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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엄마와 아들의 금지된 사랑 [7편]

월가리
댓글: 1 개
조회: 293
추천: 1
2026-10-18 19:26:50
아침이 밝았지만 집 안은 이상할 정도로 조용했다.

평소 같으면 현정이 먼저 일어나 주방에서 물을 끓이고, 냉장고 문을 여닫는 소리가 들렸을 시간이었다.

하지만 아무 소리도 없었다.

준성은 자기 방 바닥에 기대앉은 채 밤을 꼬박 새웠다.

한숨도 자지 못했다.

현정의 울음소리가 새벽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잠깐 조용해졌다가 다시 흐느끼던 소리.

자신의 이름을 부르던 목소리.

“왜 그랬어…”

그 한마디가 계속 반복됐다.

준성은 몇 번이나 방문을 열어보려 했다.

하지만 손잡이에 손을 올릴 때마다 멈췄다.

자신이 복도에 나가는 소리만으로도 현정이 겁을 먹을 것 같았다.

그 생각이 들자 문을 열 수가 없었다.

오전이 한참 지나서야 현정의 방문 쪽에서 작은 인기척이 들렸다.

준성은 순간 몸을 굳혔다.

찰칵.

문이 열렸다.

준성은 본능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나 곧 다시 멈췄다.

현정은 천천히 방에서 나왔다.

밤새 울어서 눈은 심하게 부어 있었다.

머리도 제대로 정리하지 못했고 얼굴에는 피곤함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현정은 복도를 한번 바라봤다.

준성의 방문이 닫혀 있는 것을 확인한 뒤 주방으로 향했다.

물을 한 잔 따랐다.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

컵을 입에 가져갔지만 제대로 마시지도 못했다.

현정은 싱크대 앞에 잠시 서 있었다.

그리고 갑자기 눈을 감았다.

어젯밤 일이 떠올랐다.

숨이 순간 짧아졌다.

현정은 컵을 내려놓고 양손으로 싱크대 가장자리를 잡았다.

‘괜찮아.’

속으로 말해보려고 했다.

하지만 전혀 괜찮지 않았다.

자기 집인데도 주변을 계속 살폈다.

준성의 방문이 열릴까 봐.

발소리가 들릴까 봐.

그 사실이 너무 비참했다.

잠시 뒤 준성의 방에서 작은 소리가 들렸다.

현정은 즉시 몸을 굳혔다.

준성은 문 앞까지 왔다가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안에서 조용히 말했다.

“엄마.”

현정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대답하고 싶지 않았다.

준성이 다시 불렀다.

“엄마.”

한참 뒤 현정이 겨우 말했다.

“왜.”

목소리는 쉬어 있었다.

준성은 방문을 열지 않은 채 말했다.

“나… 나가 있을게.”

현정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준성은 잠시 기다렸다.

“집에 나 혼자 있어도 괜찮게.”

현정은 그제야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응.”

짧은 대답이었다.

준성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평소 같으면 현정은 분명히 물었을 것이다.

어디 가느냐.

밥은 먹었느냐.

몇 시에 들어오느냐.

그런데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준성은 문을 열었다.

현정은 즉시 고개를 돌렸다.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몇 미터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준성은 현정에게 더 가까이 갈 수 없었다.

현정의 얼굴을 보는 순간 어젯밤 모습이 다시 떠올랐다.

눈물.

공포.

울음.

준성은 고개를 숙였다.

“엄마.”

현정은 대답하지 않았다.

“미안해.”

그 말을 듣는 순간 현정의 표정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하지만 곧 다시 굳었다.

“지금은…”

현정이 말했다.

“그 말 듣고 싶지 않아.”

준성은 입을 다물었다.

“알겠어.”

현정은 준성을 보지 않았다.

“그냥 나가.”

준성은 잠시 그대로 있었다.

그러다 조용히 현관으로 향했다.

신발을 신으면서도 몇 번이나 뒤를 돌아보고 싶었다.

하지만 하지 않았다.

문을 열기 전에 준성이 말했다.

“오늘 안 들어오는 게 좋으면…”

현정이 바로 대답했다.

“그래.”

준성의 손이 멈췄다.

“오늘은 들어오지 마.”

그 말을 듣는 순간 준성의 얼굴이 굳었다.

현정은 처음으로 준성을 바라봤다.

눈이 마주쳤다.

현정의 눈에는 분노보다 피로와 두려움이 더 많이 남아 있었다.

“엄마 혼자 있고 싶어.”

준성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현관문이 닫혔다.

현정은 그 소리를 듣고도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문이 잠겨 있는지 확인했다.

한 번.

두 번.

세 번.

몇 번이나 손잡이를 당겨봤다.

제대로 잠겼다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현정은 천천히 거실 바닥에 주저앉았다.

눈물이 다시 나왔다.

이번에는 소리를 크게 내지 않았다.

그냥 조용히 흘렀다.

현정은 얼굴을 감쌌다.

“내가 왜…”

목소리가 갈라졌다.

자기 집에서 아들이 나간 뒤에야 안심하고 있었다.

그 사실이 너무 슬펐다.

현정은 오랫동안 그대로 앉아 있었다.

잠시 뒤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화면을 켰다가 다시 껐다.

누군가에게 연락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

가족.

혹은 경찰.

하지만 누구에게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다.

‘내 아들이…’

그 다음 문장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막혔다.

현정은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그러다 다시 집어 들었다.

혼자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 일이었다.

그 사실만은 알고 있었다.

현정은 연락처 목록을 한참 바라봤다.

손가락이 몇 번이나 화면 위에서 멈췄다.

그리고 결국 한 사람의 이름을 눌렀다.

오래 알고 지낸 친구였다.

전화가 연결됐다.

“여보세요?”

익숙한 목소리를 듣는 순간 현정의 입술이 떨렸다.

“나…”

그 다음 말이 나오지 않았다.

“현정아?”

친구의 목소리가 걱정스럽게 변했다.

“너 왜 그래?”

현정은 입을 막았다.

울음이 다시 올라왔다.

“나 좀…”

목소리가 끊겼다.

“나 좀 와줄 수 있어?”

그 한마디를 하는 데도 한참이 걸렸다.

친구는 이유를 묻지 않았다.

“갈게.”

짧게 대답했다.

현정은 전화를 끊고 휴대폰을 가슴에 붙잡았다.

그리고 다시 울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 울음은 밤새 흘렸던 울음과 조금 달랐다.

처음으로 자신이 이 일을 혼자 견디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아주 조금 들었다.

한편 준성은 집 근처를 목적 없이 걷고 있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몰랐다.

카페에 들어가려다가 다시 나왔다.

공원 벤치에 앉았다.

사람들은 평범하게 지나가고 있었다.

아이 손을 잡고 걷는 부모.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사람.

커피를 들고 웃으며 지나가는 연인.

세상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움직이고 있었다.

준성만 멈춰 있었다.

휴대폰을 꺼냈다.

현정에게 메시지를 쓰기 시작했다.

‘엄마 미안해.’

지웠다.

다시 썼다.

‘내가 정말 잘못했어.’

또 지웠다.

무슨 말을 써도 너무 가볍게 느껴졌다.

결국 화면을 껐다.

준성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어젯밤에는 욕망 때문에 현정의 거절을 무시했다.

오늘은 그 욕망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지만, 그보다 더 크게 밀려오는 것이 있었다.

자신이 현정에게 어떤 사람이 되어버렸는지에 대한 공포였다.

엄마에게 아들이 아니라,

문을 잠그게 만드는 사람이 되었다.

현정이 자신을 두려워한다는 사실.

그것이 준성을 짓눌렀다.

시간이 지나 오후가 됐다.

현정의 친구가 집에 도착했다.

초인종이 울리자 현정은 순간 몸을 굳혔다.

하지만 화면으로 친구 얼굴을 확인하고 문을 열었다.

친구는 현정의 얼굴을 보자마자 표정이 변했다.

“너…”

현정은 입술을 깨물었다.

친구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무슨 일 있었어?”

그 질문을 듣자 현정은 결국 참지 못했다.

친구를 끌어안고 울기 시작했다.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친구는 이유를 재촉하지 않았다.

그냥 현정이 울도록 가만히 등을 두드렸다.

몇 분이 지나고,

현정이 떨리는 목소리로 겨우 말했다.

“나…”

다시 숨을 삼켰다.

“준성이가…”

친구의 손이 멈췄다.

현정은 눈을 감았다.

말하는 것 자체가 너무 고통스러웠다.

그러나 이번에는 끝까지 말했다.

어젯밤 있었던 일을.

준성이 어떻게 자신을 무시했는지.

몇 번이나 싫다고 했는지.

밤새 얼마나 울었는지.

말을 이어갈수록 현정은 다시 울었다.

친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들었다.

그리고 현정이 이야기를 끝냈을 때 조용히 말했다.

“오늘 혼자 있지 마.”

현정은 고개를 들었다.

“나 오늘 여기 있을게.”

현정의 눈에서 다시 눈물이 흘렀다.

그날 저녁.

준성은 집에 돌아가지 않았다.

현정에게도 연락하지 않았다.

현정 역시 준성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둘은 처음으로 같은 집에서 하루를 끝내지 않았다.

현정은 친구와 거실에 앉아 있었다.

불은 밝게 켜두었다.

현관문은 잠겨 있었다.

그리고 준성은 외부의 작은 숙소에 혼자 앉아 있었다.

서로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둘 다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어제까지의 일상은 끝났다는 것.

다음에 얼굴을 마주한다고 해서 예전처럼 돌아갈 수는 없다는 것.

그리고 이제부터는,

사과 몇 마디가 아니라 실제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중요해졌다는 것.

그날 밤 현정은 처음으로 혼자가 아닌 상태에서 잠을 청했다.

하지만 잠들기 전,

마지막으로 떠오른 생각은 여전히 하나였다.

‘준성이는 내 아들인데.’

그 다음 생각이 현정을 다시 울게 만들었다.

‘그런데 이제는… 무서워.’

며칠 뒤, 현정은 준성을 만나기로 했다.

집에서는 아니었다.

현정이 먼저 그렇게 정했다.

준성이 다시 집 안으로 들어오는 것 자체가 아직은 너무 두려웠다. 그래서 낮 시간, 사람들이 어느 정도 오가는 조용한 카페를 골랐다. 친구에게도 어디에서 누구를 만나는지 미리 알려두었다.

준성은 약속 시간보다 일찍 와 있었다.

현정이 카페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 준성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엄마.”

현정의 표정이 바로 굳었다.

준성은 그걸 보고 입을 다물었다.

현정은 맞은편 의자에 앉았다.

둘 사이에는 작은 테이블 하나가 놓여 있었다.

예전 같으면 아무 의미도 없었을 거리였다.

지금은 그 테이블 하나가 현정에게 필요했다.

준성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며칠 사이 얼굴이 많이 상해 있었다.

잠을 제대로 못 잔 듯 눈 밑이 어두웠고, 머리도 정리되지 않았다.

하지만 현정은 그런 모습을 보고도 예전처럼 걱정부터 하지 않았다.

그 사실이 스스로에게도 낯설었다.

준성이 먼저 입을 열었다.

“엄마, 나…”

현정이 말했다.

“오늘은 네가 먼저 말하지 마.”

준성은 그대로 멈췄다.

현정은 두 손을 테이블 위에 올렸다.

손끝이 조금 떨리고 있었다.

하지만 목소리는 최대한 차분하게 유지했다.

“오늘 내가 하려는 말 먼저 들어.”

준성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응.”

잠시 침묵이 흘렀다.

현정은 준성을 바라봤다.

정말 오랜 시간 바라봐왔던 얼굴이었다.

아기였을 때부터.

학생이었을 때도.

성인이 된 뒤에도.

수없이 본 얼굴인데 지금은 이상하게 낯설었다.

현정이 말했다.

“그날 밤 이후로 엄마는 거의 잠을 못 잤어.”

준성의 눈이 흔들렸다.

“눈을 감으면 계속 생각나.”

준성은 고개를 숙였다.

현정은 계속 말했다.

“네가 가까이 오는 것도 생각나고.”

잠시 숨을 삼켰다.

“내가 싫다고 했는데도 네가 멈추지 않았던 것도 생각나.”

준성의 손이 무릎 위에서 꽉 쥐어졌다.

“엄마…”

“말하지 마.”

현정의 목소리가 조금 강해졌다.

준성은 다시 입을 다물었다.

“그날 밤 나는 계속 생각했어.”

현정은 잠깐 시선을 내렸다.

“내가 뭘 잘못했나.”

“내가 너를 잘못 키웠나.”

“내가 너무 믿었나.”

준성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현정은 씁쓸하게 웃었다.

“그러다가 새벽쯤 되니까 알겠더라.”

준성이 천천히 현정을 바라봤다.

“그건 내가 잘못한 게 아니야.”

현정의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

“내가 너를 사랑한 게 잘못도 아니고.”

“엄마라고 네 앞에서 편하게 있었던 것도 잘못이 아니야.”

“너를 믿었던 것도 잘못이 아니야.”

준성의 눈이 붉어졌다.

현정은 계속 말했다.

“잘못한 건 너야.”

준성의 얼굴이 굳었다.

이번에는 현정이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분명하게 말할게.”

“네가 잘못했어.”

준성의 입술이 떨렸다.

“응.”

아주 작은 대답이었다.

현정은 잠시 말을 멈췄다.

그동안 마음속에서 수없이 반복했던 말이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준성 앞에서 말하려니 목이 막혔다.

그래도 해야 했다.

“내가 제일 견디기 힘든 게 뭔지 알아?”

준성은 고개를 저었다.

현정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다른 사람이 아니고 너였다는 거야.”

준성의 표정이 무너졌다.

현정은 눈물을 닦지 않았다.

“나는 정말 네가 내 전부라고 생각하면서 살았어.”

“힘들어도 네가 있으니까 버텼고.”

“내가 늙어도, 세상 사람들이 다 나를 떠나도, 적어도 내 아들은 내 편이라고 생각했어.”

준성은 눈을 감았다.

현정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근데 내가 제일 믿었던 사람이 나를 제일 무섭게 만들었어.”

준성은 결국 고개를 완전히 숙였다.

“미안해.”

현정은 그 말을 듣고 잠시 눈을 감았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말했다.

“그 말.”

준성이 고개를 들었다.

“지금은 듣고 싶지 않아.”

준성의 표정이 굳었다.

현정은 계속했다.

“네가 미안하다는 말을 하면…”

잠시 숨을 골랐다.

“내가 그걸 받아줘야 할 것 같잖아.”

준성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근데 나는 아직 못 받아줘.”

현정은 솔직하게 말했다.

“지금은 네 사과를 받아줄 마음이 없어.”

준성은 입술을 깨물었다.

“알겠어.”

현정은 손을 꽉 쥐었다.

“그리고 하나 더.”

준성이 현정을 바라봤다.

현정은 이번에는 아주 단호하게 말했다.

“당분간 집에 들어오지 마.”

준성의 표정이 굳었다.

“엄마…”

“내가 연락하기 전까지.”

“근데…”

현정의 얼굴이 바로 굳었다.

준성은 말을 멈췄다.

현정은 말했다.

“내가 지금 집에서 어떻게 자는지 알아?”

준성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방문 잠그고 자.”

현정의 눈에서 다시 눈물이 흘렀다.

“현관문도 몇 번씩 확인해.”

“밤에 복도에서 소리만 나도 깜짝 놀라.”

준성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현정은 준성을 바라봤다.

“내가 내 집에서 그렇게 살아야 돼?”

준성의 눈에서도 눈물이 맺혔다.

“아니.”

현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래서 네가 나가 있어야 해.”

준성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네가 불편한 게 중요한 게 아니야.”

현정의 목소리가 단단해졌다.

“지금은 내가 안전하다고 느끼는 게 먼저야.”

준성은 결국 고개를 숙였다.

“알겠어.”

현정은 한동안 준성을 바라봤다.

그리고 덧붙였다.

“전화도 하지 마.”

준성이 놀라 고개를 들었다.

“문자도.”

“엄마…”

“내가 먼저 연락할게.”

준성의 입술이 떨렸다.

“얼마 동안?”

현정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모르겠어.”

그 말은 진심이었다.

며칠일 수도 있었다.

몇 달일 수도 있었다.

어쩌면 훨씬 더 오래 걸릴 수도 있었다.

현정은 계속 말했다.

“그리고 그동안 네가 해야 할 일이 있어.”

준성이 눈을 들었다.

“뭔데.”

“네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제대로 생각해.”

준성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욕망이 있었다.”

“순간적으로 그랬다.”

“정신이 없었다.”

현정은 고개를 저었다.

“그런 말로 끝내지 마.”

준성의 표정이 굳었다.

“나는 싫다고 했어.”

현정은 분명하게 말했다.

“한 번도 아니고 계속.”

“너는 들었어.”

“그런데도 무시했어.”

준성은 눈을 감았다.

“그게 핵심이야.”

현정은 말했다.

“네가 나를 사랑했다고 생각했다면 더더욱 이해해야 해.”

“사랑하면 상대가 싫다고 할 때 멈춰야 하는 거야.”

준성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응.”

현정은 그 모습을 바라봤다.

예전 같으면 바로 휴지를 건넸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러지 않았다.

준성은 스스로 눈물을 닦았다.

잠시 뒤 준성이 어렵게 말했다.

“엄마.”

현정은 대답하지 않았다.

“나 진짜…”

목소리가 갈라졌다.

“엄마 잃은 거야?”

현정은 그 말을 듣고 한동안 침묵했다.

쉽게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이었다.

현정은 솔직하게 말했다.

“모르겠어.”

준성의 얼굴이 무너졌다.

현정의 눈에서도 다시 눈물이 흘렀다.

“나도 그게 제일 무서워.”

준성은 현정을 바라봤다.

“나는 아직 네 엄마야.”

현정은 말했다.

“그 마음이 하루아침에 없어지는 건 아니야.”

준성의 입술이 떨렸다.

“근데…”

현정은 잠시 말을 멈췄다.

“예전처럼 너를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

준성은 고개를 숙였다.

현정은 계속했다.

“예전에는 네가 가까이 오면 아무 생각도 안 했어.”

“지금은 긴장해.”

“네가 손을 움직이면 나도 모르게 몸이 굳어.”

“그게 내가 지금 겪고 있는 일이야.”

준성의 어깨가 떨렸다.

현정은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마지막으로 말했다.

“그래서 네가 진짜 미안하다면.”

준성이 고개를 들었다.

“나한테 사과하려고 계속 찾아오지 마.”

준성은 눈물을 흘리며 가만히 있었다.

“내가 원하는 거 해줘.”

“나랑 거리를 둬.”

“내가 먼저 연락할 때까지 기다려.”

준성은 한참 뒤에야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현정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준성도 본능적으로 따라 일어나려 했다.

현정의 몸이 순간 굳었다.

준성은 그 반응을 보고 즉시 멈췄다.

그리고 다시 앉았다.

그 작은 장면 하나가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현정은 가방을 들었다.

준성이 말했다.

“엄마.”

현정은 멈췄지만 돌아보지는 않았다.

“미안하다는 말 안 할게.”

잠시 침묵.

준성이 이어 말했다.

“그냥…”

목소리가 떨렸다.

“엄마가 말한 거 지킬게.”

현정은 눈을 감았다.

그리고 아주 작게 대답했다.

“그래.”

현정은 그대로 카페를 나갔다.

준성은 따라가지 않았다.

그 자리에 혼자 남아 있었다.

카페 창밖으로 현정이 멀어지는 모습이 보였다.

예전 같으면 뛰어나가 붙잡았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러지 않았다.

현정이 원한 것은 사과도,

설명도,

붙잡는 것도 아니었다.

거리였다.

준성은 그제야 처음으로 조금 이해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해야 할 첫 번째 책임은 현정에게 용서받는 것이 아니라,

현정이 자신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는 거리를 만들어주는 것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현정 역시 카페를 나와 혼자 걷다가 결국 눈물을 흘렸다.

준성을 밀어냈기 때문에 슬픈 것이 아니었다.

밀어내야만 하는 사람이 준성이라는 사실이 슬펐다.

자신이 평생 가장 가까이 두었던 사람을,

이제는 스스로 가장 멀리 떨어뜨려 놓아야 한다는 사실이.

현정은 걸음을 멈추고 한동안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속으로 조용히 말했다.

‘준성아.’

‘엄마는 네가 미워서 이러는 게 아니야.’

‘엄마가 살아남으려면 지금은 이렇게 해야 해.’

현정은 눈물을 닦고 다시 걸었다.

처음으로 준성이 없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Lv10 월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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