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줄 없이 활보하던 맹견…견주 어머니 온몸 물려 숨졌다
숨진 여성 아들, '사육 허가' 받지 않고 키워
주민들 "평소에도 목줄 풀린 채 동네 활보"
[앵커]
한 80대 여성이 자신의 아들이 키우던 핏불테리어에 물려 목숨을 잃었습니다. 허가가 있어야 키울 수 있는 맹견인데, 아들이 허가 없이 기르다가 이런 비극이 벌어졌습니다.
배승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남 밀양의 한 주택가입니다.
구급차 한 대가 서 있고, 잠시 뒤 구급대원들이 환자를 들것으로 옮깁니다.
어제 오전 7시 반쯤 80대 여성이 맹견 핏불테리어에 물렸다는 신고가 접됐습니다.
여성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습니다.
[B씨/이웃 주민 (최초 신고자) : 개가 너무 심한 소리를 하니까…내려가니까 피가 마당에 벌겋더라고요.]
맹견은 숨진 여성의 아들 A씨가 3년 전쯤 데려와 길러왔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옥상에 개집과 분변이 보입니다.
A씨는 핏불테리어를 이곳 옥상에서 1마리 집 안 마당에서 2마리 등 모두 3마리를 키웠습니다.
사고 당시 여성은 개들이 다투는 걸 보고 말리기 위해 마당으로 나왔습니다.
목줄이 풀려 있었고, 이 중 1마리에게 온몸을 십여 차례 물렸습니다.
이 개는 평소에도 목줄이 풀려 집 밖으로 나와 동네를 활보했다고 합니다.
[C씨/이웃 주민 : (우리 집 개가) 이 집 개에게 물려서 죽었어요. 묶어놓은 개를 와가지고… 풀어주지 말라고 해도 자꾸 똥 누고 오라고 풀어주고…
[D씨/이웃 주민 : 겁나지요. 한번 물면 안 놔주는데요.]
핏불테리어는 맹견으로 분류돼 지자체장 허가를 받아야 사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들은 허가 없이 집에서 기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주변에 빈집이 많은 데다 이웃들도 개를 키우고 있어 가능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B씨/이웃 주민 (최초 신고자) : 우리가 여태까지 살얼음판에 걸어 다닌 거예요.]
경찰은 50대 아들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할 예정입니다.
여성을 문 핏불테리어는 안락사시키고 나머지 두 마리는 아들이 다른 곳으로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