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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엄마 새 차 뽑음

아이콘 노득구
댓글: 8 개
조회: 642
추천: 6
2026-10-03 20:31:04

최근에 마지막 차로 벤츠 E450 중고 사고 싶다고 하던 엄마가
오늘 갑자기 BMW 530i 신차 샀다고 문자가 왔더라.


별거 아닐 수도 있는데
나는 자식으로서 그냥 너무 뿌듯했음.


우리 엄마는 초등학교 졸업이 최종 학력임.

어릴 때 새엄마한테 엄청 괴롭힘을 당해서 집을 일찍 나왔다고 함.
한겨울에 밖에서 꽁꽁 언 걸레로 맞아서 이마였나 머리가 찢어진 적도 있었다고 하고,
전할머니 자식들이랑 본인 자식들을 엄청 차별하고 괴롭혀서 이모들도 다 일찍 집을 나왔다고 함.


그렇게 집을 나와서 살다가 나를 입양하셨음.

나도 중학생 때까지 내가 입양된 사실을 몰랐고,
성인이 된 뒤에도 엄마한테 내가 그 사실을 알고 있다는 말을 한참 동안 안 했음.

근데 사실 별로 충격적이지 않았음.

우리 엄마는 나한테 친엄마 이상의 최선을 다해서 키워주셨으니까.

웬만하면 내가 하고 싶은 건 다 하게 해주셨고,
아빠의 빈자리도 친부모의 궁금증도 느껴본 적 없을 정도로 잘 키워주셨음.

집 형편이 어려워서 고등학교 때쯤 용돈이라도 벌려고 알바를 하겠다고 했더니
무슨 알바냐고, 공부나 잘하라고 못 하게 하셨음.

본인이 학교를 더 못 다닌 게 평생 한으로 남아서
나만큼은 꼭 공부 계속하라고 하셨음.


그렇게 대학교 졸업하고 몇 년 전에 엄마랑 드라이브하다가 그냥 툭 물어봤음.

"엄마는 나 왜 입양했어?"

엄마가 한참 벙쪄서
"너 그걸 어떻게 알았어?" 하더라.

그냥 이래저래 알게 됐다고 했더니
나중에 내가 자식을 가질 때쯤 말해주려고 했다고 함.

그리고 그때 엄마한테 처음 제대로 들었음.

내가 100일쯤 됐을 때 나를 입양했고,
나 데리고 와서 사업을 하려고 했는데 잘 안 됐다고.

그러다 우울증이 와서 안 좋은 생각까지 했는데
'얘를 두고 내가 어떻게 죽지?' 싶었다고 함.

한 번 버려진 애를 어떻게 또 버리냐고.

주변에서는 그냥 버리라고 했는데
"애 하나 못 먹여 살리겠냐"고,
뭐든 팔아서라도 먹여 살리겠다고 했다고 함.

국가근로 같은 것도 하면서 낮이고 밤이고 일하고,
중간에 남자친구가 생겨서 결혼을 생각한 적도 있었는데
결혼하면 내가 눈치 볼까 봐 결국 결혼도 안 했다고 함.


그렇게 나 고3 때까지 남의 일 하면서 먹여 살리고,
내가 대학 들어가고 나서야 본인 사업을 시작하심.

코로나 때까지 사업체를 세 개까지 늘리셨고
지금은 슬슬 쉬려고 하나만 남겨놓고 다 정리하심.


6년 전 본가 내려갔다가 책상 위에 엄마 일기장이 있길래 읽어봤는데
눈물이 그냥 나더라.

어른들 다니는 학교 같은 데를 잠깐 다니셨던 모양인데
숙제로 일기 쓰는 게 있었나 봄.

그때 엄마가 어떤 마음으로 살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음.


그래서 오늘 BMW 샀다는 문자를 받고
차가 좋아서가 아니라 그냥 너무 기뻤음.

평생 자기 자신보다 나를 먼저 챙기던 사람이
이제는 자기 자신을 위해 이런 것도 살 수 있는 사람이 됐다는 게.


엄마가 고생해서 번 돈으로
엄마가 사고 싶은 차를 사고
엄마가 가고 싶은 데 가고
엄마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 수 있게 된 게 그게 그냥 너무 좋음.

주변에 이런 얘기 자랑할 사람도 없고 괜히 여기다 써봄.


그래서 엄마 새 차 축하선물 추천받음.

Lv65 노득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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