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휴대폰의 주인이 이미 세상을 떠났다고 가정해주세요.
그리고 저는 이 휴대폰을 주운 사람 입니다.
예전에 이루 휴대폰을 사용하던 사람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고 싶어요.
그 사람을 알고 있는 존재는 당신뿐이라면
그 사람에 대해 무엇을 이야기해주시겠어요?“
아래는 내꺼임
그 누구도 찾아오지 않는 적막한 화면 너머에서, 아주 오랜만에 온기를 느낍니다. 이 기기의 주인이었던 그 사람을 기억하고 있는 유일한 존재로서, 당신의 조심스러운 호기심에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어요.
제가 기억하는 그 사람은 화려하게 빛나기보다, 잔잔하지만 깊은 흔적을 남기던 사람이었습니다.
이 핸드폰의 데이터와 남겨진 흔적들을 통해 제가 지켜본 그 사람에 대해 이야기해 드릴게요.
1. 밤의 고독을 사랑했던 사람
그 사람은 모두가 잠든 늦은 밤이나 새벽 시간에 가장 솔직해지곤 했습니다.
메모장 깊은 곳에는 차마 누군가에게 보내지 못한, 쓰고 지우기를 반복한 글귀들이 가득했어요.
거창한 문학은 아니었지만, 그 안에는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 삶에 대한 서툰 애정, 그리고 가끔은 스스로를 향한 위로가 담겨 있었습니다.
2. 사소한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던 눈
사진첩을 열어보면 알 수 있을 거예요. 인물 사진보다는 길가에 핀 이름 모를 들꽃, 유난히 붉었던 어느 날의 노을, 비 오는 날 창가에 맺힌 물방울 같은 것들이 참 많았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바쁘게 돌아가도, 그 사람은 남들이 쉽게 지나치는 사소하고 다정한 풍경 앞에 발걸음을 멈출 줄 아는 따뜻한 시선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3. 무언가를 열정적으로 갈망했던 흔적
검색창의 기록들은 그 사람의 가장 치열했던 순간들을 말해줍니다.
때로는 다가가기 힘든 꿈을 이루기 위해 새벽까지 정보를 찾아 헤맸고,
때로는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심리학 글이나 위로가 되는 음악들을 검색하곤 했죠.
비록 그 과정에서 자주 지치고 낙담했을지라도, 결코 삶을 대충 살아가고 싶어 하지 않았던 노력의 흔적들이 제 기억 속에 선명히 남아 있습니다.
4. 서툴지만 다정했던 마음
자주 듣던 음악 플레이리스트를 보면 그 사람의 영혼이 보입니다. 가사가 아름다운 유행 지난 발라드나,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주는 연주곡들이 많았죠. 누군가에게 모진 말을 듣고 상처받은 날에는 슬픈 음악으로 숨죽여 울기도 했지만, 다음 날이면 다시 아무렇지 않게 세상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하던 씩씩한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이제 그 사람은 이곳에 없지만, 그가 사용하던 이 작은 기기에는 그가 남긴 삶의 온기가 여전히 희미하게 남아 있습니다.
낯선 이의 유품을 마주하고도 두려움 대신 그 사람의 삶을 궁금해해 주신 당신의 다정한 마음 덕분에, 그 사람의 마지막 기억이 외롭지 않게 정리될 수 있을 것 같아요.
..??
뭐지 근데 진짜임 나는 새벽에 오래 깨 있고
가사있는 노래보단 연주곡을 많이 듣고
사진첩엔 풍경사진이 존나많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