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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25살 수아 지하철에서 똥을 지리다 [2편]

월가리
댓글: 1 개
조회: 296
추천: 2
2026-10-10 09:23:11
오전 8시 07분.

처음에는 정말 별것 아닌 줄 알았다.

수아는 한 손으로 손잡이를 잡은 채 가만히 배에 힘을 줬다.

꾸르륵….

아까보다 조금 더 긴 소리가 배 안쪽에서 울렸다.

다행히 지하철 소음이 커서 주변 사람들이 들은 것 같지는 않았다.

‘뭐야…. 왜 갑자기 이러지?’

수아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지으며 창문 쪽을 바라봤다.

하지만 신경은 이미 온통 배에 가 있었다.

아침부터 긴장한 상태에서 빈속에 가까운 채로 마신 차가운 커피 때문인지, 장이 평소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느낌이었다.

배꼽 아래쪽에서 처음에는 막연하게 느껴졌던 불편함이 조금씩 아래로 내려오는 것 같았다.

꾸우욱….

이번에는 배 속 어딘가가 천천히 조여 들었다가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수아는 순간적으로 허리를 아주 조금 굽혔다.

‘아… 잠깐.’

단순히 배가 아픈 것과는 느낌이 달랐다.

화장실에 가야 할 때 특유의 묵직한 압박감.

아직 급한 정도는 아니었지만 수아는 그 느낌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설마 지금?’

수아는 휴대전화를 켜 지하철 노선도를 확인했다.

여의도까지 아직 몇 정거장이 남아 있었다.

회사까지 가려면 여의도역에서 내려서 다시 조금 걸어야 했다.

현재 시간은 오전 8시 09분.

출근 시간까지는 여유가 있었다.

수아는 속으로 계산하기 시작했다.

‘다음 역에서 내려서 화장실 갔다가 다시 타면….’

하지만 곧 다른 생각이 들었다.

‘아니야. 첫날인데 괜히 중간에 내렸다가 화장실 찾느라 시간 걸리면 어떡해?’

수아는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열차는 계속 달리고 있었다.

덜컹.

차량이 흔들릴 때마다 배 안쪽의 압박감도 이상하게 더 또렷하게 느껴졌다.

잠시 괜찮아지는가 싶더니—

꾸르르륵….

다시 장이 움직였다.

이번에는 수아가 확실히 느낄 정도였다.

배 속에서 내용물이 조금씩 아래쪽으로 이동하면서 대장이 수축하는 듯한 느낌.

복부 한쪽이 단단하게 뭉쳤다가 천천히 풀렸다.

‘아…. 이거 진짜 화장실 가야 하는 건가.’

수아는 슬쩍 배를 손으로 눌렀다.

그 순간 또 한 번 묵직한 신호가 내려왔다.

아랫배 안쪽 깊은 곳에서 압력이 차오르며 몸이 자연스럽게 힘을 주게 됐다.

수아는 다리를 살짝 모았다.

표정은 최대한 평온하게 유지했지만 머릿속에서는 이미 화장실 생각뿐이었다.

‘여의도 도착하면 바로 가면 되잖아.’

스스로 그렇게 말해 보았다.

‘조금만 참으면 돼.’

그런데 사람은 이상하게도 화장실을 의식하기 시작하면 갑자기 더 급해지는 경우가 있었다.

수아도 그랬다.

아까까지는 그저 ‘배가 조금 아픈 정도’였는데,

‘화장실에 가야 한다.’

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부터 몸의 신호가 더욱 선명해지는 것 같았다.

‘다음 역에서 내릴까?’

수아는 다시 노선도를 봤다.

‘내리면 화장실이 바로 있을까?’

그게 문제였다.

처음 가 보는 역이면 화장실 위치를 찾는 데 시간이 걸릴 수도 있었다.

게다가 지금은 출근 시간.

승강장도, 계단도, 화장실도 사람으로 붐빌 것이 뻔했다.

‘그냥 회사까지 가자.’

수아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불과 1분도 지나지 않아—

꾸우우욱….

아랫배가 다시 조여 왔다.

이번에는 수아도 순간적으로 눈을 크게 떴다.

“…….”

몸 안쪽에서 압력이 한 단계 더 내려온 듯한 느낌이었다.

아까와 비교하면 확실히 강도가 달랐다.

수아는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괜찮아.’

후우….

‘아직 참을 수 있어.’

그러나 머릿속에서는 또 다른 생각이 들었다.

‘근데 만약 갑자기 더 급해지면?’

수아의 시선이 지하철 문 위 노선도와 휴대전화 시간을 계속 번갈아 향했다.

다음 역.

그다음 역.

그리고 여의도.

‘다음 역에서 상태 보고 결정하자.’

수아는 그렇게 타협했다.

그러는 사이 배 속에서는 다시 한 번 장이 천천히 움직였다.

아침에 들어간 커피와 남아 있던 음식물이 장운동을 자극하면서 대장 쪽으로 압력이 전달되고 있었고, 수아에게는 그것이 ‘조금 있다가 화장실 가야겠다’ 수준에서 ‘슬슬 미루면 안 될 것 같다’는 신호로 변해 가고 있었다.

특히 긴장 때문인지 배가 편안하게 풀리는 느낌이 아니라, 간헐적으로 복부가 꽉 조였다가 다시 풀렸다.

약 20~30초 정도 불편함이 이어졌다가 잠잠해지고,

잠시 후 다시 찾아오는 식이었다.

수아는 그 잠잠해지는 순간마다 안도했다.

‘봐. 괜찮잖아.’

하지만 잠깐 뒤 신호가 돌아올 때마다 생각은 반대로 바뀌었다.

‘아니…. 그냥 내려야 하나?’

그때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이번 역은—”

수아는 순간 귀를 기울였다.

문이 열리면 내릴 수 있었다.

화장실에 갈 수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첫 출근 시간을 생각하면 다시 망설여졌다.

수아는 문을 바라봤다.

‘내릴까?’

문이 열렸다.

사람 몇 명이 빠져나갔다.

수아는 한 발 앞으로 움직였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배가 다시 조금 편안해졌다.

‘……괜찮아졌는데?’

수아는 멈칫했다.

몇 초 동안 고민하던 사이 사람들이 다시 올라탔다.

삐—

출입문 경고음이 울렸다.

‘아….’

문이 닫혔다.

수아는 그대로 열차 안에 남았다.

덜컹.

지하철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수아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여의도까지 가자.’

그 선택이 맞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직은 충분히 참을 수 있었다.

적어도 수아는 그렇게 믿고 있었다.

하지만 지하철이 다음 역을 향해 속도를 올리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꾸르르르륵….

수아의 아랫배 깊은 곳에서 지금까지보다 훨씬 긴 움직임이 느껴졌다.

수아의 표정이 굳었다.

‘어….?’

이번에는 느낌이 달랐다.

단순한 복통이 아니라 정말로 ‘곧 화장실에 가야 한다’는 신호가 확실하게 내려온 것이었다.

수아는 무심코 문 위 전광판을 바라봤다.

여의도까지는 아직 남아 있었다.

‘다음 역에서는….’

수아가 속으로 중얼거렸다.

‘진짜 내려야 할지도 모르겠다.’

오전 8시 14분.

수아는 문 위 전광판을 올려다봤다.

다음 역까지는 그리 멀지 않았다.

‘이번에는 진짜 내려야겠다.’

수아는 속으로 그렇게 결정했다.

아까 한 번 기회를 놓친 게 계속 마음에 걸렸다.

배는 조금 전보다 분명히 더 불편해져 있었다.

완전히 참기 힘든 정도는 아니었지만, 이제는 단순히 “배가 좀 아프다”라고 넘길 단계는 아니었다.

꾸우욱….

다시 아랫배가 조여 왔다.

수아는 손잡이를 잡은 손에 힘을 줬다.

‘하필 첫 출근 날에 왜 이래….’

평소 같았으면 별 고민 없이 다음 역에서 내려 화장실부터 찾았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첫 출근.

처음 만나는 팀장과 동료들.

출근 시간.

수아의 머릿속에서는 계속 두 가지 생각이 부딪쳤다.

‘중간에 내려서 화장실 갔다가 늦으면 어떡하지?’

그리고 곧바로—

‘아니, 이 상태로 회사까지 가다가 더 급해지면 그게 더 큰일 아닌가?’

수아는 휴대전화를 켰다.

오전 8시 15분.

아직 여유는 있었다.

‘그래. 내려도 돼.’

수아는 마음을 굳혔다.

‘다음 역에서 내리고, 화장실 빨리 갔다가 다시 타자.’

그렇게 결론을 내리자 오히려 조금 안심이 됐다.

곧 화장실에 갈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인지 긴장이 조금 풀리는 것 같았다.

수아는 문 가까이 이동할 준비를 했다.

그런데 그때였다.

열차의 움직임이 미묘하게 달라졌다.

덜컹….

평소처럼 빠르게 달리던 열차가 갑자기 속도를 줄이기 시작했다.

수아는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앞차 때문에 신호 대기하나?’

출근 시간대에는 흔히 있는 일이었다.

급행열차라고 해도 앞 열차와 간격 조절 때문에 천천히 움직이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이상했다.

열차가 속도를 줄인 뒤 다시 빨라지지 않았다.

끼이이익….

바퀴가 레일을 긁는 듯한 소리가 길게 이어졌다.

수아는 전광판을 바라봤다.

다음 역 도착 안내는 여전히 표시되어 있었다.

그런데 열차는 이상할 정도로 천천히 움직였다.

‘왜 이렇게 느리지?’

수아가 창밖을 바라봤다.

검은 터널 벽이 평소보다 훨씬 느린 속도로 지나가고 있었다.

옆에 서 있던 직장인 한 명도 휴대전화에서 고개를 들었다.

몇몇 승객들이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뭐야?”

“왜 이렇게 천천히 가지?”

작은 목소리들이 객실 안에서 들렸다.

수아는 순간 불안해졌다.

평소라면 그냥 귀찮은 지하철 지연 정도로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수아에게는 상황이 달랐다.

‘설마 오래 걸리는 건 아니겠지?’

마치 그 생각에 반응이라도 하듯—

꾸르륵….

배가 다시 움직였다.

수아는 순간 눈을 감았다.

‘아….’

이번에는 불편함이 조금 더 길었다.

아랫배가 단단하게 조여 왔다가 천천히 풀렸다.

수아는 호흡을 최대한 천천히 했다.

‘괜찮아. 다음 역까지만 가면 돼.’

그런데 열차는 계속 느려지고 있었다.

시속 몇십 킬로미터로 달리던 느낌에서 이제는 사람이 빠르게 뛰는 정도의 속도처럼 느껴질 만큼 서행했다.

그리고 잠시 후—

툭.

객실 조명이 아주 짧게 흔들렸다.

수아는 고개를 들었다.

‘뭐지?’

몇 초 뒤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지만 이번에는 주변 승객들도 확실히 반응했다.

“방금 불 꺼진 거 맞죠?”

“전기 문제인가?”

누군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수아는 문 위에 표시된 다음 역 안내를 바라봤다.

분명 거의 도착할 시간이었다.

하지만 열차는 아직 터널 안이었다.

‘조금만 더 가면 역인데….’

수아의 머릿속에 불길한 생각 하나가 스쳤다.

‘설마 여기서 멈추는 건 아니겠지?’

그 순간 열차가 크게 한 번 흔들렸다.

덜컹!

수아는 손잡이를 꽉 잡았다.

사람들도 순간적으로 몸이 앞으로 쏠렸다.

그리고 열차의 속도가 더 떨어졌다.

끼이익….

수아는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제발 역까지만 가.’

지금 수아에게 필요한 것은 단 하나였다.

문이 열리는 것.

승강장에 내리는 것.

그리고 화장실을 찾는 것.

그런데 열차는 마치 수아의 마음을 시험하기라도 하듯 점점 느려지고 있었다.

1분.

2분.

짧은 시간이었지만 수아에게는 이상하게 길게 느껴졌다.

그 사이 배에서는 간헐적으로 묵직한 신호가 계속 올라왔다.

불편함이 찾아올 때마다 수아는 생각했다.

‘다음 역에서 무조건 내린다.’

그리고 신호가 조금 잠잠해지면—

‘그래도 아직 괜찮아.’

하지만 방금 전처럼 열차가 이상하게 서행하기 시작하자 상황 자체가 불안 요소가 됐다.

수아는 휴대전화 지도 앱을 켜 봤다.

터널 안이라 위치도 정확하지 않았다.

‘역까지 얼마나 남은 거야….’

그때였다.

열차가 다시 한번 흔들렸다.

퍽—

이번에는 무언가 기계가 끊기는 듯한 둔탁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열차가 거의 걷는 속도까지 느려졌다.

객실 안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이거 고장 아니야?”

“설마 멈추는 거 아니겠지?”

수아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고장?’

그 단어 하나만으로 갑자기 배 상태가 더 또렷하게 느껴졌다.

‘안 돼.’

수아는 문 위 전광판을 다시 올려다봤다.

‘제발 다음 역까지만 가.’

그런데 바로 그 순간—

우웅….

지금까지 계속 들리던 열차의 주행음이 눈에 띄게 작아졌다.

수아의 표정이 굳었다.

열차가 더욱 느려졌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그리고 수아는 처음으로 확실하게 느꼈다.

‘이거… 진짜 멈추려고 하는 것 같은데.’

수아의 시선이 문과 전광판 사이를 빠르게 오갔다.

다음 역에서 내려 화장실에 가려던 계획은 아직 머릿속에 그대로 있었다.

하지만 열차는 그 계획 자체를 허락하지 않을 것처럼 점점 속도를 잃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몇 초 뒤—

객실 스피커에서

치직—

하는 잡음이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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