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흔해 빠진 충단 얘기입니다. 근데 충단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닙니다. 밸런스 얘기도 아닙니다.
아크 그리드 시스템이 출시하면서 슬슬 첫주부터 4막 하드를 다니고, 많이들 하시는 종막 하1노2 하면서 어느정도 코어 정수가 150~200개 가까이 모인 분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제 대략 1개월 정도 시간이 지났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1개월동안 단 한 번도 쓰지 않고 모으기만 한 코어 정수 200개를 모으자마자 바로 쓰실 자신이 있으십니까?
지금 아크 그리드를 신경쓰시는 분들이라면 이미 아크 그리드가 기존의 보석, 유각, 악세 등의 스펙업 수단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가성비를 보인다는 것을 온몸으로 체감하실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질서 코어는 혼돈 코어에 비해 더 높은 스펙업 효율을 보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러분은 아마도 코어 정수 200개를 모아서 가장 스펙업에 도움이 되는, 가장 최적이라고 평가받는 코어를 선택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여러분이 선택한 코어는 다음주에 몇% 너프 혹은 버프를 받을지 모릅니다.
심지어는 없던 내용이 생기거나 있던 내용이 없어져서 뽑은 시점과 완전히 다른 코어가 될지도 모릅니다.
좋은 쪽으로 변화한다면 다행이겠지만, 코어를 선택한 유저에게 안 좋은 쪽으로 변화한다면 안타깝게도 정수 200개를 날리셨습니다.
이제 다시 1개월동안 정수 200를 다시 모으셔야 하고, 뽑았던 코어는 언제 다시 패치 받고 괜찮아질지 모릅니다.
불행하게도 전재학 디렉터가 아크 그리드는 장기 스펙업 수단이라고 명시했기 때문에 코어는 골드를 주고 단기간에 살 수도 없습니다.
1개월이야 기다리면 그만이지만 아크 그리드를 괜찮게 받은 몇몇 직업들은 이미 좋은 코어를 정가로 뽑아서 높은 스펙업 효율로 전투력 뻥튀기 해서 파티에 더 쉽게 들어가고, 레이드를 더 쉽게 깰 것입니다.
답답하고 화가 날 수도 있지만, 여러분이 할 수 있는 건 리스크를 감수하고 코어를 뽑거나 뒤쳐지는 걸 감수하고 언제 이뤄질지 모르는 정상화 패치를 기다리며 버티는 것밖에 없습니다.
아니면 세 번째 선택지로 같은 골드 대비 전투력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크게 떨어지는 기존의 보석이나 유각 등이 있습니다.
물론 시스템이 출시된 직후 바로 적용하는 사람들은 앞서가는 만큼 리스크를 감당할 필요가 있겠습니다만, 최근 스마게의 패치나 소통 행태를 보아하니 어떤 의도나 근거를 가지고 패치하는지도 모를 뿐더러 그런 이상한 패치를 하고 난 이후에 어떠한 개선 방향성이나 후속 패치 일정도 알려주지 않고 침묵할 뿐입니다.
얼마 전까지 충단 인파의 '충격 억제' 코어는 심각하게 좋은 성능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심각하게 안 좋은 성능을 보이고 있으며, 좋았을 때 큰 자본과 시간을 들여 세팅한 사람들은 아무런 보상이나 후속 패치 없이 뽑아 놓은 코어를 못 쓰고 있습니다.
심각하게 좋은 성능을 보인 것이 커뮤니티에 드러나고 바로 다음주 패치에 그 큰 너프를 진행했기에 지금의 망가진 상태도 이번주 패치가 들어오면서 고쳐지리라 믿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패치 노트가 현실입니다.
지금 당장은 몇몇 직업에 국한된 얘기이더라도, 지금 당장은 아크 그리드에 한정된 문제일지라도 언제든지 새로운 시스템이 출시되면서 여러분의 직업은 여러분의 노력과 무관하게 스마게의 패치 딸깍 한 번에 상황이 아주 안 좋아질 수 있습니다.
어느 직업이 좋고 안 좋고 밸런스를 따지자는 게 아닙니다.
그저 스펙업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로스트아크라는 RPG에서 언제든지 여러분의 시간과 노력이 별로 중요하지 않아질 수 있다는 큰 문제를 알리기 위함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들 좋은 하루 되시고 하시는 모든 일에 행운이 따르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