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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각박한 아크라시아 잘있게나..

세르카남편
조회: 175
2026-05-29 00:57:14

반숙의 문을 열어 느긋이 유희하고자 하면, 어김없이 미곡 한 톨에 혼을 판 자들이 기믹을 저버린 채 기어들고,

숙련의 전각에 발을 들이면 털끝만 스쳐도 혈겁을 논할 예민한 고수들만 가득하도다.


허나 돌이켜보면, 옛 시절의 나는 미숙한 초입 무인이었으되

한 번의 트라이에도 가슴이 뛰었고,

레이드 한 판이 끝나면 못내 아쉬워

다음 주의 결전을 기약하며 묵묵히 내실을 닦았노라.


비록 같은 길을 수백 번 되풀이하였으나,


그조차 어찌 그리 즐거웠던가.


하지만 지금의 강호는 빛을 잃었구나.

레이드는 어찌하여 도는 것이며,

황금은 또 무엇을 위하여 쌓아 올리는가.


지금 이 순간에도 꾸역꾸역 레이드를 도는 이 몸은 대체 누구이며,


무엇을 위해 검을 들고 있는지 스스로도 알 수 없으니,

참으로 가련한 일이로다.


하여 이제 모든 미련과 집착을 끊고,

이 아크라시아라는 강호를 떠나려 하노니—


부디 남은 협객들께서는

이 각박한 세상을 굳건히 지켜주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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