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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자기에게.

둥글동글
조회: 220
2026-02-11 23:07:34
자기에게.

처음 어비스에서 마주했던 그날을, 나는 아직도 또렷이 기억해.
서로 다른 하늘 아래 서 있었지만, 같은 전장의 바람을 맞고 있었지.
칼끝은 서로를 향해 있었어도, 이상하게도 마음 한구석은 늘 자기에게 닿아 있었어.

오픈 초기의 그 치열하고도 서툴던 시간들.
낯설어서 더 뜨거웠고, 경쟁이어서 더 빛났던 순간들.
자기와 부딪히고, 도망치고, 다시 마주치던 그 모든 장면들이
어느새 내 아이온의 한 페이지가 아니라, 한 권의 계절이 되었어.

시즌2가 오고, 매칭이 바뀌고,
아리엘이라는 새로운 이름 아래 또 다른 시간을 보내면서도
문득문득 생각났어.
‘지금 자기들은 어디쯤에서 싸우고 있을까.’
‘저 하늘 건너 어딘가에서 또 다른 전장을 물들이고 있겠지.’ 하고.

그리고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되었네.
시간을 한 바퀴 돌아, 다시 어비스에서 자기의 이름을 보게 된 순간—
그리움이 먼저였어.
반가움이 그다음이었고,
설렘은 마지막에 천천히 따라왔어.

자기.
우린 여전히 서로 다른 종족이지만,
그 시간만큼은 같은 추억을 공유한 사람들이잖아.
치열했기에 아름다웠고,
적이었기에 더 선명했던 인연.

다시 마주한 지금,
예전처럼 뜨겁게 싸워도 좋고
서로의 성장을 조용히 인정해도 좋아.
어떤 모습이든, 나는 자기와 함께한 그 시절을
자랑처럼 품고 있을게.

어비스의 별빛 아래에서,
다시 한번 멋지게 마주하자.

그리웠어, 자기.
지켈룽 분탕년들은 꺼져줘. 마족의 수치들아

— 이스라펠 서버 마족 유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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