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전체보기

모바일 상단 메뉴

본문 페이지

[잡담] (신규 소설) - 파일럿 5화- '노빠꾸, 리니지 부대'

칠보검
댓글: 6 개
조회: 278
추천: 2
2025-11-25 12:23:13
파일럿 4화 :
https://m.inven.co.kr/board/lineagem/5019/701572?iskin=lineagem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2025년 11월 24일,

창밖에는 느닷없이 천둥번개와 함께 비가 내리고 있다. 


퇴근 후 지친 몸을 이끌고 들어선 투룸방,

하루 왠종일 썰렁한 이 어두움을 견뎌냈을 고양이 두 마리가 남자를 반긴다. 


오늘도 수고한 자신을 스스로 쓰다듬듯, 고양이 두 마리를 한참 쓰다듬어 준 뒤

남자는 소파에 털석 눕는다.


'하아..' 


하루 하루 멈추지 않고 발걸음을 내딛고 있지만 이 긴 터널의 끝이 보이질 않는다.


여느때 처럼 소파에 누워 담배를 꼬나문 채,

핸드폰으로 업X트 창을 열어 바라본다.


손실 -99%.... 원금 1억2천만원.. 평가금 600만원...


"오늘도 살아날 기미는 보이지가 않네.."


'그 때 그 일만 아니었다면... 좀 더 나은 삶을 살고 있으려나..'


무거운 몸을 일으켜세운 남자는 옷을 대충 벗어던지고는 

뜨거운 물로 피로를 진정시킨다. 


씻고 난 뒤, 투룸이라서 딱히 서재라고 부를 것도 없지만,

서재의 모양새는 갖춘 쪽방에 있는 컴퓨터를 켜고 리니지M을 켠다.


'혈맹원 청룡종님이 접속하셨습니다.' (PM 19:15) 


- 청룡성 (장 상사) : "유종이 어서와!! 이 쌔끼 전역하더니 빠져가지고 빨리와 아지트~!!"

- 청룡윤모 (구윤모) : "반장님, 어서옵쇼~~ ㅎㅎㅎ"

- 청룡민식 (현역병) : "충성! 선배님 오늘도 수고하셨슴다!!"

- 청룡종 : "내가 왜 니 선배야 임마 ㅋㅋㅋㅋ 개빠져가지고 이거 ㅋㅋ 행보관님~ 갑니다~~"

- 청룡종표 (왕 중사, 이제는 왕 상사다.) : "홍 중사!! 어서와 ㅎㅎ"

- 청룡훈 (민간인) : "형님 빨리와요 밀려요 지금 ㅎㅎ" 


서재의 벽에는 

'만약 지옥길을 걷고 있다면, 계속 해서 전진하라!"는 영화 내부자들의 대사가 적혀 있다.


최근 몇년은.. 지옥이라 여겨질만큼 고단한 예비역 홍 중사의 하루하루였다. 아니. 과거형이 아니지. 그런 나날들이다.


이 힘겨운 나날들 속에서 나를 진정으로 반가이 맞아주는 이들..

나의 안식처는.. 이들, 


수년간의 풍파를 거쳐가며 이제는 어엿한 거대라인으로 자리잡은 청룡팀이었다. 


지난 6년여 동안, 별의별 일이 다 있었다. 


군바리 집합소라 소문난 안타라스02의 노빠꾸혈이었고, 

고작 100~200만원짜리 계정의 전력, 인원도 한 자리수였기에...


숱하디 숱한 침공을 받았고,

(지금은 다 설명할 수 없으나...

정말 상상도 못할만큼 다양한 집단으로부터, 

처절하리만치 빈번하게 침공을 당해왔다.)


그런 침공 속에서도 

행보관 장 상사의 절규에 가까운 지휘와 일사분란한 병사들의 수명자세로 

꾸역꾸역 서버와 혈맹을 지켜온 노빠꾸혈이 새삼 대견스러웠다. 


6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18사단 내에는 장 상사에 의해 현역병들이 10명가량 명맥을 이어오며

19시부터 00시까지 접속하고 있었고,


전역자들 중 사회초년생인데도 캐릭을 떠와서 복귀한 예비역 혈원들도 30명이 훌쩍 넘었다. 


거기에 더해 6년이란 시간 동안 외세의 침략을 막아내며,

비록 18사단 출신이 아니더라도 특별한 자격을 갖추었거나 지인의 추천을 통해 가입을 받은 민간인 혈원이 50명이 넘어, 


현재 청룡팀은 거의 100명에 육박하는 전력을 보유하고 있었고,


이 100명도 순수히 현재 수동접속을 하는 인원수이지, 

청룡팀을 거쳐간 유저만 500명이 넘었기에 복귀하여 충원되고 빠지는 혈원 수는 매달 20~30명 범위로 움직이고 있었다. 


현재 청룡팀은 본거지였던 안타라스 월드와 진기르타스 월드를 장악 중이며,

장 상사를 비롯한 주요 원년 멤버는 진기르타스03 서버에 머물고 있었다. 


이제 곧 38살을 맞는 89년생 예비역 홍 중사(본명 : 홍유종)는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불명예 강제전역을 당했고, 


현재는 커피원두 무역을 영위하는 중소 무역오파상에서 대리 직급으로 일하며 고양이 2마리와 지내고 있다. 


- 홍 중사 : '그 때 그 일만 아니었더라면... 그 때 그 일만 아니었더라면....'


스스로 자책할 일은 없겠지만..


혈원들과 6번에 박스를 친 자신의 캐릭터와, 혈창에 올라오는 현역병들과 선배들 간 장난섞인, 화기애애한 대화를 바라보며 

홍 중사는 엹은 미소를 머금은 채.. 

그러나 한편으로는 멈출 수 없이.. 세상이 무너질 것 같던 그 날의 기억이 스침을 어찌할 도리가 없다.


군생활을 7년했으나, 아무것도 남지 않았고, 


전역 직전인 '21년 여름, 인생 한 방이라며 모든 여신을 끌어다가 모 알트코인에 투자하는 바람에

빚만 1억 2천만원.. 그 빚은 -99%가 되어 손익 실현도 못한 업X트의 잔유물이 되어버린 현실이었다. 


남은 것은 오로지 자신의 보잘 것 없는 사신 캐릭터와 (형편이 좋지 못해 '24년초 이후 클체를 가지 못해서 현재 혈에서는 뻐꾸기 날리는 역할만 수행 중이다.)


오래 함께해온 청룡팀 혈원들 뿐이었다. 

그의 서재는,
오늘밤도
리니지M의 배경음악을 반주삼아
더 만져달라는 고양이들의 노랫소리가 듬성듬성 자리메운다.


(5화에 계속)

Lv25 칠보검

모바일 게시판 하단버튼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모바일 게시판 하단버튼

지금 뜨는 인벤

더보기+

모바일 게시판 리스트

모바일 게시판 하단버튼

글쓰기

모바일 게시판 페이징

최근 HOT한 콘텐츠

  • 린M
  • 게임
  • IT
  • 유머
  • 연예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