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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장문) 어제 업뎃에 스토리 관련 없어서 올리는 웹소설..

라이커크
댓글: 3 개
조회: 114
2026-05-07 10:34:32


세상엔 서로 다른 우주가 존재한다.

그중엔 유난히 고요한 세계가 있었다.

낮과 밤이 동시에 떠 있는 기이한 하늘 아래,
은하수는 흐르듯 빛났고,

진주처럼 하얀 대지는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아름답지만,
생명이 없는 세계.

별과 우주의 종착점.

공허(Void).

숨을 토했던 존재가
언젠가 죽음의 끝, 허무로 돌아간다면.

그들이 거닐던 별과 우주는
결국 공허로 끝난다.

세상의 끝에는 아무것도 없다.
빛도, 소리도, 생명도.

그저 적막만 가득한 곳.

그런데-

그 적막을 깨는 발소리가 울렸다.

착.

맨발이었다.
차가운 대지를 밟고 선 사내는 낡은 흑의를 걸치고 있었다.
어깨까지 내려온 긴 흑발이 바람 없이 흩날렸다.
허리춤에 매단 새하얀 검.

그것만이 그가 검을 드는 자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 점을 제외하면 명백한 ‘방랑자’의 형상.

방랑자가 멈춰 섰다.

저 멀리.
하늘을 가득 뒤덮은 거대한 검은 나무가 서 있었다.
잎은 하나도 없다.
하지만 가지마다 별처럼 빛나는 열매가 매달려 있었다.

마치 은하수를 그대로 걸어놓은 듯한 모습.
경외감을 불러일으킬 장엄한 광경.

그러나 방랑자의 눈에는 다른 것이 담겨 있었다.

바로 증오였다.

“찾았다.”

그가 낮게 읊조린 순간.

쩌저저적―!

허공이 찢어졌다.
갈라진 공간 틈 사이로 하얀 것들이 쏟아져 나왔다.

인간과 닮았으나 인간이 아니었다.
짐승을 닮았으나 생명이라 부를 수 없었다.

매끈하고 단단한 흰 피부.
관절은 기괴하게 뒤틀려 있고,
눈이라 부를 수 없는 구멍이 검게 열려 있었다.

이들은 공허의 주민이자,
멸망의 파편 [차원종].

세상 만물을 멸하는 재앙의 수족이었다.

차원종 군세는 말없이 사내를 에워쌌다.
지평선 끝까지 이어지는 군세.

수백만, 수천만, 수억….
도저히 셀 수 없는 천문학적인 수.

지평선 너머로 이어지는 군세.
더는 진입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침입자를 막기 위한 짙은 적의 존재들.

거대한 군세가 단 한 존재를 막기 위해
달려든다.

사방에서 앞뒤 할 것 없이 다가오는 차원종.
표적이 된 존재의 결말은 정해져 있을 것 같았지만.

정작 방랑자는 아무렇지 않았다.

그가 귀찮다는 듯 한숨처럼 중얼거렸다.

“비켜.”

그리고 검을 뽑았다.

스르릉.

그가 한 번 휘두르자,
군세가 물결처럼 좌우로 갈라졌다.

저항도, 비명도 없다.
흔적조차 남지 않는 완전한 소멸.

단 한 번의 휘두름으로 지형이 갈라지고,
하늘의 구름이 조각나며
검의 궤적 안에 있던 모든 것이 지워진다.

전열을 가다듬고 다시 몰려든 차원종.
그러나 결과는 같았다.

도저히 전투라 부를 수도 없는 장면.

그는 그저 걸었다.
다가오는 것들을 향해

두 번,
세 번.
조용히 검의 선을 그을 뿐,

그의 검이 지나간 자리마다 ‘세계’가 상처 입는다.

반복되는 궤적.
마침내 검날이 멈췄을 때,

그를 가로막는 것은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어느덧,
검은 나무의 그늘 아래에 선 방랑자.
사내는 고개를 들었다.

“드디어 닿았다.”

그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이로 말할 수 없는 여러 감정이 스쳤다.

검은 나무의 그늘 속에서
그간 희생해 온 과거의 기억들이 현재와 교차한다.

저것 때문에 얼마나 많은 이가 목숨을 잃었을까?
대체 얼마나 많은 피를 흘리게 했는가?
얼마나 많은 것을 희생했는가.

과거의 기억이 스쳤다.

학교.

“자, 모두 모레까지 숙제 전부 꼭 해 와라~”

친구.

“난 커서 플레이어가 될 거야. 괴물들을 무찔러서 영웅이 되겠어!”

“네가? 당장 옆집 고양이도 무서워하는 겁쟁이가 어떻게?”

“무서워한 적 없거든!”

“예, 예. 그렇겠죠.”

“진희 너!”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면 들리던 어머니의 목소리.

― “오늘은 어땠니.”

특별할 거 없는 흔한 평범한 삶.
고리타분해 보여도 난 그 평범함이 좋았다.

하지만 평범함은 한순간에 재가 되어 흩어졌다.

그날 밤,
모든 것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하늘이 갈라지고 하얀 괴물들이 쏟아졌고,
비명은 새벽까지 멈추지 않았다.

동이 틀 무렵.

죽은 자들의 정적 속에서 남은 건….
홀로 울부짖던 나뿐이었다.

그게 시작이었다.

잠깐의 회상. 그가 다시 눈을 떴다.

“정말 오래 걸렸어….”

잿더미 속에서 시작된 복수의 여정.
열망도, 야망도 없이,
고독을 삼키며 차가운 비탄의 길을 걸었다.

희생을 쌓고,
슬픔을 쌓고,
증오를 쌓았다.

그렇게 쌓고 쌓이던 부정의 역류.
영원에 가까운 시간.
그것만이 나를 지탱했다.

그 멈출 수 없던 길의 끝자락에
비로소 나는 도달한 것이다.

차원종의 근원,

‘검은 세계수’에…!

쿠구구구―!

대지가 흔들렸다.
하늘 위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이 내려왔다.

공간이 비틀리고,
빛이 왜곡되며,
은하수 사이에서 ‘그것’이 모습을 드러냈다.

텅 빈 인간의 형체와 비슷했으나,
‘그것’의 규모와 밀도는 전혀 달랐다.

방랑자는 내려오는 ‘그것’을 보았다.

그것은 모든 것을 멸하는 존재.
그것은 만물(萬物)을 파괴하는 파괴의 화신.
그것은 신이라 여겨지는 성좌들마저 겁에 질려 도망치게 만든,

죽음과 공포로 쌓은 공허의 권좌에 선

끝을 고하는 자.

절대자 성좌마저 멸하는 ‘그것’을 우리는 이렇게 불렀다.

“초월체!”

사내의 눈에는 증오가 담겨 있었다.
초월체의 눈에는 아무것도 담겨 있지 않았다.

많은 것이 담긴 그의 눈빛과는 다르게,
초월체의 눈엔 아무것도 담기지 않았다.
가치 없는 것을 보듯.

눈과 눈이 마주친다.

“아직도 그렇게 보는군.”

방랑자의 손이 검을 움켜쥐었다.
그의 발밑에서 바람이 일었다.

검은 폭풍이 소용돌이치며 하늘로 치솟는다.

“이번엔 다르다.”

그 시절의 나는
그 무엇도 지킬 수 없었고,
그 무엇도 이길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나는 끝까지 살아남았다. 그리고 여기까지 왔다.”

방랑자가 검을 겨눴다.

“나는 너를 벨 검은 바람 ‘무명’. 오만한 너희 재앙을 벌할 마지막 ‘대적자’다.”

.
.
.
.
.

쾅!

빛이 터지고 세계가 갈라진다.

쾅! 쾅! 쾅! 쿵! 쿵!

하늘에서 빛처럼 빠르게 움직이며 충돌하는 두 존재.
베고, 막고, 찌르고.
찰나의 순간에 수백 번의 충돌이 오간다.

칼의 잔상만이 허공에 남아,
찰나의 시간에
얼마나 많은 힘의 충돌이 있었는지 보여줄 뿐.

범접할 수 없는 두 존재가 충돌할 때마다

대기가 찢어지고
세계가 비명을 질렀다.
두 존재의 격돌만으로 하나의 세계가 끝을 고해 간다.

그리고 마침내.

푸른 빛이
하얀 섬광을 가르며 내려꽂혔다.

빛이 폭발하고, 천지가 통째로 삼켜진다.

섬광이 사라지자
재앙 하나가 추락하고,

하나의 절대자만이 하늘에 섰다.
바로 스스로를 검은 바람이라
칭하던 흑발의 검사.

무명이었다.

반면 추락한 것은 초월체 마누스였다.

무명은 떨어져 가는 마누스를 내려다봤다.
초월체가 보냈던 것과 같은 눈으로,
하찮다는 시선으로.

반으로 갈라진 초월체의 육신이 행성의 균열 속으로 추락한다.
만물을 내려다보던 멸망은 심연에 삼켜졌다.

그렇게 공허에서 완전히 사라진 차원종.
이제 남은 건 하나뿐이다.

무명은 내려다보며 말했다.

“이건 시작일 뿐이다. 멀티버스에 퍼진 너희 차원종 전부, 내 손으로 끝내주마.”

무명은 시선을 돌려 마지막 목적지를 보았다.

“검은 세계수.”

그의 시선이 닿자,

그러자,

쿠드득-!

검은 나무에서 균열이 일어났다.

쿠쿠쿠쿵-!

검은 세계수가 비명을 지른다.

“붕괴될 만한 데미지는 없었을 텐데?”

분명 초월체와의 싸움은 공허 전체에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물리 법칙을 위배해
우주까지 뻗은 거대한 거체가 붕괴될 수준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세계수는 붕괴되고 있다.

파아아앙-!

붕괴는 계속 가속됐다.
무너져 가는 세계수.
금이 간 거체의 틈 사이로
새하얀 빛이 뿜어져 나왔다.

지잉.
파스스스.

순수한 하얀 섬광의 빛.
빛 닿은 물체는 문자 그대로 소멸한다.

빛이 강해질수록
행성 전체가 울부짖고, 하늘·지상 할 것 없이 세상이 존재를 잃는다.

무너져 내리는 세계.
확실히 알겠다.
세계수의 의도를.

“함께 죽자는 건가.”

방랑자가 다시 검을 쥐었다.

“엄청난 모성애군. 좋아, 끝까지 간다.”

수호자를 잃은 검은 세계수는 최후의 발악으로 스스로를 희생해
적과 함께 자신을 소멸할 심산이다.

“공허가… ‘차원’ 그 자체가 무너진다.”

검은 나무는 알고 있었다.
초월체를 쓰러뜨린 존재를 단순한 힘으로 죽일 수 없다는 걸.

그래서 선택한 방법은 단 하나.
자멸.

아무리 강하더라도 현실축에 존재하는 순간,
공간의 법칙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렇기에 세계수는….
스스로를 무너뜨려 현실 자체를 붕괴시키려 했다.

바로 공멸이었다.

“좋아. 어디 한번 해보거라.”

방랑자는 검을 쥔 왼손을 뒤로 끌어당겼다.
새하얀 칼날이 허공을 가르며 낮게 기울고, 그의 오른손이 그 날 위에 조용히 얹혔다.

발도술의 자세였다.

“…나는 끝까지 살아남았다. 그리고 여기까지 왔다.”

그 순간,
무명의 검은 머리칼이 순식간에 백색으로 물들었다.
전신에서 은은한 푸른빛이 피어오른다.

파지지직—!

신성함마저 감도는 은푸른 광휘가 폭발하듯 번지며,
검은 세계수가 내뿜는 창백한 백광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소멸해 가는 세계 위로 두 빛이 서로를 할퀴며 스친다.

“재앙의 시작점이자, 증오의 원점이여.”

무명의 음성이 균열 난 공간을 가른다.

“이것이… 네가 만든 재앙을 끝내기 위해 내가 손에 넣은 힘이다.”

육신을 찢어발길 듯 휘몰아치는 거대한 에너지.
전신에 휘몰아치는 거대한 힘.
세상마저 삼켜버릴 힘을—

하나의 선으로 압축한다.

“이게… 내가 도달한 해답 중 하나다.”

재앙에 맞서기 위해
또 다른 재앙이 되어야만 했던,
세계를 지우는 힘.

하나의 종언을 검에 담아

벤다.

콰자자자자작—!!

푸른 섬광이 하얀 광휘를 베며 격돌한다.

두 빛의 충돌로 공간과 차원.
모든 게 붕괴된다.

빛과 빛에 맞물려 깨져가는 현실.

깨진 유리처럼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차원 속,
서로 충돌하는 거대한 두 빛무리가 붕괴하는 공허를 비췄다.



.
.
.



뜬금없는 웹소설 다음 부위는 
니나브의 세우라제 일격스커가 처리했으니 안심하라구.

그럼 난 간다. 









뜬금없이 뭔 소설인가 하실텐데.

쓴 이유

어제 업데이트


카다룸 에피이후 스토리 관련 업데이트가 없어서,
그냥 홧김에 소설올림.

누군가는 희생해야지..





그럼 이제 잊으세요.


Lv11 라이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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