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박찬준 기자]토트넘 유니폼을 입는 '고등윙어' 양민혁(강원FC)의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이적시장에 정통한 관계자는 "토트넘이 양민혁에 조기 합류를 요청했다. 당초보다 계획 보다 이른 12월 중순 토트넘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양민혁은 29일 K리그 시상식을 끝으로 올 시즌 일정을 마무리한 뒤, 보름 정도 휴식을 취하고 곧바로 런던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토트넘의 팀 사정 때문이다. 토트넘은 현재 5승1무5패, 승점 16으로 10위에 머물러 있다. 기대 이하의 성적이다. 갈길이 바쁜데 부상자까지 속출했다. 특히 공격쪽에 집중돼 있다. 올 시즌 야심차게 영입한 윌슨 오도베르가 사실상 시즌아웃된 것을 시작으로 히샬리송도 잦은 부상으로 좀처럼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캡틴' 손흥민의 몸상태가 불확실하다. '철강왕'이라 불릴 정도로, 매시즌 부상 없이 경기에 나선 손흥민은 올 시즌에만 벌써 유로파리그와 리그컵 포함, 벌써 6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10월 A매치에도 함께하지 못했다.
손흥민의 대체자로 불린 티모 베르너와 마이키 무어는 기대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에는 부상까지 했다.
토트넘은 박싱데이를 포함해, 12월에만 무려 9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지옥 같은 스케줄을 앞두고 있다. 공격진이 불확실한만큼 추가 공격수가 절실한 상황이다. 양민혁을 조기 호출한 배경이다.
양민혁은 올 시즌 한국축구가 배출한 최고의 히트상품이다. 준프로 신분으로 K리그에 데뷔한 양민혁은 데뷔 첫 해부터 펄펄 날았다. 개막전부터 전 경기 선발로 나서며, 출전, 득점, 공격포인트 등 구단 최연소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11골-6도움을 올리며, 신인을 넘어 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로 발돋움했다.
17세 초신성의 놀라운 활약에 유럽이 주목했다. 빅리그, 빅클럽들이 양민혁에 러브콜을 보냈고, 승자는 토트넘이었다. 토트넘은 구단 18세 레코드, K리그 유럽 직행 최고 이적료(400만유로 추정·약 60억원)을 쏘며 양민혁을 품었다. 토트넘은 '양민혁이 현 소속팀 강원으로 임대 돼 올해 말까지 뛴 뒤 2025년 1월 팀에 합류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1월 보다 빠른 12월 합류로 기류가 바뀌었다.
토트넘의 조기 합류 요청은 양민혁에게는 긍정적인 시그널이다. 토트넘은 양민혁을 미래가 아닌 현재로 여기고 있다. 조기 합류는 당장 1군 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이다. 실제 이적시장 관계자도 "협상 당시에도 토트넘은 양민혁을 당장 1군에서 활동시키겠다는 뜻을 여러차례 내비친 바 있다"고 전했다.
양민혁은 생각보다 빠르게 출전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앞서 언급한데로 토트넘은 12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로테이션이 불가피하다. 물론 데뷔 시즌을 마친 후 쉴 틈도 없이 다시 경기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 양민혁에게는 쉽지 않겠지만, 주어진 기회에서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를 펼친다면 빠르게 눈도장을 찍을수도 있다. 이른 빠른 연착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양민혁에게 이번 조기 합류는 여러모로 좋은 기회다.
김성원 박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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