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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게이머를 붙들기 위해 필요한 스토리텔링의 도구들

아이콘 Roootz
조회: 802
2017-06-19 22:12:23
지난해 GDC2016 에서 게임의 스토리텔링에 대한 강연을 듣게 됐다. 자신을 작가이자 스토리텔링 전문가로 소개한 강연자 마타 해기스(Mata Haggis) 박사는 그것을 증명하듯 강연 자체를 훌륭한 스토리텔링처럼 술술 풀어냈다. 귀여운 그림과 달변으로 채워진 그의 강연의 마지막에는 모두가 일어서 박수를 쳤었다. 그만큼 그의 강연은 게임 개발자들이 언제나 갖기 마련인 스토리와 내러티브에 대한 고민을 풀어주는, 나름 문학도 출신인 기자로서도 큰 감명을 받은 세션이었다.

그리고 그런 그가 올해에도 '스토리텔링' 을 들고 GDC에 나타났다. 이번에는 좀더 구체적이다. '
STORYTELLING TOOLS TO BOOST YOUR INDIE GAME'S NARRATIVE AND GAMEPLAY(당신이 만든 인디 게임의 내러티브와 게임플레이를 증진시킬 스토리텔링 도구들)'. 예상은 했으나, 엄청난 수의 인파가 같은 세션 룸의 이전 강연이 끝나기도 전부터 몰려들었다. 그 틈바구니에서 가까스로 한자리를 꿰찬 기자는 1년 만에 반가운 얼굴을 다시 만날 수 있었다.

본 기사는 가독성을 위해 강연자가 직접 설명하는 방식으로 서술하였다.

▶ 마타 해기스 박사의 지난해 강연 - [GDC2016] Writing 'Nothing' - 생략과 기만이 만들어내는 스토리텔링의 묘미란?

▲ NHTV 대학교 마타 해기스(Mata Haggis) 박사



이번 세션에서는, 스토리텔링 구조에 유용한 스킬들과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서 설명할 것이다. 어떻게 스토리를 만들고, 고치고, 내러티브를 완성해 나갈지, 어떻게 게임 플레이를 개선할지에 대한 부분들이다.


게임에 관련된 이론 중, 플로우(Flow) 이론이라는 것이 있다. 게임의 흐름을 도전 요소와 플레이어의 스킬을 기준으로 한 그래프를 통해 나타내는 것이다. 도전이 미약하다면 지루한 게임이 되어버리고, 플레이어의 스킬에 비해서 도전이 너무 어렵다면 성취를 느낄 수가 없다. 그래서 플레이어의 스킬과 도전 정도의 적절한 중간 지점이 바로 ‘플로우 채널’ 이다. 이는 제시 셀 등 다양한 게임계 전문가가 언급한 이론이다.


다른 것을 살펴보자. 스토리텔링에 대한 유저들의 관심도는 게임 내내 일관되지 않다. 파도처럼 올라갔다 내려왔다를 반복하는 것이 유저들의 관심도이고, 물론 시간이 흐름에 따라 증가하기는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모든 파도 같은 유저들의 스토리텔링 관심도를 계속해서 플로우 채널 안에서 유지하는가이다.

그럼 다음은 바로 스토리 자체다. 당신의 게임 안에서 스토리란 무엇이며 어떤 역할을 하는가? 이미 정해진 시나리오에 따라 쓰여진, 이벤트와 AI 가 모여있는 트랙의 집합인가? 혹은 유저들이 스스로 창조해내는 UGC 인가? 


한 도시에서 레이싱카를 운전한다고 생각해보자. 어느 도로에서 라이벌을 만나 질주를 시작하고, 한참을 겨룬 끝에 결승선 직전에서 역전하여 승리를 쟁취했다. 이 자체는 하나의 굉장히 멋진 스토리지만, 매우 작고 개인적인 것이다. 

게임 전체의 관점에서 보면, 전체 스토리는 이러한 세부적인 스토리, 사건들이 모여서 만들어진다. 이를 위해서는 잘 짜여진 AI 와 유저를 좋은 스토리로 잘 유도할 수 있는 짜여진 트랙 디자인이 필요하다. 반면에 이는 유저가 직접 자기들끼리의 승부를 겨룸으로서 생겨나는 스토리이기도 하다. 주행의 과정에서 보이게 되는 서로의 숙련도와 선택으로 인해 발생하는 특별한 순간들 말이다. 결국 스토리란 이 플로우 채널을 사이에 두고 이벤트, 그리고 유저가 공존하는 것이다.

그렇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자. 플로우 이론은 유저를 플로우 채널에 머물도록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어떻게 그렇게 하는가이다. 기본적인 스토리텔링에는 여러가지 단계가 있는데, 그 첫번째가 바로 동기부여다. 플레이어는 동기부여가 있어야만 게임을 한다.


동기부여는 외면적인 것과 내면적인 것의 두가지 종류로 나뉜다. 외면적인 부분이란, 돈이나 각종 재물 등의 물질적인 보상, 그리고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는 탐험, 다른 친구들과 관계를 증진시키고 서로의 우애를 다지는 것 따위를 말한다. 내면적인 것은 사람의 내면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를테면 특별히 느끼는 감정, 문제를 해결함에서 오는 성취감, 또는 새로운 무언가를 배우는 것들이 있다. 

외면적이든 내면적이든 한가지 공통점은, 무엇이든 변화를 준다는 것이다. 결국 스토리란 변화에 대한 것이고, 플레이어는 자신이 원하는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 스토리를 탐험한다. 게임 안에서 변화는 반드시 일어나야만 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거다. 과연 게임 안에서는 어떤 종류의 변화가 가능한가?


고전 게임 ‘테트리스’는 사실 굉장한 내러티브를 가지고 있다. 하나씩 차곡차곡 블록을 쌓아나가면서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마지막 막대기 블록 하나로 모든 것을 바꾸어 버린다. 이런 동기부여를 쌓아나가는 거다. 

이제 동기부여를 완성했다면, 거대한 사건이 시작되기 전에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이는 그 사건 전의 단계가 일종의 튜토리얼 미션이자 스토리에 몰입시키도록 하는 좋은 부분이 될 수 있게 한다. 게임의 기본을 배우고, 다가올 거대한 사건에 대해서 설명한다. 플레이어가 공감할 수 있고 감정을 이입할 수 있는 부분을 구축하는 것은 정말로, 매우 중요하다. 우리들은 주인공이, 캐릭터가 엄청난 도전을 앞두고 있기를 원한다. 자, 이제 이 단계를 지났다면 게임 세계에서 캐릭터의 위치는 확실해지고 다가올 시련을 추가할 수 있다.


여기서 한가지 명심할 것은 유저들은 자신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안다고 해도 바로 그 해결책으로 직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들은 굉장히 많은 실수를 저지르고, 거기에 화를 내기도 하고, 다른 목적을 가지기도 한다. 언제나 플레이어는 무엇을 할지 선택한다. 자신이 무엇을 하는걸 좋아하는지, 어느 것이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지 판단한다.


이제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플레이어는 게임에 적응하게 된다. 기본적인 스킬도 모두 익혔고, 스토리도 감을 잡았다. 그렇다면 이제 게임의 복잡도를 높여야 한다. FPS 게임이라면 새로운 패턴의 적이 추가되고, 이를 잡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알려주는 식이다. 기본적인 기술과 전술이 무력화되고, 새로운 적 혹은 새로운 스토리를 마주하게 된다. 이런 측면에서 ‘테트리스’ 는 한 번의 실수로 모든 것을 망칠 수 있는 순간이 오기 때문에 명작일 수 있다.

이런 적절히 높아진 복잡도는 게임의 경험을 매우 흥미롭고 플레이어로 하여금 안달이 나도록 한다. 보다 신경 쓸 것들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 이후에는 ‘The Black Moment’ 가 따라온다. 그동안 유저가 쌓아올린 모든 법칙과 희망이 무너지는 순간이다. 이를테면 최종 보스를 처치했는데 알고보니 그것이 마지막 단계가 아니라 최종 페이즈가 하나 더 숨겨져 있다면, 유저는 절망하면서도 동시에 좀 더 도전적이게 된다. 그 절망의 순간을 넘기기 위해 플레이어가 그동안 쌓아온 모든 지식과 경험, 전략들을 퍼부어야 하는 최고의 도전이 바로 그때 나타난다.


이런 전반적인 스토리의 구조는 각 단계별로 나뉘어 디자인 되어야 한다. 플레이어가 성장하는 각 단계마다 새로운 동기를 부여하고 다음 레벨까지 성장하는 과정을 이러한 내러티브를 통해 이끌어간다면 플레이어는 게임에 대한 흥미를 오래 지속할 수 있다. 

자, 이제 전체 스토리 구조를 만들었다. 하지만 아직 이 플로우 채널 안의 흐름은 매우 거칠고 굴곡이 큰 파도일 뿐이다. 스토리는 너무 거시적이고 유저의 관심은 멀리있다. 그때 이 파도를 좀더 잘게 만들고 지속적으로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도록 하는 것이 장면 구조(Scene strcture)다. 


여기 한 예시로 ‘에이리언 VS 프레데터’ 의 한 병사를 보자. 이 장면에서 이 병사는 콜로니의 전원을 리셋해 다시 작동하게 만드는 임무를 맡았다. 플레이어는 각고의 노력 끝에 전원을 리셋하는데 성공하지만, 이 행동은 콜로니 전체의 전기 회로를 날려버리고 만다. 결과적으로 콜로니는 이전보다 위험해졌고, 캐릭터의 삶은 이전보다 훨씬 복잡해지게 된다. 이런 장면 장면에서의 내러티브는 전체 스토리를 더욱 풍성하고 굴곡지게 만들어준다.


자, 이제 장면 구조까지 스토리텔링의 모든 도구가 모였다. 좋은 게임 디자이너는 이미 직감적으로 무엇이 게이머가 공감하고 감정 이입하게 하고, 적절한 보상이 따르는 게임을 만들어내는지 알고 있다. 지속적으로 어떻게 해야 플레이어들에게 멋진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지 탐구하고 배워나가도록 해라. 부디 이 세션이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고 많은 영감을 주었으면 한다.

Lv90 Rooo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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