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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박제가 되어버린 아이를 아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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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개
조회: 218
2025-11-03 14:58:52


박제가 되어버린 아이를 아시오?
푸른 뱀의 해가 떠오른 날 이래로 본 아이 중 가장 서글픈 색을 띄고 있었소.

처음 이 아이의 낯빛을 보았을 땐 이맛살을 찡그릴 수 밖에 없었소.
내뱉는 언어들은 안하무인에 날카로운 칼날을 머금은 듯한 독기가 서려 있고, 행동 하나하나, 말끝 하나하나가 조악하고 그 이음새가 헐겁기 그지없어 이 또한 만듦새가 좋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는 하나의 창에 지나지 않구나 하고 생각했소.

하지만 그 이음새가 퍽 헐거웠던 이유는 본디 자리해야 할 것이 자리하지 않고 있어야 할 것이 있지 않았던 탓에 생긴 불쾌한 위화감 같은 것이었다오.

마침내 그 본디 모습을 짐작할 수 있는 청사진이 내 두 눈에 보였을 땐 그저 경악하고, 분노하고, 신음하고, 저주할 수 밖에 없었소.

순수하게 추억하기 그지없는 욕망과 악의 속에 뒹굴디 뒹굴어 원래 모습조차 채 남지 않았던 그 모습에 조소와 비난을 던졌던 나의 얼굴이 떠올라 마치 형언하기 어렵기 그지없는 기어오는 자를 직접 목도한 것 같은 착각이 들기까지 하였소.

가장 어둡고 추악한 현실에서 한 줄기 빛을 따라 걸어 나가야 했던 아이는, 그렇게 썩은 내가 진동하는 날붙이들을 든 어른들에 의해 조각남을 당하게 되었다오.
거기에 그치지 않고 추하고 역겨운 모습으로 다시 꿰임당해 수많은 이들의 돌팔매와 손가락질을 당해야 했소.

이 가락을 듣고 있으니 나 또한 그 자리에 서서 돌을 던졌음을 떠올리게 되오.
이 또한 지나갈 일이 된은 알고 있소.
시간이 지나면 기억 속 창 너머로 잊게 될 일임은 알고 있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궁창을 들이키는 것보다도 몇십 갑절은 더 역겨운 일이었음은 변하지 않을 거요.
이 세계선의 아이는, 0에서 1로 나아갈 수 조차 없는, 팔다리가 잘리고 얼굴이 조각난 채 다시 기워지는 끔찍한 운명을 부여받았으니 말이오.

박제가 되어버린 아이를 아시오?
푸른 뱀의 해가 떠오른 날 이래로 본 아이 중 가장 서글픈 색을 띄고 있었소.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았던 사랑을 향해.
마지막으로 날아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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