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꽃길만 걸을 줄 알았는데, 사놓고도 타지 않는 애물단지 프리미엄쉽

게임뉴스 | 이문길 기자 | 댓글: 1개 |
프리미엄쉽은 이벤트를 통해 획득하거나 프리미엄 상점에서 현금 결제를 통해 바로 구입할 수 있는 함선을 말한다. 정규 트리에 비해 기본적으로 추가 연구가 필요 없고, 크레딧 수익률이 높으며 위장에 따라 경험치 추가 보너스를 받을 수 있다.

초보 시절에는 빨리 고티어 함선을 타보고 싶어서 지르거나, 혹은 크레딧이 너무 부족해서 구입한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리고 함장 훈련을 덜 마치더라도 페널티 없이 태울 수 있기에, 함장 육성이나 교체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국가별로 한 두 대씩 장만하는 편이다.

문제는 단순히 크레딧을 벌 목적이라도 본인의 손에 맞거나 승률이 어느 정도 나와야 할텐데, 아쉽게도 모든 프리미엄쉽의 성능이 좋은 것은 아니다. 그중에서는 구입 후, 예상하던 스타일과 너무 달라 얼마 타지도 못하고 버려지는 배도 있다.

기자 역시 수년간 플레이를 하면서 구입한 배가 여러대 있으나, 그 중 몇 대는 처참한 전적만을 남긴 채 봉인 중이다. 어떤 것은 본전을 뽑고도 남을 정도로 탄 함선이 있는가 하면, 10판도 채 타지 않고 봉인된 안타까운 함선들이 있는데, 과연 기자에게 아픔을 선사했던 주인공들은 누구일까.




▲ 좋은 추억이 많은 아타고. 이제 6년차에 돌입한 최고참이다.




■ 잘 타는 사람은 잘 타던데? - 영국 8티어 전함 뱅가드

사실 별 생각 없이 뱅가드(선봉대)라는 이름이 마음에 들어서 구입했다. 또한, 영국 전함 트리를 이제 막 올리며 킹조지의 고성능 고폭탄에 감탄하던 터라 막연히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정작 뱅가드의 고폭탄은 화재율이 34%에 불과했고, 철갑탄은 영국 특유의 짧은 지연신관은 아니지만 15인치 구경의 한계에 8문이라는 적은 포문으로 화력이 부족했다. 추가로 개성 없는 소모품 구성과 2% 부족한 수리반으로 이름처럼 선봉대로 나섰다가는 곧바로 퇴역하여 왕실 전용 요트행이 될 것이다.

유일하게 앞세울만한 장점은 30노트라는 빠른 속력과 7.8초라는 정신 나간 조타 시간, 12km대의 피탐지를 갖춰 순양함스러운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8탑방이라면 그럭저럭 기존 전함과는 색다른 운영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문제는 9~10탑방에 끌려가면 답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전신 32mm 장갑으로 인해 헤드온 전략이나 탱킹은 씨알도 안먹히며, 옆구리 잘못 보여주면 시타델이 터지는건 일도 아니다. 수면하 시타델 구성이라고 하는데, 그것도 10탑방에서는 무용지물이다.

물론 순양함급 민첩함이라는 명확한 강점이 있기에 손에 맞는 유저에게는 좋은 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기자에게 있어서는 정규트리의 모나크와 마찬가지로 재미도 없고, 10탑방 끌려가면 이제 막 군입대 한 신병처럼 앞날이 보이지 않는 전함일 뿐이다. 현재는 17판을 타서 승률 35%를 찍고 봉인했다.




▲ 남들 다 나쁘다고 하는 로마는 고승률로 잘만 타는데, 뱅가드는 손에 안맞았다




■ 히퍼와 쌍둥이 시절에는 최악 중의 최악이었다! - 독일 8티어 순양함 프린츠 오이겐

기억이 맞다면 티르피츠에 이어 독일의 두 번째 프리미엄쉽으로 출시되었던 순양함이다. 덕심을 자극하는 프린츠 오이겐의 이름값 때문에 망설임 없이 구입했지만 이 결정을 지난 5년간 아직도 후회하고 있다.

일단 0.7.4 패치 전까지는 정규 트리의 히퍼와 무의미한 체력 차이를 빼면 완벽히 동일한 성능을 지닌 복붙함이었다. 오히려 풀업 기준으로는 히퍼가 더 앞섰을 정도다.

더군다나 초창기에는 고유의 관통력 보정도 없었고, 히퍼를 비롯한 독일 트리 전체가 지뢰 취급받던 시기였으니, 오이겐의 평가도 마찬가지로 나빴다. 느린 기동력과 평균 이하의 주포, 체력만 많지 쏘는 대로 전부 맞아주는 커다란 덩치까지, 덕심을 자극하는 이름 말고는 아무런 장점을 찾을 수 없었다.

기자 뿐만 아니라 대부분 유저들에게도 영구 봉인급으로 그나마 최근 상향 패치로 수리반을 받아 이를 통해 전투 유지력이 크게 늘어났다. 물론 나머지 부분은 그대로기 때문에 여전히 좋은 배라고는 하기 힘들다. 공방에서 안보인다는 것만으로도 이 녀석의 위치를 짐작할만 하다.

기자도 수리반 패치 이후 다섯 판 정도 몰아봤지만, 그것만으로는 최근 전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실감하고 뜯었던 관짝에 다시 못을 박았다.




▲ 비슷한 시기 성능이 나빴던 아타고는 재미라도 있었는데...




■ 재미는 있는데 항모 때문에 망한 배 - 프랑스 8티어 구축함 르 테리블

워쉽 사상 최초로 50노트라는 금단의 벽을 넘어선 함선으로 어뢰와 달리기 경주를 하는 영상을 보면서 이건 반드시 타야 한다고 결심했다. 속도뿐만 아니라 포격 능력까지 준수하여, 회피 기동으로 탱킹을 즐기는 기자의 플레이 성향과도 잘 어울렸다.

물론 지금 와서 보면 정규 트리의 르 팡타스크와 큰 차이도 없고, 다루기 어려운 것도 동일하여 좋은 평가를 받는 배는 아니다. 다만 현재 평가가 별로라는 거지 등장 당시에는 분명 좋은 배였다. 첫 한 달간은 매일 르 테리블을 한 판씩 타는 것이 낙이었을 정도다.

하지만 출시 이후 두 달이 지나자 0.8.0 패치로 항모 개편이 이뤄지며 모든 것이 바뀌었다. 지옥 같은 공격기의 로켓탄에 시달리는 것은 물론 광활한 대공 피탐지 덕에 항모가 있으면 제대로 숨조차 쉬기 힘들었다.

이는 프랑스 구축함 모두의 문제기도 한데, 정규 트리와 비교하면 대공이 아예 달려 있지 않은 르 테리블 입장에서는 더욱 뼈아프게 다가왔다.

성능이야 잘만 몰면 좋은 건 누구나 다 안다. 하지만 현재 환경이 좋지 않다는 점 덕분에 30판을 타고 승률 50%로 현재 봉인 상태다. 사실 개인적으로 타는 재미는 있어 지금도 가끔 생각나면 한 번씩 꺼내서 몰기에 영구 봉인까지는 아니다. 다만 매칭에 항모가 보이면 급격히 피곤해질 뿐이다.




▲ 항모 개편전에는 엔진 부스터 쓰고 달리기만 해도 재미있던 배였다.




■ 저티어 벤험인줄 알았지만 사기 당했다! - 미국 6티어 구축함 모나한

모나한은 패러것급 구축함으로 정규 트리와 비교하면 피탐지가 좀 더 작고, 내구도가 2,000가량 더 높다. A 선체와 B 선체 중 선택이 가능한데, A선체는 그냥 패러것 그 자체고 차별화를 두려면 9km어뢰를 사용하는 B선체를 택해야 한다.

소모품 구성이 연막 + 엔진 가속기 + 어뢰 차발기로 꽤 다채롭기 때문에 저티어에서는 위협적인 어뢰 화망을 만들 것으로 보였다. 기자 역시 처음 구입할 당시에는 당장 정규 트리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패러것에 상위 티어 어뢰에다 차발기를 달아준 격이므로 이건 반드시 히트한다고 여겼다.

하지만 실전을 겪고 나서 그런 환상은 바로 와장창 무너져 내렸다. 어뢰 차발기는 5초만에 다시 어뢰를 장전하는 일본과 다르게 30초라는 엄청난 시간이 걸려 화망 형성이 어려웠고, 대미지는 좋으나 사거리가 9km에 속도도 55노트로 느려 맞추기가 어려웠다.

무엇보다 포탑이 4개에서 2개로 반토막 났다는 것이 문제다. 후방 포대가 있던 곳에 대공포를 얹어놨는데, 덕분에 저티어 패왕이라 불리는 패러것급 구축함 명성에 걸맞지 않은 빈약한 포격 능력을 지녔다.

한마디로 B선체에 어뢰 특화를 시키면 잘 맞아주지도 않는 어뢰로 밥값하기 힘든 구축이고, A선체를 선택하면 소모품 구성과 내구도에서 이득을 볼 뿐 다른 부분은 패러것과 큰 차이가 없어 몰아야 할 이유가 없다.

결과적으로 개성은 갖췄으나 성능은 갖추지 못한 비운의 배다. 대구축전을 선호하는 기자 입장에서 포격 능력이 나쁜 모나한은 암덩어리였기에 2승 6패라는 처참한 성적만을 남기고 봉인했다. 덤으로 이 녀석에게 사기당한 이후에는 프리미엄쉽을 사기 전에 피팅 사이트에 들어가 소모품 구성까지 꼼꼼하게 살피는 습관이 생겼다.




▲ 6티어에서 재미있고 강한 구축을 몰고 싶다면 독일의 T-61을 추천한다.




■ 이론상 최강의 구축함? - 프랑스 6티어 구축함 에이글

르 테리블과 마찬가지로 에이글도 처음 등장할 당시 괴랄한 하드웨어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쉽게 말해서 미국의 연사속도 + 일본의 어뢰 대미지 + 독일의 내구도 + 소련의 화력이라는 장점과 미국의 저속 고각포 + 일본의 느린 속도 + 독일의 피탐 + 소련의 포회전이라는 단점을 모조리 합체시킨 워쉽계의 프랑켄슈타인이다.

위의 장점들은 모조리 소화하며, 단점들은 무마하는 알파고급 실력자가 몰면 이론상 완벽한 구축함이라 할 수 있다. 반대로 말하자면 각 부품을 하나씩 뜯어보면 동티어에서 대적할 자가 없는 최강의 하드웨어를 지닌 것은 분명하나, 일반적으로 그것들을 전부 활용하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다.

기자 역시 이 배를 구입하여 몰아보고 겸손함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되새기는 시간을 보냈다. 나름 구축 짬밥이 쌓였다고 자부했으나, 700m/s에 지나지 않는 초저속 포탄은 거리가 조금만 멀어져도 맞추기가 힘들었고, 붙어서 구축 싸움을 하고 싶어도 저열한 포회전이 발목을 잡았다. 또한, 17,000 + @라는 9티어급 내구도를 믿고 딜교환을 걸기에는 피탐지가 너무 거대했다.

그래도 그냥저냥 평범하게 몰아도 승률은 나오기에 봉인 수준은 아니지만, 한 번 몰 때마다 기력 소모가 극심하여 잘 타지 않게 되었다.

만약 본인의 모든 국가를 섭렵하고 구축함의 마스터로 거듭나고 싶다면 이 배를 몰아보는 것이 좋다. 에이글을 완벽하게 다루게 된다면 어떤 국가의 구축함이라도 잘 탈 수 있을 것이다.




▲ 이 배 안에 워쉽 모든 국가의 특성이 들어있다면 믿어지는가!




■ 티어를 더 내려도 되는게 아닐까? - 소련 5티어 순양함 크라스니 크림

기자도 사실 사고 싶어서 산 배는 아니고, 어쩌다 보니 크리스마스 산타 상자에서 나와 얻게 된 배다. 그리고 딱 3판 돌리고 도저히 답이 없어서 봉인했다.

스펙을 살펴보자면 주포가 15개나 붙어 있어 엄청난 화력을 자랑할 것 같지만, 실상은 전열함처럼 외곽 포좌 형식이라 한 방향으로 쏠 수 있는 포는 7~8문 정도가 한계이며, 그것조차 구축함의 130mm 구경이라 제대로 딜이 안들어간다. 고폭탄 대미지 1,900에 철갑탄 대미지가 2,500에 불과하다.

사거리는 14km로 5티어 중간은 된다고 하나, 주포 성능이 열악하여 기본적인 화력 자체가 너무 낮다. 연사속도라도 좋으면 모를까 거진 10초에 달하는 재장전 시간으로 몰다 보면 지금 뭘해야 할지 감조차 잡히지 않을 수준이다.

더군다나 내구도 역시 25,100대의 최하위급에 장갑도 얇다. 덕지덕지 붙은 주포탑 덕에 전함탄에 스치기만해도 시타델이 터지는 건 일도 아니다. 회피 기동이라도 될까 일말의 희망을 품어봐도 29노트의 속도는 순양함보다 전함들과 노는 것이 더 가까울 지경이다.

피탐지도 13.3km로 널찍한데, 주포 사거리와 단 1km 차이 밖에 나지 않아 (구)펜사콜라마냥 주포를 쏘려면 목숨을 걸어야 한다. 즉, 화력도 약하고 팔도 짧은데, 유리몸에다 기동성도 느려터진 순양함으로 '특수 신관 + 탄정 확장 + 화력 증강' 스킬을 모조리 찍은 고레벨 함장을 태워야만 정상적인 활약이 가능하다. 대부분의 유저들의 평가도 나쁜 편으로 대부분 콜렉터쉽으로 취급하는 중이다.




▲ 유희용으로 타기에는 성능이 너무 열악한 함선으로 개복치가 따로 없을 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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