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형태의 대회이던간에, 참여하는 참여자는 정해진 규칙들 속에서 자신을 증명하고 팬들은 그에 대해서 공정한 결과를 믿고 응원하기 마련임
우리가 e스포츠라고 스포츠라는 이름을 붙인 건, 게임이 비록 특정한 기업이 만든 소유물이더라도 그 기업과 운영사가 공정이라는 약속이 지켜질 수 있도록 경기 환경을 마련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납득할 수 있는 판단을 내릴 거라는 믿음과 신뢰가 있기 때문임.
나는 그 신뢰가 e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기반이라고 생각해왔고, 실제로 내가 몸담았던 곳은, 그래도 나름대로 그 신뢰가 잘 지켜졌었고, 선수들의 워크에식 역시 게임에 대해서는 매우 훌륭했었다고 생각함.
아무리 이번 대회가 이벤트였다고 해도, 참가자들이 들인 시간과, 팬들이 보낸 응원의 무게까지 가벼워질 수는 없음. 팬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사람들이 잘 하기를 바라고, 참가자들은 그에 대해서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준비함.
이러한 친선, 친목 형태의 이벤트 경기이더라도, 결국 경기이고 스포츠의 일부이기 때문에 공정성은 당연히 지켜져야 함. 같이 웃고 즐기려면, 적어도 서로 같은 조건에서 경쟁하고 있다는 신뢰와 믿음이 있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임.
가장 마음아픈 부분은, 문제를 일으킨 참가자가 실제 프로 선수라는 점과, 문제를 제기한 참가자들이 오히려 조롱을 당하고, 공정함을 요구한 이들이 오히려 경기를 이어가지 못하게 된 점임. 한국 팀이 무엇이 부당하고 불편한지 거듭 설명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들과 팬들이 대회에 거는 기대가 얼마나 무너졌을지 상상조차 되지 않을 정도임.
물론 사실관계를 조사하는 것에 있어서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고, 여론만으로 의혹을 확정해서도 안 될 일임. 그렇지만, 조사하는 동안에도 운영사가 해야 할 일은 있기 마련임. 확인된 사실과 아직 확인 중인 사실, 그리고 팩트가 아닌 사항을 구분해서 알리고, 어떻게 하겠다는 방향성을 설명하며, 문제를 제기한 이들이 납득 가능하도록 소통하여야 함.
PUBG e스포츠에는 선수와 팬분들 뿐만이 아니라 제작진, 운영 인력, 구단, 스폰서 등 다양한 이들의 일이 직결되어 있음. 크래프톤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 성실하게 자신들의 자리에서 자기의 몫을 수행한 이들에게까지 피해가 가고, 균열이 일어나기 마련임. 특히, e스포츠에 대해서 진지하게 대하고 이를 아껴온 모든 이들에게는 이번 일이 정말 허탈하게 느껴질 것임.
부디 크래프톤은 앞으로의 조사에서 확인된 행위에 합당한 책임을 묻고, 판단근거와 명확한 재발 방지책을 밝혀주었으면 하는 바람임.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제보한 참가자들이 겪는, 모욕적인 언사로 인한 피해까지도 살펴주었으면 함.
어떠한 e스포츠 종목이던 무관하게, 공정성을 요구하는 일이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누구도 그것을 위해서 자신의 경기 참여를 포기하게 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