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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별의 불꽃 ep.1 고독한 폐허. 0

그락란라우
조회: 905
추천: 3
2015-10-08 23:01:33

  리시타는 젖은 머리칼을 쓸어 넘겼다. 잿빛 하늘에서는 여전히 땅을 향해 빗물이 흐르고 있었다. 처음 빗방울을 떨어뜨릴 때와 별반 다르지 않은 하늘을 보며 리시타는 눈을 감았다. 그의 눈가로 물방울이 떨어졌다. 리시타는 빗방울에 슬픔이 담겨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하지만 그렇다는 걸 알면서도 리시타는 웃을 수 없었다. 그가 눈을 떠 폐허를 바라보았다.


  과거에는 찬란한 모습으로 숨 쉬고 있었을 유적은 원래 가지고 있던 이름을 잃었다. 유적은 오랜 세월이 지나 잃어버린 이름 대신 폐허라는 명사로 불린다. 그리고 그 폐허의 중앙에 왕이 서 있었다. 그의 무기인 망치와 함께 말이다.


  멀리서 지켜보기만 했을 때 왕은 살아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두 다리를 굽히지 않았고, 허리는 곧았으며, 고민하는 것처럼 고개를 반쯤 떨구고 있었다. 리시타는 왕의 모습에서 ‘위엄’을 느낄 수 있었다. 왕은 당장이라도 망치를 붙잡아 기술이 필요 없는 압도적인 힘으로 폭력을 완성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가슴에 박힌 검은 불길이 일렁이는 칼이 말해준다. 


  왕은 죽었다.


  리시타는 가슴이 미어졌다. 그리고 깨달았다. 지금 그와 폐허의 모든 것을 적시는 빗물은 왕의 죽음에 통곡하는 하늘이 흘린 눈물이었다. 리시타는 죽어서도 무릎을 꿇지 않는 위대한 왕에게 고개를 숙여보였다. 그의 행동에서 왕에 대한 경의가 느껴졌다.


  “그들은 죽음으로서 스스로의 존재의의를 증명하지. 참으로 모순된 말이지만 저들에게만은 그렇지 않다는 게 증명됐군.”


  리시타는 고개를 끄덕였다. 리시타가 말했다.


  “가서 부축해줘. 그녀는 위대한 왕을 꺾은 사람이야.”


  “거 참. 네가 하지 그러냐?”


  “다 들었어. 너랑 제일 오래된 사람은 이제 세상에 나뿐이지. 네가 그런 행동을 했다는 건 그냥 재미가 아니잖아. 진심이라는 소리지. 그런데 내가 가로채봐라. 좀 상투적인 표현을 사용하자면 네가 날 죽이려들 게 불 보듯 당연하지 않냐?”


  리시타는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그러자 리시타는 피식 웃었다.


  “내가 그렇게 막돼먹은 놈이었냐?”


  “닥치고 가. 여기서 이러고 수다나 더는 건 왕에 대한 모독이고, 그를 쓰러뜨린 저 사람에 대한 예의도 아니니까.”


  리시타는 리시타를 떠밀었다. 리시타는 떠밀리는 순간에 리시타의 호주머니에서 동전을 꺼내가는 신기를 보여주었다. 리시타는 그냥 너 가지라는 듯 손짓했다. 리시타는 콧방귀를 뀌며 손을 흔들었다. 리시타가 말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보자, 창.”


  리시타는 힘있는 동작으로 주먹을 들어올렸다. 재빠르게 가운데 손가락을 펴 보인 리시타는 씩 웃으며 말했다. 


  “칼. 개소리 하지 마. 널 다시 보는 날엔 내 손에 불도장을 지질 거니까.”


  “까칠하긴.”


  왕과 그를 쓰러뜨린 여자를 향해 다가가는 리시타를 지켜보던 리시타가 등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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