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슬라의 전설 ~
발키리 부대는 엘리언의 가호를 받아 창설되었다. 비록 그 역사가 오래된 것은 아니지만, 그녀들은 그 어떤 전쟁에서도 늘 돋보이는 존재로 활약해왔다.
최초의 발키리는 엔슬라의 전설로 시작된다. 칼페온 기사단 소속이던 엔슬라는 길고 풍성한 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기사였다. 그녀는 어디에 있던 돋보이는 존재였는데, 그도 그럴 것이 제 몸집만한 창인 랜시아와 커다란 방패를 아무렇지 않게 들고 다녔기 때문이다. 그리고 높은 신성력을 요구하는 낯선 동작의 기술들을 자유로이 구사했다.
이런 엔슬라의 능력에 놀라움을 금치 않던 엘리언교는 엔슬라의 예명인 발키리스라는 이름을 가져와 발키리 교본을 편찬했으며, 곧 발키리 양성에 집중한 신성 대학을 창립했다.
신성대학은 엘리언교 산하의 기관으로 오직, 완벽한 발키리를 양성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엔슬라는 신성 대학의 지휘관이 되었으나, 뜻대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발키리로 양성될 소녀들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엘리언교는 매우 까다로운 기본 소양들을 제시했고, 그 어떤 것이든 조금이나마 결여된 자들은 가차 없이 내쳐졌고, 불이익을 당하기도 했다. 엔슬라는 엘리언교의 방식에 동의하지 않았으나, 그것은 결코 전해지지 않았다.
시련을 거쳐 비로소 구색을 갖춘 발키리 부대에 내려진 첫 특명은 칼페온 신전에 나타난 불완전한 크자카를 완벽히 봉인하는 것. 하지만 전야에 엔슬라에게 은밀히 전해진 대사제의 비밀 지령엔 전혀 다른 지시가 내려졌다.
“모든 혼돈이 엘리언을 숭배하리. 발키리의 순수한 피를 제물로 크자카와 현신하라.”
칼페온 크자카 신전에 도착한 발키리 정예가 크자카와 맞서기 시작할 때, 엔슬라의 갈등은 고조되었다. 결국, 엔슬라는 엘리언교도의 뜻을 거스르며, 발키리 정예와 함께 칼페온 신전에 모습을 드러낸 크자카를 완전히 봉인한다. 그리고 엔슬라는 마지막 말을 전하고 사라졌다.
“정의는 머리에, 엘리언은 마음에, 이념의 저울은 오직 랜시아의 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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