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같은 축제날, 제사를 지내고 계실 우리 안타까운 홐조쿠 분들… 저는 오늘 로아완 합니다.
작년 10월에 시작해 약 1년동안 하루 15시간 이상씩 꾸준히 한 로스트아크.
인벤은 그저 눈팅하거나, 키우는 직업 게시판에 가끔 댓글 다는 정도였는데… 이런 글을 제가 쓰게 될줄이야 껄껄...
돌아보면 좋은 추억도, 안 좋은 기억도 많았습니다. 1개월 차 모코코 시절, 그냥 카드나 모으러 가는 곳인가 보다하고 들어갔다가 쿠크세이튼 카드작 방에서 인생 들어볼 욕 다 들어보고, 경매에서 사과금 올리고 나왔던 일도 있었고 이그네아 20개, 모코코 100% 달성했던 벅찬 순간도 떠오르네요.
저보다 먼저 로아를 떠난 데조쿠 실친과 꾸렸던 공대, 모르는 사람들과 처음으로 디코를 하며 친해졌다가 감정문제로 공대가 터지고, 또다시 새로운 공대에서 가족 같은 분위기로 즐겁게 레이드 했던 날들. 금손모코코호소인님 유튜브 출연하기도하고, 졍밀사수 이슈로 숙코 박제 당해서 지인들에게 연락이 쏟아졌던 기억, 니나브 엘네아드에서 수다 떨고 합주하던 순간들. 지금 돌이켜보면, 이런 추억들이 제가 로스트아크를 붙잡고 있던 버팀목이었구나 싶습니다.
호크로서는 누구보다 고점을 위해 노력했고, 많은 투자를 해왔습니다. (고대 코어 먹으면 끼려고 젬도 다 갈아놨는데… 여전히 0개죠? 이번 주도 안 나오죠?ㅠ) 에스더 10강도 준비해두었지만, 마음의 격차는 좁힐 수가 없네요.
피면 0개에 치특캐의 불쾌감이 가득한 버스팅으로 버텨가며 랭킹을 유지하는 많은 홐랭커 분들… 정말 대단하십니다. 저는 피어싱에 완전히 적응해버려서, 이젠 버스팅으로는 도저히 돌아갈 수 없겠더군요.
에스더 파티를 꾸려 스런을 갔을 때, 나름 더퍼판에서 오래 굴렀고 실력에 큰 하자는 없다고 생각했지만 1관 끝나고 피해량을 보고는 차마 말을 꺼낼 수 없을 정도로 부끄러웠습니다. 그래서 오늘의 밸런스 패치를 누구보다 간절히 기다렸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번 패치를 보고 느낀 건… 실망을 넘어 이 직업의 미래가 없구나 하는 허탈감이었습니다. 버스팅 너프를 보면서 확신이 들더군요. 이 정도 애정을 들인 캐릭터의 미래가 없다면, 저에게 있어서 이 게임의 미래도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길 가다가 홐조쿠를 보면 반가워서 서로 ‘홐홐, 홐하~’ 하던 것도 엊그제 같은데 이렇게 로아완 치게 될 줄은 몰랐네요. 저는 이제 더 나은 현생을 향해 떠나지만, 제가 진심으로 애정했던 홐조쿠 분들은 언젠가 진짜 홐헌절을 맞아 높이 날아오르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