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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소설) 49세 최부장의 린엠 일기 22부

결사투쟁
댓글: 16 개
조회: 472
추천: 11
2025-11-22 10:43:55






자기도 잘 알다시피 지금 반년째 적자야.
최부장이 한번 믿어봐달라고 추진한
신규프로젝트도 투입한 예산대비 
BEP구간도 못맞추고 있는게 현실이고.



...네 대표님



내 진짜 자기한테는 이런 말 하고싶지
않았는데. 지금 회사도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인거는 어림잡아 알고
있을거야. 대출받아 월급 주는 일도 
지금 7개월째고 나도 너무 힘이드네




네...




그게 사업이지 시발럼아....이 좃소 
대표들은 하나같이 다 똑같다고
생각하는 최부장. 잘되면 대표덕,
잘 안되면 직원탓이다. 한결같다.


말로는 적자니 회사가 힘드니 경기가
역대급으로 안좋니 입을 털지만 어찌된게
대표들의 차는 3년마다 바뀌고 부동산도
늘어만 간다. 


회삿돈은 내돈, 내돈도 내돈, 니들 돈은
니들이 벌어와야한다는 마인드. 


허나, 자기와 같은 직원들이 업무시간에
유튜브를 보고 게임을 돌리고, 게임계정
거래나 하고 자빠진것은 생각지 않는다.



지금 당장 자기를 어찌하겠다는게 아니라.
요새 들리는 인사평판도 너무 내용이
불량하고. 내가 고민이 많다는 걸 좀
알아줬으면 하네.




네..알겠읍니다 대표님




업무시간에 어찌 업무만 하겠어. 인터넷도
좀 보고 할 수있지. 다만 게임을 한다는
소문은 내가 참기가 좀 어렵더라.




네....죄송합니다 
(하 김과장 씨벌석기 딱 보자 너는..)





어두운 표정으로 방을 나서는 최부장.
눈치백단 대표새기에게 게임을 하지
않는다고 잡아떼더라도, 본인이 아는
대표는 이미 모든걸 다 알고나서 하는
말일 것이다. 





야 김과장.




자리에 앉아 박대리와 바로템 채팅에
집중하고 있던 김과장을 부른다. 



네? 




잠시 나와봐.



- 옥상으로 올라가는 최부장과 김과장 -




담배 불을 붙이고, 한모금 깊게 내쉰 뒤에
최부장이 입을연다. 



너 대표님한테 내가 리니지하는거 말했냐.




예? 아 무슨소리십니까;; 제가 왜요?;;





너 솔직히 말해. 내가 좀 갈구고 종종
나무라는것도 사실이잖아. 평소에
앙심품고 있었어도 이상하진 않다.
나 다 알고 얘기하는거니까 그냥
솔직히 말해라.




아 부장님 ㅡㅡ 아닙니다. 제가 아무리
부장님과 트러블이 있다해도 제가 
실무자 편이지 대표편이겠습니까????



아니 부장님 생사람을 이렇게 잡으십니가.
저진짜 섭섭하고 서운하네요. 부장님
리니지 하시는거 제가 어제 알았고요.
하루새에 언제 대표님 찾아가서 부장님
리니지 하신다고 꼰지르겠습니까???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열변을 통하는
김과장을 보니 아닌것 같기도 하지만,
김과장 말고는 범인이 없다. 자신의 
사무실 자리는 총 3장의 파티션으로
철벽보안을 유지하고 있고, 뒷 자리에는
창문이 존재한다. 대체 누가..........?




일단 알겠다...



사무실로 내려온 최부장과 김과장은
둘 다 다른 의미로 기분이 좋지 않다.
갑자기 생각지도 못했던 근속여부에
대해서 칼이 들어오자 최부장은 
급격히 현실이 떠오른다.



리니지 캐릭을 떠온다고 대출받은 300에
주담대 보금자리론은 20년은 더 남았다.
주담대만 해도 월 130은 고정적으로 나간다.
게다가 아파트 관리비는 미납되어있고
얼마 전 편찮으신 부모님 병원비로 인해
신용대출 2천만원도 있다. 


9살 아들은 최근 주짓수 학원에 보내달라고
난리다. 와이프는 눈치도 없이 자꾸
둘째를 갖자고 보챈다.


지금 이 순간 최부장은 앞이 노래진다.
문득 이런 생각이든다.




"나는 린엠을 왜 하고있는거지...?"




리니지는 중고등학생 시절 친구들을 따라
피시방에서 45렙찍어본게 전부다. 꿈의
렙이었던 52레벨, 일명 데스렙 까지는
꿈도 못꾸고 언제나 오크활 변신으로
6장궁을 땡기기만 했다. 그때는 리니지가
무슨 재미인지도 몰랐다. 그저 친구들이
하니, 함께 했을 뿐.



그리고 리니지m이 출시되었을때 
무심코. 그냥 우연히 앱을 다운받아
게임을 하루 해본게 모든 일의
시작이었다.



5만5천원을 결제하고 받은 아크나이트
변신으로 하이네 잡밭을 돌리던 
당시 최부장의 캐릭 옆으로 늠름한
갑옷을 갖추고 큰 대검을 위에서 아래로
내리찍는 군터 영변이, 하필 그때
최부장 캐릭 옆을 지나가지 않았더라면.



나이트발드 영웅인형과 군터영변이
하이네 잡밭을 휩쓰는 모습을, 최부장이
그때 그 모습을 보지 않았더라면.



최부장은 리니지가 모든일의 원흉이라
생각하며 지난시간이 후회된다.
지금 이순간 만큼은 신화변신이고
유일변신이고 모두 좆같아 보인다.



망할 린엠 때문에 회사에서 쫒겨날
위기에 처하고, 대출은 늘어만 가고.
아낀다고 아껴서 한푼두푼 모은돈은
바로템 쇼핑으로 기변한다는 명목하에
거래때마다 30~50만원씩 까먹게 되고.



만약 린엠 오픈초기, 그 군터 캐릭이
자신의 옆을 지나가지 않았더라면
사회초년생시절부터 한푼두푼 모았던
적금 400만원을 깨고, 1200다야 쌩뽑에
모두 꼴아박고 영변하나 못건진채
쓰레기같은 컬렉만 잔뜩 올리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예전 리니지처럼 혈원들과의 끈끈한
전투애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의리가
있는것도 아닌 것 같다. 요즘 게임들
처럼 화려한 그래픽도 아니고 과금이
착하지도 않다. 게임사가 좋은 운영을
하는 것도 아니다. 어디가서 리니지를
한다고 말 할 수도 없다. 그들이 리니지
유저를 어떻게 바라볼지 뻔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 미친 게임은 캐릭터를 생성하고
삭제하는데도 11,000원씩 받아간다.


갈만한 사냥터에 텔레포트를 하려면 
텔 한번당 200원을 내야한다. 



스펙업을 위한 모든것이 확률성 도박이다. 





"그럼 나는 린엠을 좋아하는게 맞나?
나는 도박중독자랑 뭐가 다른거지?"




그때, 최부장의 낡은 아이폰12pro 화면 위로 
퍼플알림 배너가 뜬다.






"불용의알이 잊혀진섬에서 
영웅제작비법서를 습득했습니다"





최부장의 머리속이 갑자기 맑아진다.
극심한 암성통증에 시달리다가 모르핀을
맞은 사람처럼 평온해지고, 부드러운
공기가 자신을 감싸는 것 같다.
최부장의 뇌 속에 도파민이 폭발한다.


영비 한장 시세, 현금환산시 7만원.


주담대, 신용대출, 비상금대출 몇억이
머리속에서 말끔히 지워져 가기 
시작하고, 최부장의 입꼬리가 올라간다.






- 23부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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