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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펌,장문)아버지가 집에 있는 게 무서운 어머니

아이콘 퍼리전공사원
댓글: 7 개
조회: 763
추천: 1
2026-04-14 10:11:25






아버지가 정년퇴직한 날, 어머니가 울었다.

기뻐서 우는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였다.

"왜 우는 거야?"

어머니가 아버지를 보았다.

"이 사람이 집에 있는 게, 무서워서"

아버지가 굳었다.

나도 굳었다.

"40년 동안, 아침에 배웅하고, 밤에 맞이하는 것뿐이었으니까."
"그게 오늘로 끝나."
"기쁘지 않아."

어머니가 고개를 저었다.

"기쁘긴 한데, 무서워"
"계속 둘이 있는 자신 없어."

아버지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긴 침묵이었다.

아버지가 일어섰다.

"나가자"

"어디에?"

"괜찮으니까 오라고."

어머니의 손을 잡아끌고, 나갔다.

두 사람이 돌아온 건, 3시간 후였다.

어머니의 얼굴이 달라져 있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보니, 어머니가 수줍어하면서 말했다.

"데이트 다녀왔어."

"데이트?"

"처음 사귀던 날 갔던 찻집이 아직 있더라고."

아버지가 부끄러운 듯 웃고 있었다.

"아빠가 데려갔어."

"기억하고 있었구나, 그가게."

"기억하고 있었어."

"왜 오늘 거기에?"

아버지가 조금 뜸을 들였다.

"오늘부터 다시, 사귀자고 생각해서"

어머니가 고개를 숙였다.

또 울고 있었다.

"왜 울어."

"40년이 지나서, 그런 말을 들을 줄은 몰랐으니까."

아버지가 쑥스러운 얼굴을 했다.

"정년퇴직하면 말하려고 했어"

"40년 동안 계속."
"계속."

40년 동안, 아침에 배웅하고 밤에 맞아주기만 했다고 생각했던 어머니에게, 아버지는 40년 동안, 정년퇴직하면 말하자고 생각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그날 밤, 아버지와 어머니가 나란히 앉아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항상보다 조금만, 더가까웠다.

다시 사귀기 시작한 두 사람이, 또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

40년이 걸린 데이트의 이어짐이, 드디어 시작된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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