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로아가 이 지경이 된 이유

레이드를 클리어해도, 골드를 벌어도, 뭘 할 수 있는 게 없음.
유각 하나 사면 한 주 골드 그냥 다 쓰는 거고,
20개를 배워야 하는데, 그거 생각하면 그냥 답이 안 나옴.
즐겁지가 않음.

템렙 올리는 것도 골드 몇백만은 그냥 깨지는데,
막상 올려봤자 뭐가 변하나 싶음.

어차피 성장은 템레벨인데, 템렙이 멈춰있으면 다 멈춘 거임.

노가다라도 성장이라도 있으면 모르겠는데,
지금은 골드를 쓰지 않으면 성장 자체가 불가능함.

골드는 모아봤자 순삭되고

결국 레이드는 그냥 골드 공장 돌리는 거고,
클리어하고 나서 남는 건 템렙도 아니고, 성취감도 아니고,
그냥 피로감.

몇백만 골드가 있다고 해도, 유각 몇 장 읽으면 끝임.
템렙업엔 1도 안 썼는데도, 골드는 순식간에 날아감.
진짜 현타 옴.

여기까지가 지금 구조고,

근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골드를 쓰는 건 상관없음.
게임사 입장에서는 골드로 장사하고 과금 유도하는 거니까 오히려 좋을지도 모르지.

문제는 그게 아님.

결국 플레이 자체가 성장이랑 연결이 안 되어 있다는 거.

레이드를 돌아도 내 캐릭터가 강해졌다는 느낌이 없어.

그냥 골드 벌어다가 거래소 쇼핑하고, 강화하다 골드 다 날리고,
다시 노가다 가고, 이거 반복.

레이드 깨는 것도 숙련 쌓는 것도 다 의미가 없어짐.
그냥 골드 벌이하러 들어갔다가 나오는 느낌.
공장 돌아가는 기계와 하나된 기분임.

나는 이걸 고치려면 결국
레이드를 클리어하는 것 자체로 뭔가가 남아야 한다고 생각함.

예를 들면,

레이드를 10번 깨면 공격력 1%라도 올려주던가,
특별한 강화재료를 드랍해서 골드 없이 성장할 수 있는 루트를 만들어주던가. 

물론 지금도 비슷한 게 있긴 한데, 체감이 전혀 안 되는 수준이라 사실상 없는 거나 다름없음.
레이드를 직접 도는 경험이 캐릭터 성장으로 이어지게 해줘야 함.

골드로 사는 것도 좋다 이거야.

근데 레이드를 클리어했다는 행위에서
직접 뭔가 남아야 한다는 거.

지금처럼 골드는 썼는데 캐릭터는 그대로, 플레이는 했는데 남은 건 피로감...

이런 구조면, 아무리 좋은 레이드 패턴 만들어봐야 의미가 없음.

그리고 결국 이런 구조다 보니까,
게임 접속하기도 전에 피로감이 느껴짐.

오늘 게임에 들어가서 경험치 몇 프로 올려야지!
어떤 장비를 파밍해야지!
이런 기대감이 아니라

6캐릭 레이드 다 돌면 골드 얼마 모이나?
그걸로 겨우 뭘 하나라도 살 수 있을까?
이 계산부터 끝나 있는 상태임.

게임 켜기도 전에 결과가 다 보이니까,
뭘 해도 재미가 없는 거임.
플레이를 하기도 전에 질려버리는 거지.

결국 골드로만 성장하는 구조를 고쳐야 함.
레이드를 돌면, 그 자체로 캐릭터가 성장한다는 느낌을 줘야 함.
골드는 수단이어야 하고, 플레이가 목적이어야 함.

지금처럼 가면
레이드는 앞으로도 그냥 '골드 공장'일 뿐이고,
게임은 켜기도 전에 지쳐서 끄게 될 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