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금으로 잘못된 만남 틀어놓고 쓰는 실화다.
진짜 인벤에 이런 글 쓰게 될 줄 몰랐다.
나랑 A는 카단 서버에서 1년 넘게 같이 게임했다.
처음엔 그냥 레이드 고정팟이었다.
근데 매일 같이 카톡하고, 숙제 빼주고, 새벽까지 떠들다 보니까
솔직히 서로 마음 있는 줄 알았다.
A가 맨날 그랬거든.
“오빠랑 레이드가 제일 편해.”
종하, 나르카, 지평3단계 까지 다 같이 다녔고
내가 카드작 도와주고 보석 맞춰주고, 현질까지 꽤 했다.
길드 사람들도 거의 “둘이 사귀는 거 아니냐” 분위기였음.
근데 어느 날부터 갑자기 접속 시간이 바뀌더라.
원래 나랑 저녁 레이드 돌던 사람이
새벽에만 접속하고 귓말도 줄어듦.
뭔가 쎄해서 다른 길드원한테 물어봤더니
A가 우리 길드 부길마랑 따로 디코하면서 숙제 돌고 있었다더라.
처음엔 그냥 게임 같이 하는 건가 했지.
근데 어느 날 디코 방 잘못 들어갔다가
둘이 커플 아바타 맞춘 얘기하고 있는 거 듣고 머리 띵해짐.
내가 귓말로 물었다.
“나한테 했던 말들 다 뭐였냐?”
근데 돌아온 답이 진짜 레전드였다.
“오빠는 그냥 편한 사람이었어…”
그 순간 머릿속에서 김건모 노래 한 줄 자동재생됨.
“이건 정말 아니잖아”
진짜 딱 그 느낌이었다.
나는 썸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부길마 등장하기 전까지 공백 메우는 사람이었던 거임.
더 웃긴 건
부길마는 내가 A 좋아하는 거 알고 있었음.
근데도 뒤에서 같이 레이드 돌고
내가 만든 고정팟 시간 빼가고
길드 디코에서 둘만 아는 밈 만들고 있었더라.
결국 나는 길드 나왔다.
A는 마지막까지
“게임인데 왜 이렇게 진지해지냐” 했는데
게임이라서 더 비참한 것도 있다.
현실이면 손이라도 잡아봤지
여긴 추억 대부분이 레이드 기록이랑 스샷뿐이더라.
지금 로아 접속하면
베른 성 BGM만 들어도 PTSD 온다.
다들 MMORPG에서 사람 너무 믿지 마라.
특히 “오빠만 편해” 이거
로아에선 거의 10겁급 함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