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학이 전투분석기 낸다고 했을 때 나는 이 부분이 가장 궁금했음.
"얘네가 개인 DPS를 보여줄까? 숨길까?"
해당 글에서 소개한 loatier라는 사이트의 예시를 다시 한 번 설명하자면,
개략적인 로직만 설명하자면,
- 유저가 레이드에 참여한 공대원들의 닉네임과 MVP 결과창을 업로드
- 스펙 정보를 기반으로 대략적인 딜지분 기대값을 계산
- 기대 딜지분과 MVP창에 표시된 딜 퍼센트를 비교
- Elo레이팅을 도입해서 기대값보다 잘 했는지, 못 했는지 점수 환산
물론 MVP창 딜러 딜지분이 가려지는 경우도 많고 주인장이 멘탈이 약했는지 비판 좀 받으니까 금방 닫아서 아쉬웠는데, 개인적으로는 로펙처럼 개인별 전투력 환산 시스템이 고도화됐던 것도 아닌 일리아칸/상아탑 엔컨 시절에 이런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실제로 구현까지 해냈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혁신적이었다고 생각함.
2.
위의 loatier는 정보 숨기기에 급급한 MVP창만 가지고 유저 로그딱지를 측정하려는 몸부림이었다고 볼 수 있을거임.
근데 전투분석기의 DPS 데이터를 통해 이제 레이팅을 아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길이 열렸음.
무엇보다도 특정 레이드에서 내가 DPS를 얼마나 뽑아내고 있는가 딱 보여준다는 것이 결정적임.
잠깐 한섭에서 미터기 풀렸던 시절의 명짤 하나 들고오자면,
이 때 트라이하며 미터기 써본 사람들은 다 알거임. 나로크/아브 클리어에 필요한 DPS는 진짜 진짜 최소값이 1억 정도였고 변수 감안해서 1.1~1.2억 정도 컷으로 잡아서 가지치기 하면 트라이/클경 시절에도 꽤나 클린하게 깰 수 있었음. 반대로 위 짤 알카처럼 0.8억대 DPS 찍으면서 아제나보다도 딜 못하는 인간들 제대로 쳐내지 못하면 모두가 고생했었고.
근데 전투분석기에서 드디어 실전 DPS를 보여준다네? 이러면 전투분석기 이후에 출시되는 레이드(익스카멘, 4막 및 종막)의 트라이나 클경팟에서는 구인할 때 "스펙"을 보여주는 로펙 점수 말고 DPS를 보는게 더 현명한 전략일 수 있음. 예를 들어서
"4막 2관문 트라이 DPS 2.5억 이상인 분만"
으로 방제를 적어서 딜러를 받았는데,
"이상하게 딜이 안 밀리네요?"
"전분 깝시다"
데이터 깠는데 2.5억 안 찍히는 놈 가지치기 하면 된다.
보통 트라이 단계에서는 통디 쓰거나 디코방 따로 팔테니까 캡처 올리기도 쉬울거고.
조금 더 나아가면 이걸 가지고 와우/파판 로그 찍듯이 점수화를 할수도 있음. 물론 warcraftlogs, fflogs처럼 전투분석기 데이터를 공유하는 외부 사이트가 필요하겠지만 이 사이트에 어느 정도의 데이터가 쌓인다면
"DPS 3.3억이라고요? 님은 3%네요"
"DPS 2.1억이라니 님은 87%입니다"
이런 식으로 "상위 몇퍼센트 딜러인가?"를 측정하고 딱지를 붙여줄 수 있음.
어느 정도 숙제화된 시점에선 로그 딱지를 쓰게 되면 사실 실전 레이드 들어가서 범인 검거할 필요도 없음.
"4막 하드 보딱 이상만" 이렇게 모집하고 나서 로그 사이트에서 검색만 해보면 해당 레이드에서 최소 1회 이상 상위 25% 이상의 DPS를 찍어본 클경자만 모아서 레이드를 출발할 수 있으니까.
3.
이게 로스트아크의 레이드 문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이건 아직 두고봐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함.
와우파판은 물론이고 미터기가 이미 보편화된 북미 로아에서도 레이드에서 DPS딸 치거나 프린세스메이커 워로드 데리고 DPS 주작하는 애들도 많음. DPS가 찍히고 로그 점수가 나온다고 해도 당장 로아 공팟이 클린해지고 갓겜이 되지는 않을거임.
근데 어쨌건 향상심이 있던 레이드 유저들에게는 분명 좋은 소식이라고 생각함.
솔직히 로스트아크 레이드 뭐 할게 없었잖아? 버스 돌리는게 아닌 이상 모든 레이드가 딜찍이라 스펙업 해도 체감도 안 되고, MVP창은 밑잔딜러1 서포터2 서포터3 카운터도르4 고정이라 밑잔 먹는거 아니면 내가 잘 쳤는지 못 쳤는지도 몰랐잖아?
"내가 얼마나 잘 치는지"
"내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내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최소한 3~4개월 정도는 카제로스와 함께 재밌게 갖고 놀 수 있을거고 이거 활용한 로그나 분석 사이트도 많이 나올거라 많이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