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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도아가와 사과나무.txt

아이콘 엔트리아
댓글: 6 개
조회: 220
2025-09-29 17:08:26


도아가는 말하는 법을 몰랐다.
그저 그녀가 제일 좋아하는 사과 봉지를 들고 당신의 뒤를 천천히 따라 걷고 있었다.

그녀는 정말 정말 그 사과를 당신에게 다가가 건네주고 싶었다.

그러나 아가는 파티를 구하지못해 돈이 없었고,
그 사과봉지는 훔친 것이었다.

다리는 두들겨 맞아 절고 있었다.


당신이 버스에 오르려는 것을 보자 도아가는 쫒아가려 했지만
맞아서 절은 다리 때문에 그만 넘어지고 말았다.

사과들이 바닥에 쏟아졌다. 동시에 버스의 문이 닫혔다.

그녀는 점점 멀어져 가는 차를 바라봤다.
당신이 떠나는 것을 눈으로 배웅했다.

잠시 뒤 그녀는 바닥에 흩어진 사과들을 힘겹게 주워 담고 절뚝거리며 고속터미널을 떠났다.








몇 년 후 당신은 돌아왔다. 도아가를 만나고 싶었지만 그녀를 찾을 수 없었다.

이곳저곳을 찾아보다 마지막에는 그녀가 제일 좋아하던 굴다리 밑 작은 냇가에 도착했다.

그곳은 푸릇푸릇한  사과나무가 가득한 장소로 변해있었다.

사과를 하나 따서 맛을 보았다. 정말 달았다.

돌연 마음 한 켠에 무언가가 느껴져 고개를 돌려보니
굴다리 아래에 한 더미 나뭇잎이 쌓여있었다.

옆 벽면에는 한 사람이 도아가를 품에 안고 버스에 오르는 장면이 그려져 있었다.

작게 바람이 불었다. 쌓여 있던 나뭇잎들이 흩어져 뿌려졌다. 그곳에는 둥글게 몸을 웅크려 누워있는 작은 뼈가 있었다.


그리고 뼛조각 안쪽에는 사과처럼 보이는 썩어 문드러진 과일을 그 손에 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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