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클 옹호와 별개로, 밑에 다클 관련하여 쓰신 분의 논리가 이상하여 적어봅니다.
그분이 쓰신 '다클의 좋은 영향'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유저가 없다
2. 두캇의 가치가 없다
3. 함대 시스템은 비효율적이다
4. 다클이 시간과 돈을 더 사용하고 있다
5. 모든 스킬을 배울 수 없다
저는 솔직한 마음으로, 이 분의 인지 및 인식 능력에 약간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새벽에 글을 보고, 일어나서 당장 이 글을 쓴 이유도 그것이죠.
어떤 원인에 의해 일어난 현상을 '좋은 영향'이라는 항목에 쓰신 부분 때문입니다.
하나씩 이야기 해볼까요?
우선, 1번 항목을 쪼개어 생각해보면 다음과 같이 볼 수 있습니다.
A1-1. 유저가 적어진 이유는 무엇인가요?
- 대항온에서 유저가 줄어든 이유는 다양합니다. 오래된 그래픽부터 불편하고 흐름에 맞지 않아 보이는 여러 컨텐츠, 시스템이 이에 해당될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유지된 것만 해도 대단한 온라인 RPG 게임 시장에서, 대항온 정도면 저는 굉장한 게임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직접 하는 유저 입장에서는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는 부분입니다.
문제는 여기 있습니다. 유저가 줄어든 결과, 현상이 다클을 옹호하는 이유가 되는 부분에는 비약이 있죠.
애초에 다클이 그 문제의 원인이라 단언하기도 어렵습니다. 다클은 이 현상에 영향을 줬을 수 있으나, 유일한 원흉이 아닙니다. 그 해결책도 아니구요.
A1-2. 유저가 적으면 자급자족을 위해서 다클을 해야만 하나요?
- 자급자족을 하기에 투클 이상이 필요한 경우가 있는지가 궁금합니다. 사실 '시간이 부족한데 다클러가 이를 편하게 해준다' 정도에 가깝겠죠. 자급자족이란 말을 들여 쓰셨지만, 사실은 그들이 재화와 아이템을 공급한다라는 주장이 전부입니다. (재화 중 하나인 두캇은 심지어 과잉 생산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일으킵니다.)
그러면 이러한 현실이 다클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로 활용될 수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야 합니다. 접근성, 싼 가격은 시장에서 조정된 결과입니다. 공정하고 자유로운 환경에서 공급이 많다면 가격이 싸지겠죠. 담합을 한다면 공급이 많아도 가격은 유지될 겁니다. 수요가 많으면 일정 수준까지 비싸게 올려도 충분히 팔릴 겁니다.
유저가 더 줄어서 조빌 만드는 사람이 줄어들면 배 값이 오를 것이다, 라는 분들의 말도 비슷합니다. 배 팔다가 끝까지 안팔리면 배 값을 내리겠죠.
다클러라 해서 "싼 가격에 조빌을 공급해야지" 하고 물건을 올리나요? 아닙니다. 단순히 이 정도를 넘으면 팔리지 않으므로 그 가격을 유지하는 겁니다. 만일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 입장에선 적절한 가격인지를 고민할 겁니다. 만일 '너무 비싸지면' 직접 만들거나 공급자가 되는 이들도 나오겠죠.
시장이란 그런 겁니다. 비싸서 안팔리면 값을 내리거나 망하는 것이고, 공급이 적거나 수요가 많으면 가격이 오릅니다. 가격은 그렇게 형성되었을 뿐입니다. 접근성으로 말한 '싼 가격'은 그 현상의 일부죠. 누군가 의도한 결과물이 아닙니다.
우연을 필연으로 여기는 데에는 선명한 목적 의식이 깔려 있습니다.
A2. 두캇 인플레이션
- "명산품에 의한 두캇 인플레"와 두캇 소모 컨텐츠를 말씀하시던데, 앞선 내용과 비슷한 결입니다.
사람은 생각을 할 때 관계를 명확히 인식해야 합니다. 선후와 인과를 제대로 바라보지 않으면 의도가 노골적으로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인플레이션이 먼저인가/ 다클이 먼저인가.
이에 대한 답은 따로 드리지 않아도 될 정도로 명징하니 다음 문장으로 넘어가죠.
"현금으로 아이템과 배를 구매해서 게임 내 재화로 바꾸는 용도"는 정확한 말씀입니다. 두캇은 딱 그 위치에요. 유저가 현금을 사용하여 아이템을 구매, 게임 내 재화로 매몰하도록 하는 과정이 게임사의 BM 입니다. 그러나 그 다음이 문제입니다.
두캇 수급이 어려워지는 데 가격이 왜 오르나요? 두캇 '시세'라는 표현으로 보아 현금 거래를 말씀하시는 듯 보입니다. 약관이나 다른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이러한 시세 또한 시장에 의해 조정될 겁니다.
두캇 수급이 어려워진다는 말은 다클에 비해 투클이나 원클이 한 번에 생산하는 두캇 양을 말씀하시겠죠. 5클과 비교하면 한 번 교역에서 원클은 1/5, 두클은 2/5 만큼만 생산할 겁니다. 전체 시장에서 두캇이 소모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다클이 없어지면 전체 통화량은 조금씩 줄어들고, 이는 명목상 가격 하락이 될겁니다.
만일 이러한 현상이 유저 유입에 영향을 준다면, 파파야는 지금처럼 이벤트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몇몇 아이템을 제공하거나 가격을 내릴 수도 있죠. 그리고 설령 가격이 비싸진다 한들, 그러면 아이템이 과연 팔릴까요? 풀리는 두캇은 적은데 비싸진 가격을 감당할 사람이 없다면, 종국에 가격은 떨어질 겁니다.
이러한 원리나 현상에 대해 불만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불만이란 항상 숨겨진 욕망을 방증합니다.
A3. 함대 시스템의 무의미와 비효율
- 사실 이 부분은 논리가 없어서 설명하기 부끄럽고 이해가 잘 되지 않습니다.
함대 시스템이 오래된 것과 바쁜 현대인, 타자의 열등감과 두캇 인플레이션의 조합이라.
특히 인플레이션이라 말씀하시는데 '가격이 싸지는' 현실은 두캇 이외의 시장을 고려하신 듯 합니다. 게임 내 시스템만을 고려한다면 인플레이션은 통화량 증가, 화폐(두캇) 가치 하락으로 인한 금융 자산(아이템, 배)의 실질가치 하락으로 이어집니다. 구매력이 약화되죠. 현금으로 두캇을 구매하는 데에 그 숫자는 커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뿐이죠. 사용하시는 인플레이션 정의가 동일하다면 그렇습니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생각하시는 인플레이션의 의미를 말씀해주세요.
A4. 시간과 돈을 더 쓰는 다클러
- 다클러가 애정이나 열정과 연결될 수 있습니다. 시간과 돈으로도 연결될 수 있죠.
그런데 이게 '좋은 영향'이라는 항목에 들어가 있습니다.
(애정과 열정을 재화로, 정량적으로 인식하는 부분은 말을 아끼겠습니다.)
새로운 계정을 생성하고 키우는 데에 현금이 얼마나 필요한가, 관심받기 위하여 분탕을 치고 사라지는 유저의 말을 들어야 하는가, 이런 질문보다 저는 내용과 의도가 어긋난 부분이 핵심이라 봅니다. '좋은 영향'이라면서요? 개인이 귀찮아서 돈과 시간을 쓴 부분이 어떻게 '좋은 영향'이 되나요?
논리적으로 보이도록 푸념을 풀어 쓰기는 지양합시다. 적어도 대화를 하려면 동일 선상에서 적절한 논리를 가져오는 게 서로를 위한 존중이라 생각합니다.
A5. 불편한 게임 인터페이스와 컨텐츠 시스템
- 우선 인터페이스/컨텐츠/시스템은 서로 다른 영역입니다. 한 문장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대항온이 오래된 게임인 건 사실입니다만, 그게 '다클의 좋은 영향'이라기엔 무리가 있죠. 오히려 '다클을 해야만 하는 이유'에 가깝습니다. 4번부터 그런 의도를 적나라하게 드러내셔서 조금 당황스럽습니다.
의도나 표현보다 더 큰 문제는 '모든 스킬을 배울 수 없다'는 시스템적 한계를 다클로 정당화하려는 시도라 봅니다.
반대로 질문해 보겠습니다. 게임을 하는 데에 "모든 스킬을 배워야만 하나요?"
모든 스킬을 배울 수 있는 게임이 있긴 합니다. 그러나 이런 질문은 RPG라는 장르 자체를 부정하는 겁니다. 롤 플레잉 게임, 역할 놀이입니다. 역할은 어떻게 인식되고 작동하는지 생각해보세요. 서로의 필요에 의해서, 자신의 부족한 점이나 특징이 있어야만 역할이 형성됩니다. 딜러가 탱도 되고 힐도 되면 그 직업은 더 이상 '딜러'라 불리진 않겠죠.
대항온도 똑같습니다. 모든 스킬을 배울 수 있다면 RPG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을까요? 캐릭 마다 역할을 부여할 수는 있겠죠. 그 이유가 게임에서 의도한 스킬 제한과 똑같습니다. 단지 타인과 엮이기 싫다는 마음 하나로 다클을 하는 거죠.
게임 자체에 대한 인식이 오래된 듯 보이면서도 미성숙한 부분이라 여겨집니다. 게임을 왜 하는지는 모두가 다른 이유를 가지고 있습니다. 각자 생각이 있으니까요. 그러면 그 의도에 맞는 게임을 하면 됩니다.
RPG는 캐릭터에 분명한 한계를 설정합니다. 역할을 만들기 위한 조치입니다. 컨텐츠이자 환경 속에서 유저는 각자 능력을 이용하여 역경을 뚫고 보상을 얻습니다. 즐겁죠. TRPG부터 내려온 고전적인 게임 형태입니다. 대항온은 오래된 만큼이나 그러한 RPG 원형을 실현했을 뿐입니다.
여기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할 수 있습니다. 다른 즐거움을 원할 수 있고, 그건 차이지 나쁜 게 아닙니다. 그러나 자신을 자각했다면 그에 맞는 방식을 택해야 합니다. 내가 어떤 즐거움을 추구하고 느끼는지, 내가 어떤 게임을 원하며 내게는 어떤 게임이 맞는지. 적어도 모든 스킬을 '배워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RPG는 시스템적 한계를 보여줄 수밖에 없습니다.
서비스되고 있는 RPG 중에 직업적 한계를 지니지 않은 게임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메이플/던파/로아, 심지어 리니지에도 버퍼와 힐러가 있습니다. (솔플 가능한 사례는 역할을 특성, 유일하게 수행할 수 있는 능력으로 규정합니다. 대항온의 우대/전문 스킬과 똑같습니다. 부족함과 특별함 중 무엇에 방점을 찍느냐의 차이이지, 역할이란 차이를 만들어내고 그런 주체들 사이의 상호작용에 의해 완성됩니다.)
개인적으로 욱해서 쓴 글이라 다소 어수선합니다만, 저는 파파야가 굉장히 노력하는 중이라 봅니다.
유저들 사이의 갈등도 크게 보면 그런 과정의 하나겠죠. 변화를 어떻게 이해하고 수용하느냐, 반응하느냐의 차이입니다. 몇몇 분들의 말씀처럼 "싸우지 않고 대화할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그런 토론과 대화가 건강한 방식이며, 대항온은 타 게임에 비하면 건강한 편이라고도 생각합니다. 유저 수가 적으니 잔잔해 보이기도 하고, 오히려 잔잔하니 작은 파문이 더더욱 크게 보이기도 하는 법이라 저는 보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남아있다는 점에서, 저는 모든 유저에게 남다른 애정과 열정이 있다고 봅니다. 사실 이 게임이 입에 맞으면 다른 게임 찾기 힘들고, 저 또한 그렇기 때문이죠. 그러면 적어도 대화를 하면 좋겠습니다. 일정하고 적절한 논리를 가지고 서로 의견을 들으며 답하면 됩니다. 묻기도 하고 반론도 하면 됩니다.
다른 게임에 비해 오래된 만큼 연령대도 높은 걸로 압니다. 그러면 최소한 나잇값 하면서, 배운 만큼 대화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