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된 글입니다. [내용보기]난 로이괜을 한다고 해도 크게 달라질 것 같지가 않음.
그 이유 중 하나가 전투분석기 때문이라고 생각함.
예전 로아에도 딜부족은 있었음.
8명 전부 살아도 광폭화를 보는 경우도 있었고, 딜이 부족해서 못 깨는 경우도 분명 있었음.
근데 그때와 지금은 결정적인 차이가 하나 있음.
그 딜부족의 원인이 나인지, 다른 공대원인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는 거임.
내가 딜을 못 넣었을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이 못 넣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
다음 트라이에서는 조금 더 잘하면 깰 수 있겠다는 기대.
어떻게 보면 착각일 수도 있음.
근데 난 그 착각이 게임을 계속하게 만드는 원동력 중 하나였다고 생각함.
지금은 다르지.
전분을 켜보면 내가 어느 정도 딜을 넣고 있는지, 다른 사람들과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그대로 드러남.
남들은 25억씩 넣는데 나는 15억을 넣고 있다?
그 순간 빨간약을 먹는 거임.
단순히 이번 트라이에서 못했다는 문제가 아님.
내가 생각했던 내 실력과 실제 실력의 차이를 확인하게 되는 거고, 그 차이를 극복할 수 있을지부터 고민하게 됨.
여기서 꺾이는 사람이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함.
이번 종익을 보면서도 비슷한 생각이 들었음.
영로티가 1초 남기고 클했음.
누군가는 그걸 보고 나도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지 모르겠음.
근데 난 반대였음.
저 정도 사람들이 저렇게까지 해서 겨우 1초 남기고 깨는구나.
그걸 보는 순간 오히려 도전할 마음이 사라졌음.
예전 같았으면 나도 한번 해볼까 싶었을 거임.
근데 지금은 전분이라는 명확한 데이터가 있고, 내가 어느 정도 딜을 넣을 수 있는지도 알고 있음.
그러니 저 사람들이 1초 남기고 깼다는 사실이 나한테는 도전 욕구가 아니라 현실적인 한계로 다가온 거임.
심지어 영로티는 폭전이 터져서 암수를 추가로 사용할 수 있었던 변수까지 있었음.
그걸 보고 내가 무슨 희망을 가지고 도전하겠음?
반대로 딜을 잘하는 사람도 마찬가지임.
예전에는 공대 전체가 딜부족을 겪었다면, 지금은 누가 딜부족의 원인인지 알 수 있음.
그러니 굳이 그 사람과 계속 트라이할 이유가 없어지는 거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의 한계를 확인하고 꺾이고, 잘하는 사람은 못하는 사람과 함께하기 싫어지는 구조.
난 이게 전분 도입 이후 로아에서 벌어진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함.
그리고 이미 도입한 전분을 이제 와서 철회할 수도 없을 거임.
설령 철회한다고 해도 이미 자신의 위치를 알아버린 유저들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그래서 로이괜에 큰 기대가 안 됨.
레이드 난도를 낮추고 성장 부담을 줄일 수는 있겠지.
근데 이미 바뀌어버린 유저들의 인식과 공대 문화를 되돌리는 건 전혀 다른 문제라고 생각함.
예전에는 딜부족이 나도 다음에는 깰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 있었는데, 지금은 딜부족이 나면 내가 왜 못 깨는지부터 확인하게 됨.
게임을 계속하게 만드는 건 결국 다음에는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라고 생각함.
난 전투분석기가 그 기대감을 꺾어버리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