여주고 싶기도 했고요. 사실 전략 노출에 대해 걱정도 했습니다. 하지만 Method는 스스로 참신한 공략을 생각하고 실현하는 '똑똑한' 길드에요. 우리의 마이크 오픈 여부와 상관없이 Method는 그들만의 플레이는 선보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만일 정말 중요한 이야기가 있다면 휴식 시간 때 따로 마련된 공간에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 작전 회의 중인 Limit 길드의 모습


= 느조스 공략 도중 심장의 방에 들어가지 않고 버티는 택틱에 대한 핫픽스라던가, 2번째 심장이 등장하는 버그 등 여러 문제에 직면했죠. 이런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고 공략을 진행할 수 있었던 비결을 듣고 싶습니다.

느조스와의 전투에서 명확하게 정해진 공략이 없었기 때문에 이것저것 다양한 시도를 해보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심장의 방으로 이동하지 않고 버티면서 느조스에 딜을 욱여넣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발견했고 실제로 상당히 안정적으로 진행됐습니다.

이때 블리자드는 실시간으로 네임드를 사라지게 만들어 더 이상 진행이 불가능하게 했어요. 공략 중인 보스가 눈앞에서 사라지다니 상당히 재밌는 경험이었습니다. 부정한 방법이 아닌 기발한 방법을 발견해 블리자드가 직접 개입하게 만들었다는 점에 일종의 자부심이 생겼습니다. 정신적으로 힘들다거나 흔들렸다기보다는 오히려 그 반대라고 할 수 있겠네요.


= Complexity Gaming과 협력 관계를 맺어 Complexity Limit라는 이름으로 WFK 레이스를 펼쳤습니다. Complexity는 매우 유명한 e스포츠 팀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협력이 공략에 어떤 실질적인 도움이 됐나요?

Complexity는 협력 관계를 맺기 시작한 첫날부터 환상적인 파트너였습니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전폭적으로 지원해 줬고, 모든 길드원은 아무런 문제 없이 오로지 레이스에만 집중할 수 있었어요. WFK 성공에 빼놓을 수 없는 역할이었습니다.



▲ Complexity의 지원으로 오로지 레이스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 DBM과 협업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DBM 개발자는 레이드를 하드코어 하게 즐기기 어렵다는 입장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Limit와 같은 최상위 길드가 최신 정보를 DBM에 신속하게 전달해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DBM과의 협업은 어떤 시너지를 발휘했나요?

DBM과의 파트너십은 상당히 빠르게 진행됐습니다. 지금껏 Limit에는 한 번도 외부 인력이 타이머나 공격대 경보 등을 수정해준 적이 없습니다. 모든 건 직접 트라이해보고 고쳐나갔죠. DBM 개발자인 Mystical과 협업하기로 한 건 서로 얻는 이득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에요. 그는 우리가 제공해 줄 수 있는 레이드 초기 데이터 자료를 얻기 힘들었고, 우리는 정확한 타이머가 필요했습니다.

레이드를 통해 얻은 최신 정보를 Mystical에게 넘기면 그는 우리가 트라이하는 네임드의 타이머와 경보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해 줬습니다. 정확한 타이머를 확보하는 것은 레이스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그와의 협력이 정말 유익했어요. 그는 DBM을 최고로 만들길 원하고, 실제로 충분히 그럴 자격도 있습니다. 그의 열정과 헌신에 박수를 보냅니다.



▲ Preheat는 DBM과의 협력이 상호 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언급했다


= 신화 느조스의 히든 페이즈에 대한 생각이 궁금합니다. 대다수의 팬은 다소 실망했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솔직하게 말하면 처음 히든 페이즈를 봤을 때는 꽤 멋지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두 번 세 번 그리고 트라이 내내 반복해서 경험한 히든 페이즈는 전역 퀘스트에서 만나는 적당히 강력한 희귀 몬스터를 처치하는 것과 별다른 차이가 없는 느낌이었습니다. 팬들이 실망할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 나이알로사 레이스 중 재미있거나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이번 레이드에서 특별히 활약했던 공대원이나 칭찬하고 싶은 플레이가 있다면 마찬가지로 이야기해 주세요.

느조스 트라이 도중 죽음의기사를 플레이하는 'Atlas'가 바로 옆자리에 앉아서 함께 플레이 중인 다른 길드원 'Ericsmage'의 얼굴에 재채기를 했었죠. 모두가 재채기 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컸고 Ericsmage는 그걸 직격으로 맞았어요. 그런데도 그는 평정심을 잃지 않고 마치 자신이 인 게임 캐릭터와 하나가 된 것처럼 계속해서 공략을 이어나갔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재미있는 기억이에요.


= 타락 착귀를 구매하기 위해 2억 5천만 골드(토큰으로 약 4만 불)를 썼다고 들었습니다. 타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또한 어둠땅에서 타락이나 벼림을 대체할 새로운 시스템은 어떤 개선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요?

핵심 타락 아이템은 골드로 구매할 수 있는 군단 전설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타락 시스템 자체는 나쁘지 않은 아이디어지만 타락 아이템을 획득하는 방식은 정말 잘못됐어요. 필수 타락 장비가 올려주는 대미지 기댓값이 비상식적으로 높았기 때문에 이를 착용하는 것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엄청난 양의 골드를 사용해 모든 길드원이 타락 아이템을 맞춰야 했죠.

이렇게 밸런스를 파괴해버리는 타락 아이템은 대부분의 평균적인 와우저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대미지를 엄청나게 올려주는 '완벽한' 타락 장비를 토큰을 구매해 골드로 얻어버리면 그만이기 때문이죠. 어둠땅에서는 pay-to-win이 너무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하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 Maximum은 트위터를 통해 타락 착귀 구매에 2억 5천만 골드를 썼다고 밝혔다


= 어둠땅에서 어떤 레이드가 펼쳐지길 기대하는지 개인적인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가령 실바나스를 토벌하는 레이드 혹은 기억을 모두 잃어버린 캘타스가 등장하는 레이드 등)

어둠땅에서 결국 실바나스와 맞붙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실바나스 외에도 지난 확장팩에 등장했던 영웅이 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불타는 성전이나 리치왕의 분노를 매우 재밌게 즐겼기 때문에 이 확장팩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캐릭터를 어둠땅 레이드에서 다시 만나보고 싶네요.


= 어둠땅 출시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습니다. 와우 클래식에서는 레이드 시간을 단축하는 스피드런에 대한 반응이 뜨겁습니다. 클래식 레이드를 플레이할 계획은 없나요?

오리지널 프리서버(Vanilla)에서 모든 레이드를 해봤고, 즐거운 기억도 많지만 지금은 확장팩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클래식 레이드는 흥미롭지만 천천히 즐기면서 반복할 시간적 여유가 부족해요. 전체 레이드 시간이 1시간도 채 되지 않는 클래식 스피드런은 항상 멋지다고 생각해왔고 확장팩에서도 이런 스피드런이 유행하면 WFK 레이스와는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당장은 확장팩에 집중하겠다고 말한 Preheat


= 마지막으로 한국의 와우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합니다.

응원과 지지를 보내주는 한국의 모든 와우 팬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WFK 성공에 정말 행복하며 어둠땅에서도 북미 지역을 대표해 응원해 주시는 모든 분께 멋진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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