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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점심시간 있었던 일

아이콘 굼디
댓글: 4 개
조회: 173
2026-09-30 13:55:58


정오의 태양이 판교... 아니, 칼바람이 몰아치던 '오피스 디스트릭트'의 결계를 뚫고 내리쬐던 시각.
​오후 전투를 앞두고 허기진 영혼을 채운 탐험대, '기획1파트'가 귀환로에 올랐을 때였다.
​전선(Frontline)의 선봉에 서 있던 파트장, '카엘(가명)'의 발걸음이 돌연 우뚝 멈춰 섰다. 맹수의 기운을 감지한 야생의 본능이었을까. 그의 날카로운 시선이 뒷골목 허름한 상점 '구멍가게·델·마켓'의 가판대 한구석에 꽂혔다.
​그곳엔 영롱한 녹색 마력을 뿜어내는 금단의 과자, [두바이 쫀득 찰떡파이]가 진열되어 있었다.
​"이것은... 사막의 모래바람과 동방의 찰기가 결합된 전설의 성물(聖物)...!"
​카엘의 이성이 마력에 잠식당하는 데는 1초도 걸리지 않았다. 그는 홀린 듯 상점의 문을 박차고 들어섰다. 짤랑거리는 풍경 소리와 함께, 카운터 뒤편 어둠 속에서 자줏빛 앞치마를 두른 상점의 주인, 일명 '비밀의 마담 옥순'이 서서히 고개를 들었다.
​카엘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찰떡파이를 계산대에 올려놓은 바로 그 순간이었다.
​마담 옥순의 입꼬리가 기괴할 정도로 매끄럽게 호를 그렸다.
​"크크큭... 이걸 집어 들다니. 제법 눈썰미가 있는 여행자로군."
​서늘한 마력이 계산대 주변을 감쌌다. 카엘의 동공이 잘게 흔들렸다.
​"하지만 말이야... 그 정도 하급 아티팩트에 만족하고 떠나기엔, 자네의 그릇이 너무 아깝지 않나?"
​옥순은 턱을 치켜들며 목소리를 한 옥타브 낮췄다.
​"보통 풋내기 모험가들에겐 절대 보여주지 않는 물건인데 말이지... 큭큭. 자네에게는 '진짜'를 볼 자격이 있어 보이는군. ...볼 텐가?"
​카엘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이미 심리적 주도권은 마담에게 완벽히 넘어간 상태였다.
​"보... 보여주십시오."
​옥순은 낮게 읊조리며 굳게 닫혀 있던 뒤편의 철문, '암흑의 창고'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삐걱거리는 경첩 소리가 정적을 찢었다. 어둠 속으로 사라진 그녀의 기척. 심장 소리만이 오피스 타운의 시계 초침처럼 귓가를 때렸다.
​얼마나 흘렀을까.
​어둠을 가르고 돌아온 옥순의 두 손에는, 진열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던 찬란한 주황빛의 비전(祕傳)의 상자가 들려 있었다. 금빛 치즈 가루와 칠흑 같은 카카오의 마나가 소용돌이치는 궁극의 물건.
​그녀는 마치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젖히듯, 낮고 은밀한 목소리로 주문을 읊조렸다.
​"...혹시 '황치즈 초코칩쿠키'라고 들어는 보았나?"
​쿠구구궁—!
​카엘의 뇌리에 벼락이 내리꽂혔다. 단짠의 극의(極意)에 도달한 자만이 안다는 그 전설의 금기어! 저걸 거절한다면 그것은 모험가로서의 패배를 인정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정신을 차렸을 때, 카엘의 오른손엔 '두바이 찰떡파이'가, 왼손엔 마담의 밀수품 '황치즈 초코칩쿠키'가 쥐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의 영수증엔 전설의 대가가 잔인하게 각인되어 있었다.
​과연 그 전설의 쿠키는 탐험대의 마나를 회복시킬 절대 영약일 것인가, 아니면 노련한 비밀 상인의 완벽한 '악성 재고 털이 흑마법'에 당한 것뿐일까.
​오후 근무가 시작되는 탕비실의 공기가, 차갑게 얼어붙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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