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깊어지자 집 안은 완전히 조용해졌다.
준성은 자기 방에 누워 있었지만 눈을 감지 못했다. 몇 시간 전부터 같은 생각만 반복하고 있었다.
현정은 이미 몇 번이나 분명히 거절했다.
안 된다고.
싫다고.
앞으로도 그런 관계는 없다고.
그런데도 준성은 결국 자리에서 일어났다.
복도로 나가 현정의 방문 앞에 섰다.
손잡이에 손을 올리는 순간 잠깐 멈췄다.
여기서 돌아가면 됐다.
그냥 자기 방으로 들어가면 됐다.
하지만 준성은 결국 문을 열었다.
현정은 침대에서 자고 있었다.
준성은 천천히 침대 쪽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잠든 현정 위로 몸을 숙였다.
그 순간 현정이 인기척을 느끼고 눈을 떴다.
“……준성아?”
잠이 덜 깬 목소리였다.
준성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현정은 준성이 지나치게 가까이 있다는 걸 깨닫자 바로 몸을 일으키려 했다.
“뭐 하는 거야?”
준성이 현정의 팔을 붙잡았다.
현정의 표정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준성아.”
현정이 팔을 빼려고 했다.
“놔.”
하지만 준성은 손을 놓지 않았다.
현정은 그제야 준성이 무엇을 하려는지 알아차린 듯 얼굴이 굳었다.
“준성아, 제발.”
목소리에 두려움이 섞였다.
준성은 다른 손으로 현정의 옷을 잡았다.
현정은 순간 몸을 움츠렸다.
“하지 마.”
준성의 손이 옷자락을 당기려 하자 현정은 급하게 그것을 붙잡았다.
“안 돼.”
현정은 몸을 뒤로 빼며 말했다.
“준성아, 정신 차려.”
준성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엄마가 싫다고 했잖아.”
현정은 계속 옷을 붙잡고 몸을 웅크렸다.
“제발 이러지 마.”
준성은 다시 현정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현정은 침대 머리 쪽으로 물러났다.
“준성아.”
목소리가 떨렸다.
“엄마 무서워.”
그 말에 준성의 움직임이 아주 잠깐 멈췄다.
하지만 곧 다시 손을 뻗었다.
현정은 손으로 준성의 팔을 밀었다.
“하지 마!”
이번에는 목소리가 커졌다.
“제발.”
현정은 거의 애원하듯 말했다.
“엄마가 몇 번이나 말했잖아.”
준성은 이를 악물었다.
“한 번만.”
현정의 눈이 커졌다.
“안 돼.”
“한 번만 하고…”
“안 된다고!”
현정이 소리쳤다.
준성은 다시 옷을 잡으려 했다.
현정은 필사적으로 옷깃을 움켜쥐었다.
“준성아, 제발.”
눈가가 붉어졌다.
“이러지 마.”
준성은 현정을 내려다봤다.
현정은 더 이상 화난 얼굴이 아니었다.
겁에 질려 있었다.
자신의 아들을 보고.
두려워하고 있었다.
“엄마가 싫다고 했잖아.”
현정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나한테 이러면 안 돼.”
준성은 그대로 굳었다.
현정은 준성의 얼굴을 바라보며 계속 말했다.
“제발 놔줘.”
준성의 손이 조금씩 느슨해졌다.
현정은 그 틈에 팔을 빼냈다.
그리고 이불을 끌어당겨 몸을 감쌌다.
준성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현정은 침대 구석으로 몸을 붙인 채 준성을 바라봤다.
“나가.”
준성은 움직이지 않았다.
현정의 목소리가 다시 떨렸다.
“제발 나가.”
준성은 그제야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깨달았다.
현정은 자신을 경계하고 있었다.
아까까지 붙잡혔던 팔을 다른 손으로 감싸고 있었다.
옷은 흐트러져 있었고, 표정에는 공포가 남아 있었다.
준성이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엄마…”
현정은 바로 말했다.
“오지 마.”
준성은 다시 멈췄다.
“미안해.”
현정은 대답하지 않았다.
“엄마, 나는…”
“지금은 아무 말도 하지 마.”
현정이 힘겹게 말했다.
“그냥 나가.”
준성은 결국 천천히 문 쪽으로 물러났다.
문 앞까지 갔을 때 다시 현정을 바라봤다.
하지만 현정은 준성을 보지 않았다.
이불을 움켜쥔 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준성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방을 나왔다.
문이 닫히자마자 안에서 잠금장치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찰칵.
준성은 그 소리를 듣고 그대로 복도에 멈춰 섰다.
이번에는 이전과 달랐다.
호기심 때문에 문을 잠근 것이 아니었다.
현정은 자신에게서 몸을 지키기 위해 문을 잠근 것이었다.
준성은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조금 전 현정이 했던 말이 계속 머릿속에서 울렸다.
“엄마 무서워.”
그 한마디가 준성의 머릿속에 박혔다.
자신이 원했던 것은 현정과 가까워지는 것이었다.
그런데 실제로 만들어낸 것은 정반대였다.
현정에게 자신은 이제 아들이 아니라,
밤에 문을 잠가야 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준성은 자기 방으로 돌아왔지만 침대에 앉자마자 다시 일어났다.
현정의 마지막 말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엄마 무서워.”
그 말을 떠올리면 멈춰야 했다.
그런데 준성은 오히려 점점 더 충동적으로 변하고 있었다.
조금 전 자신이 물러났다는 사실이 견딜 수 없었다.
결국 준성은 다시 방문을 열었다.
복도 끝, 현정의 방문은 잠겨 있었다.
준성은 문 앞에서 잠시 멈췄다.
“엄마.”
대답은 없었다.
“엄마, 문 좀 열어.”
안에서 현정의 목소리가 들렸다.
“준성아, 그냥 방으로 가.”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엄마가 지금 너랑 얘기하고 싶지 않아.”
준성은 문손잡이를 잡았다.
“한 번만 얘기하자.”
“싫어.”
이번에는 분명했다.
“제발 가.”
하지만 준성은 물러나지 않았다.
현정은 안에서 인기척을 느낀 듯 더욱 다급하게 말했다.
“준성아, 하지 마.”
준성은 결국 다시 방 안으로 들어갔다.
현정은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며 눈을 크게 떴다.
“왜 또 들어와?”
준성은 대답하지 않았다.
현정은 곧바로 뒤로 물러났다.
“오지 마.”
준성이 다가갔다.
현정은 양손으로 옷깃을 붙잡았다.
조금 전 일이 있었기 때문에 준성이 무엇을 하려는지 바로 알아차린 것이었다.
“준성아.”
현정의 목소리가 흔들렸다.
“제발.”
하지만 준성은 현정에게 손을 뻗었다.
현정이 팔을 밀어냈다.
“싫다고 했잖아!”
준성은 다시 붙잡았다.
현정은 몸을 비틀면서 벗어나려고 했다.
“놔!”
두 사람 사이에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현정은 계속 옷을 붙잡고 있었지만 준성은 억지로 손을 떼어내려고 했다.
“준성아, 정신 차려.”
현정의 목소리가 거의 울음에 가까워졌다.
“너 지금 뭐 하는지 알아?”
준성은 대답하지 않았다.
현정은 필사적으로 몸을 웅크렸다.
하지만 준성은 옷을 잡고 당겼다.
“하지 마!”
현정이 소리쳤다.
“제발 하지 마.”
옷이 강제로 벗겨지기 시작하자 현정은 두 팔로 몸을 가렸다.
“준성아!”
현정은 몸을 틀어 등을 보이며 막으려고 했다.
하지만 준성은 멈추지 않았다.
하나씩 옷이 벗겨질 때마다 현정의 저항은 더 거세졌다.
“싫어.”
현정은 계속 말했다.
“싫다고 했어.”
준성은 옷을 잡아당겼다.
현정은 손으로 막았지만 힘에서 밀렸다.
결국 겉옷이 완전히 벗겨졌다.
현정은 급하게 이불을 끌어당겼다.
“그만해.”
하지만 준성은 그것마저 잡아당겼다.
현정은 이불을 놓치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붙잡았다.
“준성아, 제발.”
눈물이 맺혀 있었다.
“엄마가 너한테 이렇게까지 말해야 돼?”
준성의 움직임이 잠시 멈췄다.
현정은 그 틈에 이불을 몸에 감았다.
“나 무서워.”
그 말이 다시 나왔다.
이번에는 목소리가 완전히 떨리고 있었다.
“너 때문에 무서워.”
하지만 준성은 다시 손을 뻗었다.
현정은 고개를 저었다.
“안 돼.”
준성은 현정이 붙잡고 있던 이불을 밀어내고 남아 있던 옷에도 손을 댔다.
현정은 온몸으로 막았다.
“하지 마!”
준성은 억지로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현정은 팔로 몸을 가리면서 계속 몸을 틀었다.
하지만 하나씩 옷이 벗겨졌다.
현정은 계속 애원했다.
“준성아.”
“제발.”
“엄마 말 좀 들어.”
“그만해.”
그러나 준성은 결국 현정이 입고 있던 옷을 전부 벗겨버렸다.
현정은 즉시 이불을 끌어당겨 알몸을 가렸다.
몸을 웅크리고 침대 구석으로 물러났다.
준성은 그대로 서 있었다.
현정은 울고 있었다.
분노보다는 충격과 공포가 더 컸다.
“나가.”
준성은 움직이지 않았다.
현정이 다시 말했다.
“지금 당장 나가.”
준성은 현정을 바라봤다.
현정은 이불을 몸에 단단히 감은 채 떨고 있었다.
“준성아.”
이번에는 목소리가 아주 낮았다.
“네가 지금 한 건 엄마가 싫다고 했는데 강제로 한 거야.”
준성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가 몇 번이나 하지 말라고 했잖아.”
현정의 눈물이 뺨을 타고 흘렀다.
“그런데도 네가 억지로 내 옷을 벗겼어.”
준성은 그제야 자신이 한 행동을 제대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현정은 자신을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보고 있었다.
아들이 아니라.
자신을 해친 사람처럼.
현정은 떨리는 손으로 이불을 더욱 끌어올렸다.
“더 가까이 오면 소리 지를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