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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응급실에서 일하다보면 그냥 여기저기서 욕먹는듯

라란
댓글: 7 개
조회: 203
2025-11-22 07:48:50
응급실 뺑뺑이 시킨다고.

사람들이 “응급실은 일단 받아서 살려놓고 다른 병원 보내면 되는 거 아니냐”라고 하는데, 이건 현장을 전혀 몰라서 하는 말임.

119만 환자 뺑뺑이 도는 게 아니라, 병원도 똑같이 전화 돌리며 전원할 병원을 찾아 뺑뺑이함. 구급대원 대신 의사가 전화기 들고 있는거지.

다른 병원으로 보내려면 그 병원도 환자 상태를 알고 받아야 하기 때문에 기본 피검사는 필수고, 시술이나 수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면 CT나 MRI 결과까지 요구하기도 함.
아무 정보 없이 보내면 “우리는 이 시술 못 하는데요?” 하고 또 다른 병원 찾아야 하니까.

문제는 피검사만 해도 결과 나오는데 1시간, MRI는 최소 30분 걸림.

근데 이렇게 시간걸려서 검사 다 하고도 치료를 못하니 상급병원 가라고 하면? 응급실 딸린 병원이라고 무조건 수술실, 내시경실, 투석실이 24시간 운영하는 거 아님, 중환자실이 없을 수 있고, 해당 과가 아예 존재조차 안할 수도 있음. 그래서 구급대원이 밀고 들어와서 환자 못주고 전화뺑뺑이 돌리는 것이기도 함. 해당 병원이 어디까지 환자를 볼 수 있는지 능력을 가늠하기 어려움.


그리고 병원에서 전화했다고, 상급병원이라고 무조건 다 받아주는 거 아님. “우린 못 받습니다” 하고 거절하면, 다시 상급병원 전원 전화 돌려야하고 그 사이에 환자 상태는 악화되고, 이송 중 사망하기도 하고… 그러면 결국 능력도 안되면서 환자를 받은 병원이 책임을 지는 것임.

실제로 전문과가 없는 병원에서 환자 받아 사망한 사건 때문에 10억 배상하라는 판결까지 난 적이 있음.
그러니 의사들은 그 과가 없으면 더더욱 못 받음. 안받음.
과가 있어도 병원이 돈 안 된다고 의사를 안 배치해 놓으면 “담당 의사 없어서 못 받습니다” 하고 끝임.

일하다 보면 응급실 욕하는 사람 진짜 많아서 그냥 하는 말임.
어쩔 수 없는 구조 때문에 사망하는 건 너무 안타깝고, 사실 이건 정치인들이 시스템을 안 고쳐서 생기는 문제인데 서로 엉뚱한 데다 욕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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