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산은 광명동굴(가학산) 아래쪽에 붙어있는 비교적 해발고도가 낮은 산인데 이상하리만치 인터넷에 등반 후기를 보면 등산 난이도가 재법 있다는 글이 많음
물론 저는 올해 발견한 채집지를 확장하기 위해 길을 터볼려고 다녀온거고, 보통 등산 후기들이 광명동굴 혹은 그 위에 있는 도덕산에서 내려가는 방법을 사용하길래 저는 아래쪽으로 가서 거기서 위로 올라가는 방법을 해보기로 함
그리고 그때의 나는 알지 못했다 그게 얼마나 힘들고 위험한 자살행위일지..
안서초등학교 옆쪽 입구로 올라가기 시작한 모습
시작부터 경사가 장난없다
꽤 올라갔는데도 비탈길이 끝나질 않는다.
분명 해발고도가 낮은 산인데 시작부터 왜이렇게 경사가 심한가 했더니 이 산은 정상까지 무려 네번이나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는 정신병 걸릴 것 같은 산이었다
첫번째 봉우리에서 한장. 펜스가 쳐져있길래 난 해당 산에 있다던 군부대가 이쪽 방향인 줄 알았다 후 시발..
그 첫번째 봉우리에서 거의 하산하듯 내려와서 발견한 옹달샘(?)
여기서부터 다시 경사로를 올라가는 길 뿐이다 아 살려줘 엄마 미안해
두번째 경사로를 따라 올라가다 문득 평지로 한참을 걷기 시작함..이때가 유일하게 걸으면서 쉴 수 있는 구간..
그리고 나무가 쓰러졌는데 벌목을 따로 하지 않았다는것은 이 산이 얼마나 사람의 관리를 받지 않는 곳인지 알 수 있다..그렇게 안보이겠지만 지금 이 진행방향이 등산로 맞다 미친;
놀랍게도 두번째 봉우리, 세번째 봉우리에서 찍은 사진..이 둘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고 많은 구간을 오르락 내리락할 정도는 아니었으나 이미 이때 체력이 방전됐다.
그리고 이 직후 군부대이기 때문에 사진을 찍지는 않았지만 사격음이 들리며 등산로가 통제되어있었는데 당시 군인들과 이야기해본 결과 이미 전에 해당 장소에 사격 후 총탄에 의한 사고가 있었기에 통과할 수 없다고 했다
나도 나름 루트를 검색하고 온 상황이고 체력적으로도 혈당상태로도 왔던 길을 되돌아가기엔 무리가 있어 우회로를 물어보았으나 군인들이 부대 밖으로 나와봤을 리가 없어서 간부랑 이야기해도 답이 없어 걍 왔던 길로 되돌아가다 숲 속을 통해 우회로까지 뚫고 나갔다. 그리고 그 결과
서독산 정상을 찍었다
해발고도 200미터정도밖에 안되는 산 주제에 시발 무슨 500~600미터짜리 산은 오른 기분이네
심지어 전망대는 서울 전경이 다 보인다 하더만 정작 나무가 다 가라서 전경을 싹 다 가리고 있음 엌ㅋㅋㅋ
가학산(광명동굴)을 통해 하산하다 한 컷
왜 11월 중순이 되어서야 10월 초~중순의 산의 풍경이 보이는것이지..
지구온난화 지켜 안그러면 우리만 조땜(지구는 안조땜 우리만 조짐)
가을의 대미를 장식하는 늦털매미 우화의 흔적
애네들은 이상하리만치 특정 나무에 다닥다닥 붙어서 우화하는 듯..
물론 이미 애네들도 다 생을 마감했고 사실 지금은 거의 초겨울이라 봐야 할 시기인데 참..
올해 흘렀을 것으로 추정되는 수액터들
전부 다 100퍼 수액이 올해 터졌다 확신하긴 좀 애매하긴 한데 아마 대부분 올해 이런 나무들에서 장풍이랑 사슴벌레들이 잔치를 벌였을 것으로 보인다.
멋드러지게 생목에 자란 운지버섯..
나무 : 나 아직 안죽었다고 빈대새끼들아!
탐방 결과 이 산은 위쪽을 통해 내려올 경우 중간지점까지만 채집터로 활용하는게 맞다고 보임. 이 산 전체를 돌면 아마 100퍼센트 방전돼서 오도가도 못하고 지쳐 쓰러질 것으로 예상중.
물론 내년에 추가 탐방을 해보겠지만 귀하신 몸의 서식 흔적이 발견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것 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