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리 (29 / 여) 는 어렵게 입사한 이곳에
오래오래 근무하고싶다는 생각을 자주한다.
이제 입사 3개월차, 막 수습기간을 마치고
정규직 계약을 한 박대리는 최근들어
최부장과 김과장의 사이가 예사롭지 않음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는 터였다.
담배를 피고 온것으로 추정되는 두 사람은
옥상에 다녀올때마다 지독한 연초냄새를
풍기는데, 제발 전담으로라도 좀 갈아탔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도 하다.
한가지 더 바라는 점이 있다면 김과장이
제발 자신에게 치근덕대지 않았으면 한다.
차라리 본인에게는 별 터치가 없는 최부장이
김과장보단 낫다고 생각하던 참에, 두 사람이
또 다시 똥쓰레기 같은 연초냄새를 풍기며
사무실로 들어온다.
뭔가 부장님의 표정은 많이 어두운 것 같고
김과장의 표정은 밝아 보인다. 항상 그 반대
였던 것 같은데 오늘은 특이한 일이다.
김과장 : 박댈?
박대리 : 네 과장님~
김과장 : 오늘 마치고 뭐해?ㅎ ~ ^^
박대리 : 아 저 오늘 필라테스 수업이요~!
지독한 연초 똥냄새를 풍기며 김과장이 자리에
앉고 난 얼마 뒤, 박대리의 메신저로 김과장의
채팅 메시지가 올라온다.
이새끼는 맨날 마치고 뭐하냐고 물어보는 것도
짜증나고 말끝에 "ㅎ" 하나 붙이는것도 거지같고
개틀니 같은 "^^" 이모티콘도 짜증이 난다.
김과장 : 필라테스 수업 매일있나보네~ 매일우유!
박대리 : 아 네네! 요즘 매일 수업이있어서요!
박대리는 필라테스 수강이 끝난지 2주가 되었지만
김과장의 치근덕에 변명을 하고 있다. 미친넘이
곧 불혹이라 그런지 웃기지도 않은 말꼬투리
말장난도 너무 짜증난다.
김과장 : 내가 이번 주식 불장덕에 꽁돈 좀 생겼는데
다음 주 시간한번 내줘~~~ 내가 한우 쏜다! 탕탕 후루후루~
박대리 : 헉 축하드려요~! 시간되면 말씀드릴게용
김과장 : ㅎ 박대리는 주식 좀 안하나~?
박대리 : 저는 그런거 잘 몰라서요! 일단은 적금
모으고 있어요~
김과장 : 아이공~ 아직 "애기" 라서 그래. 주식은 어쩌고
저쩌고 코스피 어쩌고 초보면 코덱스 에센피500을 어쩌고
박대리 : 아 네네!
시발럼이 이미 테슬라 2배 레버리지로 30% 이상 수익을
내고 있는 자신에게 코스피같은 국장을 설명한다.
국장을 누가함 병신새기야 라고 생각하는 박대리.
그리고 제발 자신에게 메신저질좀 멈추길 바래본다.
그때, 마침 최부장이 김과장을 부른다. 박대리에게는
가뭄의 단비와도 같은 좋은 소식이다. 일단은 자연스럽게
메신저질이 멈출테니 말이다.
최부장 : 김과장 잠시 내자리로 와줘
김과장 : 네네^^7 부장님
박대리는 둘 사이에 분명 무슨 일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김과장이 저렇게 신난 얼굴로 부장의
호출에 응할리가 없기 때문이다.
박대리 : 저 잠시 화장실좀 다녀오곘습니다~
이때다 싶어 잠시 비우는 박대리.
(화장실)
박대리 : 어휴 시팔래미 틀니새기들...연초냄새 진짜...ㅉ
작은 소리로 욕을 내뱉은 박대리는 용변을 보며
폰을 킨다. 박대리의 폰 화면에는 92레벨 유일변신
총사가 신념 2층에서 사냥을 하고 있다.
박대리 : 오 2봉~ 나이따. 역시 봉축파밍은 2층이징
- 13부에서 계속 -
참고 : 박대리는 7부에 잠시 등장한 최부장과 김과장의 부하직원 입니다.
ps.
오늘 일정이 좀 있어서 업로드가 늦었읍니다.
결사투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