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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장문) 어제 더퍼스트를 클리어했다.

최고다디바쨩
댓글: 3 개
조회: 291
2025-10-31 11:40:31
카제로스 더 퍼스트

최근 2주동안 나에겐 이 이름은 악몽과도 같았다

더 퍼스트 난이도는 상당히 이질적으로 설계된 레이드였다.
다른 레이드와는 달리 진짜 도저히 못깰정도의 난이도로 설계된 기믹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30분에 가까운 트라이에서 단 한명의 작은 실수에도 리트가 나는 그런 레이드라고 생각했다.

계속해서 성취감을 쌓아가는 다른 레이드와는 달리
진짜 작은 실수에도 지금까지 쌓은 성취감이 전부 무너져내리는 각오를 해야하는 레이드였다.

카제로스 더 퍼스트는 모르둠처럼 연속으로 나오는 기믹도 없고, 공대원의 실수로 모두가 전멸하는 패턴(기믹 제외)도 거의 없다.

오로지 자신의 컨트롤에 의존하는 변명의 여지조차 남겨주지 않는 악랄한 레이드다.

이 레이드가 더 악랄한 점은 페이즈가 넘어갈 때마다 새로 숙련도를 쌓아야 하지만, 숙련도를 쌓기 어렵게 만들었다는 것이였다.
2-1을 며칠에 걸쳐서 클리어 하고 2-2 숙련도를 쌓아야 했지만, 2-2 트라이방을 가더라도 2-2를 보지 못하는 방이 대부분이다.

2주 전 '그래도 깨긴 깨야지' 라는 생각으로 트라이방을 들어갔을 때에는 깨고 싶다는 마음보단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강했다.

결과는 참담했다

하기 싫다는 마인드는 플레이하는 내 캐릭터에게 담겼는지 격돌실패, 사막저가 낙사 등등 말도 안되는 플레이를 계속 하였고
욕을 한바가지 먹고 3개의 방에서 추방당했다.

이런 레이드에서 더 화나는 것은 운이 좋아 클리어 직전까지 가더라도 클리어하지 못하면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간다는 점이다.

현타가 온 나는 한동안 난 일일숙제까지 유기한 채 로아를 접속하지 않았다.

사실 난 노력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왔다.
그것 보다는 노력하는 척하는 삶을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을 가는 척
운이 좋아서 대기업에 갔지만 내 노력인 척
현재 다니는 회사도 친구 소개로 들어갔지만 내가 잘해서 들어온 척을 했다.

이 망할 놈의 카제로스 더 퍼스트는 내 인생과 정 반대의 방식을 가진 레이드였다.

계속해서 트라이하고
실수한 것을 찾고 스스로 피드백하고
끊임없이 다시 도전해야 한다는 점에서 말이다.

몰론 나 혼자만 잘한다고 깰 수 있는 레이드는 결코 아니다.
하지만 그것 마저도 이 카제로스 더 퍼스트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어제 다시 이 게임을 켰고 다시 트라이를 하기 위해 심연속으로 들어갔다.

또 다시 같은 과정을 반복했고 또 같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게임을 했다.
하지만 하루에 한번 보기도 어려웠던 2-2를 2~3번 연속으로 보고
어느새 2-2를 가는 횟수가 못가는 횟수보다 많아지는 순간이 왔다.

몰론 그 뒤에는 더 괴랄한 카제로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말도 안되는 데미지의 짤패턴이나
절대 실수하면 안되는 기믹,
단 한순간도 놓치면 안되는 딜타임 등등
다시 리트가 나도 또 리트가 났다.

계속해서 트라이한지 약 6시간이 지난 시간에 나는 카제로스 더 퍼스트를 클리어할 수 있었다.

더 퍼스트를 클리어하고 난 내 마음은 짜릿함보다는 허무함이 컸다.
다시 트라이를 하겠다고 마음 먹은지 며칠이 지난 것도 아니고 단 6시간만의 트라이만에 클리어를 하고 말았으니 말이다.

며칠동안 트라이할 것 같던 더 퍼스트는 그렇게 허무하게 끝나버렸다.

이 레이드를 클리어 하고 나서 뭐가 바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거 하나는 확실하다.

나는 고작 6시간의 트라이가 무서워서 이 모든걸 포기한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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