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나 리니지2를 했던 사람이라면 거의 다 알고 있을 혈맹이 하나 있다.


리니지에서도 첫번째 서버인 데포르쥬 서버를 몇년간 장기집권했었고,
리니지2에서도 첫번째 서버인 바츠 서버에서 역시 오랫동안 장기집권을 했었던,


바로 D.K (Dragon Knights) 혈맹!



[ 해산식의 풍경 (클릭하시면 큰 이미지로 보실 수 있습니다) ]



리니지 데포르쥬 서버 DK 혈맹의 총군주였던 '전사의숨결'은
리니지 역사상 기억에 남는 인물을 물어보는 모 스포츠 일간지 설문조사에서
부동의 랭킹 1위를 몇년간이나 유지해왔던 '포세이든'에 이어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DK 혈맹은 강한 힘과 조직력이라는 측면에서 부러움을 사기도 했지만,
그 힘을 바탕으로 다수의 유저들과는 상반되는 행동을 벌이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악' 혹은 '강자의 횡포'라는 이미지가 짙게 드리워져 있었고 또 사실 그러했다.


리니지에서 사냥터 통제를 본격적으로 시행해서 안좋은 선례를 남기기도 했고,
리니지2 역시 사냥터 통제를 시행했고, 내복단이라는 민중적 반발에 직면하기도 했다.


어찌되었든 지금까지 살아남아 당당하게 서버를 좌지우지해왔던 DK 혈맹,
그 DK 혈맹이 리니지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제 리니지2 에서도 자진 해체했다.
그리고 그 해산식이 5월 21일(일) 저녁 7시 아덴성 홀 안에서 거행되었다.



[ 5월 21일, 공식홈페이지 1서버 자유게시판에 총군주 아키러스 명의로 올라온 글 ]



DK 혈맹의 조직력을 보여주는 것처럼, 해산식은 질서정연했다.


시작 시간 역시 예고되었던 7시 무렵에 시작되었으며,
(7시 이전에 각 라인별로 이미 열을 맞추어 자리를 잡고 대기하고 있었다)
총군주 아키러스 및 14개 라인의 군주들이 각기 인사말을 할 때
일반 채팅이나 매매 채팅 등 외부 채팅창으로 단 한마디도 올라오지 않았다.




[ 총군주 아키러스의 마지막 연설 ... ]



대부분 DK 혈맹과 함께 한 시간을 잊지 못할 것이라는 인삿말과 함께
다른 혈맹들과는 달리 정상에 있을 때 해산하는 것이라는 총군 아키러스의 말,
그리고 혈맹의 비상용 자금 20 억 아덴을 혈맹원 개개인에게 나누어주겠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약 40 분 정도 지난 이후 모든 인사가 끝나자,
자리에 모여있던 혈맹원들의 'ㅉㅉㅉ', '단결' 등의 메시지와 함께 폭죽이 터지기도 했다.






[ 행사가 끝나고 폭죽과 함께 ~ (클릭하시면 큰 이미지로 보실 수 있습니다) ]



해산식 관련 행사가 끝나고 자리를 옮겨
DK 혈맹의 총군주였던 아키러스와 인터뷰 하는 시간을 가졌다.




■ 혈맹을 해산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가 무엇이었는가 ?


DK 혈맹이 해산을 하게 된 특별한 계기는 없다.

처음 창설될 때 다른 혈맹의 공격이나 외부 상황에 의해 해산되는 것이 아니라,
최고의 전성기 시절에 해산을 한다는 약속을 했었고 그 약속을 지키는 것 뿐이다.

이런 것이 최고다운 일이라고 생각을 했고,
또 최고의 자리에 있을 때 해산을 하게 되어 개인적으로 뿌듯하다.




■ 크로니클 5 업데이트를 앞두고 해산을 하는데, 시기적인 선택인가 ?


내가 1년전부터 크로니클 4 까지만 게임을 하겠다고 여러번 약속했었다.
즉 크로니클 4 의 마지막 시점에서 게임을 접기로 했고, 이제 그 약속을 지키는 것 뿐이다.




■ 아덴성은 어떻게 처리할 계획인가 ?


(해산 때문에 사전에 탈한 일부 인원을 빼더라도) 14 라인, 500 명 정도가 DK 혈맹의 인원이다.
이중 몇명이 남게 될지는 모르지만, 남은 분들끼리 새로이 혈맹을 만들어 활동을 할 것 같다.

새로 만들어지는 새로운 혈맹의 규모가 어느 정도 크다면 아덴성을 보유하게 될 것이고,
규모가 크지 않다면 포기해야 하지 않겠는가.




■ 리니지2 를 떠난다면 다른 게임을 한다는 뜻인가 ?


게임은 나의 유일한 취미이기 때문에 게임 자체를 떠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많은 사람들을 통솔하는 리더의 자리가 아니라
순수하게 일반 게이머처럼 게임을 하고 싶다.

당분간은 게임을 하지 않고 현실의 일에 충실한 뒤에, 다시 게임을 할까 한다.
단 리니지2 를 다시 하지는 않을 것이다.







■ 혈맹 재정을 혈원들에게 모두 나누어주는 것인가 ?


DK 의 혈맹 자금은 두개로 분리되어 있다.

하나는 일반적인 혈맹 재정이고 이것은 새로이 만들어지는 혈맹으로 이전될 것이다.
또 하나는 혈맹 비상금인데, 20 억 아덴 규모로 이것을 혈원들에게 나누어 주는 것이다.

혈맹 비상금 20 억 아덴을 따로이 내가 관리한 것은 과거의 경험 때문이다.
과거 용던 전투(아마도 내복단 관련 전투 당시로 추정) 당시 정령탄 값이 부족해서
착용하고 있던 방어구를 팔아 그 돈으로 전투를 진행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전투 진행에 곤란을 겪을 정도의 상황을 다시는 경험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었고,
그래서 오래 전부터 20 억 아덴을 비상금조로 별도로 내가 관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 혈맹 재정과 비상금을 합하면 그 규모가 상당한데, 어떻게 다 모았는가 ?


혈맹 단위의 레이드와 성세금이 주된 수입원이었다.
특히 레이드에서 가장 많은 수입이 발생했다.

이 수입 금액중 각 라인에 매달 1천만 아데나씩 지원하기도 했고,
혈맹 규모가 크다보니 지원금 등 혈맹 관련 비용으로 지출하고도 아데나가 남았다.




■ 자유게시판에 올린 글에는 스스로를 악이라고 해놓았는데.


DK 혈맹을 선이라고 우기고 싶지 않다.

리니지2 에도 선과 악이 존재하는데, 누구나 다 선만 하려고 하면
게임을 하는 입장에서 너무 식상하지 않을까 ?

그래서 우리는 악을 선택했고 멋지게 혈 생활을 했다.
물론 치졸한 악이 아니라 어디에 내놓아도 당당한 악이고 싶었다.







그들의 말대로 Power 와 혈맹의 안정성에 있어서는 최고의 자리였을 것이다.
그리고 많은 도전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를 지켜낸 것은 어김없는 사실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들의 자리는 찬사나 질투를 받는 최고의 지위가 아니라
다수 유저들의 미움을 받는 강자의 자리였을 뿐이다.
강자여서 미움을 받는 것이 아니라 강자임을 근거로 "악"을 행하기에 미움을 받는 자리.


그들 스스로 말했던 것처럼 악, 그것도 당당한 악을 말하고 있을지라도,
그 악으로 인해 다수의 유저들은 오랜 시간 고통을 감내해야만 했고,
그로 인해 전 서버 유저들이 몰려들고 일간지까지 소개가 될 내복단 사건도 발생했었다.


그래서 그들 스스로 악역을 선택한 것이다 라고 말을 할지라도,
굳이 그 악역을 리니지2 역사상 최강으로 꼽히는 혈맹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했어야만 했느냐 하는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개가 갸웃거리는 것이다.


어찌되었든 리니지2 바츠서버 Dragon Knights 혈맹은 공식적으로 해산되었다.


하지만 선이든 악이든 그들에 대한 이야기는 앞으로도 심심찮게 거론될 것이고,
리니지2 라는 게임의 역사를 논함에 있어서 결코 빠지지는 않을 것이다.


이제 또다시 어떤 혈맹이, 그리고 또 누가 새로운 강자, 새로운 최강의 자리를 차지하게 될까 ?
그리고 등장하게 될 최강자는 선과 악중에서 어떤 것을 선택하게 될까 ?




[ 해산식 이후, 라인별로 모여 기념 스크린샷 및 자체 모임을 가지는 모습 ]




Inven LuPin
(lupin@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