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롬소프트웨어의 이전 작품에서 레벨 디자인과 배틀 디자인을 맡아온 이시자키 씨에게 있어, 『ELDEN RING』의 스핀오프인 본작에서 특히 중점을 둔 부분은 어떤 점인가요?
굳이 하나를 꼽자면, 역시 전투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에 등장하는 ‘밤의 왕’을 쓰러뜨리는 것이 게임의 핵심이며, 그 주변에 빌드 요소나 맵 요소들을 전략적인 재미로 녹여 넣고 있어서, 중심은 전투라고 할 수 있습니다.
── 『ELDEN RING』 본편의 전투와는 다른 관점으로 디자인된 건가요?
전투 디자인의 기반 자체는 크게 바꾸지 않았습니다. 최종 보스에 도달하는 과정이라든가, 매번 달라지는 요소들이 있어서 차별화는 있지만, 핵심은 같다고 봅니다.
── 제작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어떤 것이었나요?
모든 게 어려웠죠 (웃음). 특히, 기존 작품에서 게임 디자인을 새롭게 하거나 룰을 대폭 바꾸는 점은 정말 신중하게 접근해야 했습니다. ‘DARK SOULS’ 시리즈부터 이어져 온 흐름을 생각하면, 유저분들에게도, 우리 개발진에게도 ‘지켜야 할 것’이 분명 존재했거든요. 반면 본작만의 새로운 체험을 제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균형을 맞추는 데 정말 고생했습니다. 무턱대고 바꾸면 『ELDEN RING』의 이름을 달고 있음에도 “완전히 다른 게임이잖아”라며 부정적인 반응이 나올 수 있기에, “이런 것도 괜찮네”라고 느끼게 하려는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가장 어려웠던 점이었습니다.
── 본작은 3인 협력 멀티플레이가 전제로 되어 있는데, 왜 2인도 4인도 아닌 3인이 최적인가요?
초기에 말씀드린 “전투 중심의 게임”이라는 설계와 연결됩니다. 이 시리즈 특유의 무게감 있는 전투, 긴장감 있는 심리전을 즐기기 위해서는 너무 많은 인원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전투의 다양성과 반복 플레이 속에서의 변화 등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 인원이 필요하죠. 이 균형을 고민한 결과, 3인이 최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 1세션의 플레이 시간이 약 40분으로 다소 긴 편인데, 이런 설계를 하게 된 의도는 무엇인가요?
이 게임에서는 한 세션 동안 드라마틱한 기승전결을 느낄 수 있는 체험을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다양한 시간 길이를 테스트해봤지만, 탐험 → 전투 → 선택 → 극복 → 성취라는 흐름을 경험하기에 지금의 시간이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실제로 플레이하면 해야 할 일들이 끊임없이 이어지기 때문에 오히려 짧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 빈사(瀕死) 상태의 동료를 공격해서 부활시키는 독특한 시스템은 어떻게 탄생했나요?
본작의 많은 자산은 『ELDEN RING』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서, 그것을 최대한 활용하면서도 재미있게 만드는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플레이어가 가장 많이 할 수 있는 행동이 ‘공격’이라는 점에 주목했고, 공격 범위, 빈도, 타이밍 등이 전략적인 선택지를 만들어 주기에 적합했습니다. 게다가 연출적으로도 시각적으로도 재미있었어요, 그래서 정식으로 채택하게 됐습니다.
── HP 회복이 □ 버튼으로 고정되고, 아이템 사용이 방향키로 조작되는 등 본편과 조작 체계가 다른데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내부에서도 오랜 논의가 있었지만, 궁극적으로는 게임을 원활하게 플레이하기 위한 조작 우선 순위 때문입니다. 본작은 게임 속도가 굉장히 빠르기 때문에, 회복을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버튼 배치를 정리했습니다.
── FP 회복용 성배병이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FP를 보다 특별한 자원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ELDEN RING』을 포함한 이전 작품에서도 FP는 강력한 액션을 위한 자원이었지만, 본작에서는 그 비중을 더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지금이다!” 싶을 때 FP를 사용해서 전세를 뒤집는 경험이 본작에는 더 잘 어울린다고 판단했죠.
또 하나의 이유는, 게임 속도가 빠르다 보니 HP 회복과 FP 회복을 바꿔가며 쓰는 방식이 번거로울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성배병은 HP 전용으로 단순화했습니다.
── 방어구의 개념이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전투의 재미를 살리기 위해서는 플레이 중에 고민해야 할 요소를 압축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본작에서는 피해를 줄이는 것보다도 어떻게 공격하고 공략할지를 고민하게 만드는 설계가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 네트워크 테스트를 플레이해본 인상으로는, 캐릭터를 강화하는 즐거움이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반면에 공략 방식이 일정한 패턴으로 굳어지는 것 같다는 느낌도 있었는데요. 정식 버전에서는 필드의 랜덤성이 높아지고, 더 유연한 대처가 요구되게 되나요?
저희도 바로 그런 방향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네트워크 테스트에서도 공략 이론을 구축해가는 과정 자체는 즐기셨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반복되어 단조로워지는 것은 저희도 우려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같은 방식으로 움직여도 다음 ‘밤의 왕’에게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처음 구축한 이론이 통하는 동안은 괜찮지만, 보스의 특성이 변화하면서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되고, 결국 자신만의 방식을 바꾸어야만 하게 됩니다.
또한 각 보스에게 효과적인 속성을 정의해두었고, 정식 버전에서는 출격 전에 해당 속성이 시각적으로 확인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이번 보스에게는 독이 효과적이라면, 평소엔 지나치던 독 관련 아이템을 적극적으로 찾아보게 되겠죠. 약점 속성의 효과도 실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면서도, 플레이어가 자발적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싶어지도록 설계하고 있습니다. 공략 이론이 조금씩 바뀌거나, 전혀 다른 형태로 발전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이번 작품의 무대인 ‘림벨드’는 『ELDEN RING』 본편과는 다른 세계관의 평행세계라는 설정입니다. 본편 플레이어가 느꼈던 스토리의 감정을 존중하는 판단이었다고 들었는데, 반대로 본편을 플레이한 사람이라면 눈치챌 수 있는 요소도 있나요?
먼저 분명히 말씀드리자면, 본편의 숨겨진 요소나 비밀 스토리가 『NIGHTREIGN』에서 밝혀지는 일은 전혀 없습니다. 다만, 저희가 지향하는 이미지나 주제가 다른 형태의 드라마로 그려져 있거나, 전혀 다른 역사가 있었다면…… 하는 ‘if’를 표현한 부분은 있습니다. “저것과 저것이 만나서 이런 일이 벌어진 건가?”, “이 조합이라서 이렇게 된 건가?” 같은 식으로, 본편을 알고 있다면 ‘피식’ 웃을 수 있는 장면은 있을 수 있습니다.
── 네트워크 테스트에서 어떤 유저 반응이 있었나요? 인상 깊었던 것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무엇보다 저희 예상보다 클리어율이 높았던 점이 놀라웠습니다. 테스트 기간이 한정돼 있어서, 이번 작품의 공략 이론을 이해하기 시작하는 단계까지만 체험하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거든요. 놀라움과 동시에, 여러분이 정말 열정적으로, 그리고 정밀하게 공략해주신 것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 네트워크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정식 버전에서 변경이나 조정한 점이 있다면요?
맵에 어떤 요소가 있고, 어떤 식으로 움직여야 하는지를 알기 어렵다거나, 캐릭터의 액션 사용법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즉, 게임을 즐기기 위한 필요한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있었던 셈이죠. 그래서 누락되거나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고, 플레이하면서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수정했습니다.
난이도에 관해서도 테스트 버전에서 참고할 만한 점이 많았습니다. 진행할수록 난이도와 손맛이 살아나면서도 어떻게든 클리어할 수 있는 밸런스를 잡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조정을 진행했습니다. 네트워크 테스트에서 밤의 왕으로 등장했던 ‘글라디우스’도 변화할 예정이니, 정식 버전을 기대해 주세요.
── 플레이어블 캐릭터는 각기 다른 ‘클래스’처럼 개성이 있습니다. 8명으로 구성된 기준은 어떻게 정해졌나요?
정리해보니 결과적으로 8명이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두 가지 축을 기준으로 생각했습니다. 첫째는 빌드입니다. 『DARK SOULS』 시리즈나 『ELDEN RING』처럼, 능력치 배분에 따라 무기나 마법의 경향이 나뉘죠. 예를 들어 근력 빌드, 순수 마법 빌드 등. 이러한 빌드 아키타입을 유형화한 것입니다. 두 번째는 판타지 세계관에서의 역할, 즉 전사, 탱커, 마법사 등 ‘직관적인 역할 이미지’입니다. 이 두 축을 조합하여, 몰입감 있는 구성으로 결정했습니다.
── 네트워크 테스트에서 사용하지 못했던 캐릭터들에 대해, 특히 ‘유해를 중심으로 싸우는 캐릭터’는 어떤 스타일인가요?
현재 상세히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은 많지 않지만, ‘유해(遺灰)’의 사용 방식은 『ELDEN RING』과는 다릅니다. 어디까지나 유해라는 요소를 모티브로 활용하고 있을 뿐입니다. 유해로 소환한 아군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전투 스타일이 특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