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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학폭 가해자에게 사과 받았는데 기분이 이상하다..

류세리
댓글: 92 개
조회: 10692
추천: 68
비공감: 2
2025-12-27 23:45:43
제목 그대로입니다
맞춤법이고 띄어쓰기고 그냥 눈감고 넘어가주세요 
우선 글 쓰는 재주가 없어서 되게 두서없이 쓸꺼라 미리 양해 바랍니다

오늘 사과받았습니다 그 가해자한테 
가해자 부모님 보는 앞에서 무릎꿇리고 사과받았습니다

전 학폭피해자에요
가해자는 유치원부터 알고 지내던 동갑내기 였구요.
유치원부터 초등학교까지 부모님 끼리도 되게 잘 지내던 그냥 친구였어요
제 기억이 맞으면 그 친구가 초등학교때 잠깐 해외로 나갔었어요 유학인지 뭔지는 잘 모르겠고 무튼간 그랬었어요
그리고 중학교 1학년때 다시 만났습니다
그떈 그냥 반가웠죠 오래 알고 지냈고 같이 놀고 집에서 자고 하던 그런 친구였으니까
그리고 첫날부터 전 지옥같은 학창생활이 시작되더라구요
원인도 이유도 모릅니다 그냥 만만했는지 아니면 작정을 한건지 
그냥 왕따를 당했어요 
반 애들 보는앞에서 망신당하고 맞는건 부지기수고 부모님 욕까지 들어야했고
돈도 뺏겼고 병신 취급당하고 
그냥 하루하루가 지옥이였어요

그리고 2학년 올라가면서 부터는 다른반이 되서 조금이라도 숨통이 트이겠구나 하고 안도했는데
그게 아니더라구요
이미 전 왕따고 내 말 들어주는 사람이나 친구는 단 한명도 없는 그런 왕따
똑같더라구요 1학년때랑 그냥 똑같았어요 
무시당하고 옆자리에 앉아있다는이유로 욕 먹어야되고
그렇게 또 1년이 지나서 3학년 올라가니까 그 친구랑 같은 반이더라구요

선명하게 기억납니다 3학년 미술실
그 당시에 어느지역인지는 기억안나지만 중학생인지 고등학생인지 한명이 학폭으로 자살을 했어요
그때부터 언론에서 학폭이 위험하다고 보도되고 학폭이 잘못된거다라고 목소리가 엄청나게 커질때
' 너 따위가 티비에 나왔는데 내가 못나오는게 말이 되냐 자살해라 나 티비좀 나오게 '
저 말이 나온 원인은 제가 초등학교 때 방송사 창작동요제 참가해서 우수상 받았었어요 사실상 참가상이긴한데 
그걸 어떻게 기억을 했는지 저런말을 하더라구요
그 당시에 선생님은 잠시 자리를 비우셨었고 반 모든 애들이 그 말을 듣고 웃더라구요
진짜 죽을까 싶었는데 어머니 아버지 생각하니까 차마 그러지도 못하겠더라구요
선생님한테 말해봐야 똑같겠지 쟤는 우등생이니까 외고 준비하는 애였으니까
난 평범한 반에서 중위권인 그런 애였으니까
어린마음인지 뭔지 잘은 기억 안나지만 그냥 그렇게 생각하면서 또 참았어요 어차피 고등학교가면 안볼수있으니까

근데 걔가 외고 떨어지고 제가 진학한 고등학교 근처로 가더라구요
그래도 문제될건 없다고 생각했어요
어차피 반에 들어갔을땐 다 처음보는 얼굴이였고 여기서라면 새출발 할수있다라고 생각했으니까

근데 그게 아니더라구요
누가 그래요 저한테
야 너 *** 아냐 라고
숨이 안쉬어지더라구요 차마 대답도 못하겠고 말도 못하겠고 그냥 그 이름 듣는순간부터 숨이 턱 하고 막혔어요
그게 시작이였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왕따의 시작
소문 되게 빨리 나더라구요 쟤가 걔다 라고 
그나마 다행인건 일진이라고 불리던 애들중에 지금도 연락하면서 항상 고마워하는 친구가 있는데 ㅇㅇㅇ이라고
그 친구가 커버를 쳐줘서 그나마 좀 버텼어요 얘 건들지말라고 착하기만한데 왜 그러냐고
항상 챙겨주고 지금도 고마워요 그친구한테는
이 글 볼진모르겠지만 고맙다 ㅅㅇ아

무튼간 또 그렇게 3년이 지나고 졸업하고 그냥 바로 군대로 갔어요 부사관으로
강해져서 언젠가 만나면 진짜 찢어죽이겠다는 그 생각하나만 하면서 운동해서 부사관으로 임관했어요
후보생때 자다가 학교다닐때 꿈꾸면 바로 잠에서 깨서 헉헉거리고 과호흡오고
참 힘들었습니다 훈육관님께 욕도 많이 먹고
물론 나중에 학폭을 당했었고 그 기억이 났었다 라고 나중에 임관후에 말씀드리니까 왜 그걸 미리 말 안했냐고 미안하다고
살아줘서 고맙다고 그 무섭던 훈육관님이 다독여주시더라구요
무튼간 또 그렇게 지금까지 살았어요
잊혀질줄알았거든요

24살인가 잊고산줄알았는데 그때 기억이 또 올라와요
그냥 선배들이랑 담배 태우면서 학교다닐때 얘기 들으니까 그때 생각이 또 나요
선배들은 얘 왜 이러냐고 툭툭 건드리고 왜그래 왜그래 괜찮아? 라고 하는데
차마 말을 못하겠더라구요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 사수랑 맥주마실때 술김에 그냥 다 얘기했습니다
말 안하면 진짜 속이 터질것같아서
그 무섭던 선배가 또 미안하다고 합니다 몰랐다고 난 그냥 니가 미친건줄알았다고 미안하다고
너무 억울해서 내가 왜 6년이란 시간을 지옥에서 살아야했는지 너무 답답하고 억울하고 울분이 치밀어올라서
제 딴엔 복수해야겠답시고 sns에 글을 계속 남겼어요 
사과하라고 이 글 보면 이새끼 인간관계도 박살나겠지 하고

오늘 연락이 오더라구요
얘기 한번만 들어줄수있냐고
연락이 올꺼라는 생각은 단 한번도 안해봤어요 카톡도 차단해놨을테고 그 친구가 제 번호를 가지고 있을리도 없으니까
그냥 걔 인간관계 망치고 인생 좆되면 좋겠다라는 생각에 그런거였거든요
얼굴 마주보면 무슨짓을 할지몰라서 안만나려고했는데
지금이 기회인가 싶어서 혹시 몰라서 녹음기까지 키고 나갔어요
그 친구가 혼자 안오고 누구 대리고 올까봐 일부러 아파트 단지 정문으로 오라그랬고 cctv 보이는곳까지 경비실 들어가서 확인하고 
그 자리에서 만났어요
근들갑이였는지 혼자 오더라구요 
그 와중에 걔 실루엣이 보이는데 심장이 쿵쾅거리고 미치는줄알았어요
미안하다 어린마음에 그냥 개그 욕심이 많아서 그랬다 만만한게 아니였다
제 귀에는 다 변명이고 위선뿐으로 들리고 화는 나고 숨은 안쉬어지고 
그래도 준비한 말은 해야했어서
네 아버지 어머니 모셔와라 난 니가 어떤인간인지 네 아버지 어머님이 꼭 아셨으면 좋겠다 라고 말하니까
이 친구가 말을 하는데 집안이 제 생각이랑 많이 다르더라구요
명문대 졸업했고 취업도 잘 되있을줄알았고 
근데 어머님은 아프시고 아버님이랑 이혼하고 누나랑도 안좋은 상황이고 
경ㅇ대 졸업했는데 취업은 뭐 어떻게 됬는진 모르겠지만 조그만 회사 다닌다고하고
거짓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제가 느끼기엔 거짓말은 아니더라구요
어찌되던 그건 제가 고려할게 아니라고 생각해서 오실수있는분 모셔와라 난 니 부모님이 내 자랑스러운 아들이 사실은 이런 개새끼였답니다
이런 사실을 아셔야된다 라고 말하니
군말없이 아버지를 부르더군요
기다리는동안 계속 미안하다고라고 면목이 없다고 계속 말하는거 일부러 대답도 안했습니다 
한 20분 정도 지났나 아버님이 오셨고
아버님 안녕하십니까 이런 말 들으시게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근데 전 꼭 말을 해야겠습니다 
아버님 제가 아버님 아들한테 학폭을 당했습니다
계속 살다가는 제가 홧병나서 못버틸것같아서 아드님 인생에 평생 오점이 되고 걸림돌이 되야겠어서
정말 죄송하지만 제 부모님 가슴에도 대못이 박혔으니 저도 아버님 가슴에 대못 박아야겠어서 
아버님 평생 죄인으로 사시는걸 보고싶어서 그래서 아버님을 모셨습니다 라고 말하고
제가 당했던 모든걸 말씀드렸어요

그 강직하시던 아버님 눈이 흔들리고 말이 떨리시고 하염없이 미안하다 자식을 내가 잘못키웠다라고 하시는데
통쾌할줄알았는데 아니더라구요
못할짓한것같고 이게 도대체 무슨 감정인지도 모르겠고 그 친구는 길거리에서 사람들 다 보는데 무릎꿇고 고개숙여서 사과하고있고
어차피 같은 동네니까 부모님 뵙고 꼭 사과하게 해달라는 아버님 말 딱 끊으면서
제 부모님 가슴에 박힌 대못 그 기억 많이 잊으셨을텐데 또 기억나게 해드리고싶지 않다라고 말씀드리고 그냥 뒤돌아서 왔어요
그 친구가 다급하게 오면서 딱 한마디만 더 하게 해달라는거 
그냥 가라고 더 얘기하고싶지않다고 앞으로 평생 연락도 얼굴보는일도 없었으면 좋겠다 라고 말하고
그렇게 뒤돌아서 오고 
인벤에 똥글 싸지릅니다
어디에라도 이 기분을 털어놓고 싶었어요
그냥 그렇다구요
그냥 그래요..ㅇㅇ..
제가 뭘 말하고싶은지도 모르겠네요 그냥 똥글 봤다 라고 생각해주세요 
어디에라도 털어놓고 싶었어요 고맙습니다 

Lv4 류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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