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전설단 당첨 기념(+노말간 지인한테 유물코어 비틱 3번 당함)으로 답답해서 쓰는 글임을 밝혀둔다.
1. 코어 획득
2025년 9월 9일 기준, 한 캐릭터 당 코어는 최대 일주일에 12개까지 획득할 수 있다.
4막에서 더보기 기준 4개, 종막에서 더보기 기준 68개. 난이도 차이에 따른 개수 차이? 그딴거 없다.
획득할 수 있는 코어의 등급 상한도 동일하다. 노말을 깨도 영웅~고대를 먹고, 하드를 깨도 전설~고대를 먹는다. 트
라이 시간이 수 배에서 수십 배씩도 차이나는 난이도 차이지만 아무튼 그렇다. 하다못해 종막 하드 2관문 클리어 보상에는 유물 랜덤 코어라도 넣어둘 법 했지만 역시 그런 것도 없다.
그렇다고 하드에서는 유물이 유의미하게 잘 나오고, 노말에서는 영웅 위주로 뜨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본인을 포함해서) 20전설단이라는 용어가 나올만큼, 4막 첫주부터 이번주 종막까지 다 하드로 깨도 전설밖에 못 먹은 사람들이 많다. 반면 노말이라고 유물 이상을 잘 먹느냐? 하면 그건 아니지만, 영웅~전설은 비슷하게 뜬다.
문제는 전설 이하 등급의 코어는 사실상 쓸모가 없다는 점이다. 스킬이 본격적으로 바뀌는 등급은 유물 코어부터기 때문에, 유물 코어를 먹지 못하면 사실상 노말이나 하드나 클리어 보상에 차이가 없는 셈이 되어버린다.
어쩌다 좋은 등급 코어를 먹었다고 해도 유효 코어가 아니면 전혀 무쓸모다. "다양한 플레이 감성"을 채워주시는 대재학답게 쓸모없는 스킬 강화 코어도 있어서, "유효 코어를 유물 등급 이상으로" 획득해야 한다.
물론 중복 코어도 나온다. 모바일 가챠겜같은 감성을 내면 안 되니까, 중복 코어를 먹었더라도 코어가 강화된다던가 별도로 보상을 더 준다던가 하는 것도 없다. 그냥 운 없는 네 잘못 ㅇㅇ
2. 천장 시스템
물론 게임사도 생각이 없는 건 아니라서 다행히도 천장 시스템을 도입해 뒀다. 코어를 획득하면 자동 지급되는 코어 정수를 200개 모으면 유물~고대 랜덤 코어 상자 1개를 교환할 수 있다!
?????
참으로 기묘하게도 천장도 운 좋은 놈이 먼저 닿는다! 일반적으로 '천장 시스템'은 운이 없는 유저를 챙겨주기 위한 안전장치 역할을 하는데… 대재학은 남다른 보법으로 천장을 발판으로 쓰신다! 덕분에 매주 4막, 종막 하드를 클리어해도 전설만 먹는 운 없는 사람이면 천장 한 번 치는데 5주가 걸리는 동안 같은 레이드, 혹은 심지어 더 쉬운 난이도를 깼더라도 유물~고대 먼저 먹은 사람은 정가 빨리 쳐서 다른 유물~고대 코어도 더 먼저 뽑고 스펙업을 하는 아름다운 사회가 완성된다.
하다못해 레이드 클리어 보상에 코어 정수를 넣어놓고, 노말과 하드에 코어 정수 지급 개수 차등을 두는 방법 등도 있었을텐데 그딴거 고려할 스마게가 아니다. 위에 얘기했던 중복 코어가 드랍돼도 추가 지급되는 코어 정수? 없다.
▶ 결과적으로 4막~종막의 노말/하드 난이도 및 트라이 시간 차이가 큼에도 불구하고 체감 보상의 차이는 거의 없을 뿐더러, 이를 보완해야 할 천장 시스템조차 뒤집혀 있는 기이한 획득 구조를 가지고 있다. 물론 시간이 오래 지나고 나면 어느 정도 평준화되겠지. 전재학 디렉터가 '장기적인 목표'로 생각하라고 말한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인 목표'로 접근하는 것과, '난이도 차이에 따른 체감 보상이 없거나, 오히려 역전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전혀 다른 얘기다. 종막처럼 흐름이 길고 어려운 레이드에서조차 4막 노말과 비슷한 보상이 드랍된다면 대체 무슨 도전욕구가 생기겠는가? 그걸 보완해야 할 천장 시스템조차 제 기능을 못 하는 시점에서 전재학 체제의 시스템 설계 능력에 대해 강한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다 (하긴 시즌3 들어올 때부터 그렇긴 했다).
+) 노말 난이도에도 유인될만한 보상을 넣어줘야 소위 하포자들이 노말을 간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어느 정도 공감하는 의견이다. 지난 라방들에서도 전재학 디렉터는 꾸준히 '난이도 세분화', '템렙은 되지만 하드 난이도에 부담을 느끼는 유저들이 노말로 플레이하도록 할 것' 등의 의견을 제시해 왔고, 그 필요성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 '노말 유저들도 어느 정도 보상감을 느끼고', '하드 유저들도 난이도 차이에 따른 보상감을 느끼도록' 패치를 했어야 했다.
[가안1] 노말에서는 영웅~유물 등급까지 드랍되게 하되, 전설 코어의 활성화 포인트를 10P/13P로 설정한다.
[가안2] (위에서도 언급했듯) 레이드 클리어 보상에 코어 정수를 고정으로 지급하고, 노말과 하드의 코어 정수 지급 개수에 차등을 둔다 (ex. 4막 노말 - 5개, 종막 노말 - 8개, 4막 하드 - 10개, 종막 하드 - 16개).
현재 아크 그리드 시스템은 "코어는 잘 먹기만 하면 그만"이라서, 노말 유저들이 전설~유물로 활성화를 해두고 하드로 올라와서 유물~고대 코어를 획득한 뒤 기존에 사용하던 젬을 그대로 사용하더라도 노말, 하드 구간 모두에서 보상감을 느낄 수 있다. 오히려 성장 체감을 느끼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아크 그리드가 로스트아크 1부의 마무리 시점에 나오는 중요 시스템인 만큼 레이드 난이도, 코어 활성화 등 여러 요인을 세심하게 고려해서 설계됐어야 했는데, 그 근간인 코어가 최초획득과 중복획득 문제, 천장 시스템, 이 글에서는 너무 길고 복잡해질까봐 다루지 않았지만 직업별 밸런스 등까지 거의 시스템 전체적으로 하자가 있어서 가히 시즌3 도입 당시를 보는 것 같다.
⭐ 3줄요약 ⭐
1. 코어 획득 설계 잘못됐음
2. 천장 시스템(코어 정수)도 잘못됐음
3. 얘네는 왜 맨날 시스템을 잘못 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