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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현직 게임 업계 일개미 입장에서 보는 게임회사에 대한 몇 가지 오해

아이콘 춘풍
댓글: 109 개
조회: 6380
추천: 46
비공감: 5
2026-10-24 02:56:33
일단 현직 게임 기획자고 스마게는 다녀본 적 없음.

애초에 제가 스마게 직원이었으면 인벤에 굳이 이런 글 쓰지도 않았을 듯.

저도 제가 담당하는 게임 커뮤는 눈팅 존나 하는데 글은 안 씀 ㅋㅋ

그리고 스마게 실드 치려는 글 아님.

저도 겜회사 입사하기 전에는 게임하면서 '이 새끼들은 도대체 왜 이따구로 만들었지?' 싶은 게 한두 개가 아니었음.

근데 막상 입사해서 일해 보니까 겜회사가 생각보다 다 이런 식으로 돌아가더라.

1. 겜회사도 결국 회사임

인벤 보면 게임회사는 유저한테 재미를 제공하는 곳이니까 직원들도 사명감이나 열정을 가지고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애들이 종종 보임.

근데 님들이 알아야 할 게 '게임'회사가 아니라 게임'회사'라는 거임.

저도 게임 존나 좋아하고 내가 좋아하는 게임 직접 만들어 보고 싶어서 입사했음.

근데 막상 들어와 보니까 게임 자체에 별 관심 없는 사람도 존나 많더라.

게임 좋아한다고 해도 정작 자기가 만드는 게임은 안 하는 경우가 더 많고.

특히 대기업으로 갈수록 이런 사람들이 많아지는 느낌임.

그냥 높은 연봉, 좋은 복지, 자유로운 분위기 보고 들어온 평범한 직장인들도 많음.

그리고 이게 잘못된 것도 아님.

님들도 회사 다니면서 회사 제품 존나 사랑하고 사명감 가지고 일하는 건 아니잖아?

게임회사는 무슨 게임에 미친 씹덕들만 모여서 서로 열정 불태우면서 게임 만드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애들이 있는데 현실은 그냥 회사임.

2. QA는 님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발언권 존나 없음

보통 게임 개발하면 기획, 플머, 아트가 지지고 볶으면서 콘텐츠 만들고 마지막에 QA가 붙어서 검증함.

근데 문제는 QA를 동등한 개발 직군으로 안 보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거임.

그냥 하청이나 버그 찾아주는 사람 정도로 취급하는 경우도 있음.

예를 들어 기획 단계에서 일정 밀리고, 구현하면서 또 밀리고, 아트 붙이다가 사고 터졌다고 쳐 보자.

그럼 QA에 넘어갈 때쯤에는 이미 일정이 개박살 나 있는 경우가 있음.

이때 QA가 테스트하다가

'이거 이 상태로 나가면 좆되는데요?' 해도 돌아오는 대답이

'일단 일정 맞춰서 내고 나중에 고치죠.' 인 경우가 있다는 거임.

QA가 문제를 못 찾아서 그대로 나가는 게 아니라 문제 있는 거 뻔히 알면서도
일정 때문에 그냥 내보내는 경우가 있다는 거.

당연히 심각한 버그면 출시를 막거나 일정을 미뤄야겠지만, 현실은 일정이라는 게 그렇게 만만하지 않음.

그리고 QA가 문제를 발견했다고 무조건 수정되는 것도 아님.

최종적으로 수정할지, 그냥 출시할지는 QA 혼자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니까.

그러니까 게임에 버그 있다고 무조건 'QA 새끼들은 테스트도 안 함?' 하는 건 좀 억까에 가까움.

QA가 병신이라 못 찾은 게 아니라 찾아도 못 고치는 상황일 수 있다는 거임.

물론 나도 업뎃하고 버그터졌는데 QA검수 통과한거면 QA욕하긴함

3. QA도 똥직업은 안 키움

밸런스 개박살 난 직업 나오면 'QA 새끼들은 이 직업으로 코 파면서 클리어했나?'

이런 글이 보이는데 이것도 좀 착각하는 게 있음.

님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QA가 모든 직업을 다 키워서 엔드 콘텐츠까지 수십 번씩 돌려 보는 게 아님.

물론 FQA 뽑을 때 겜잘알이나 게임 잘하는 사람 선호하는 건 맞음.

근데 게임 잘하는 거랑 모든 직업을 잘하는 건 전혀 다른 얘기임.

페이커 데려다가 발로란트 QA 시킨다고 페이커가 발로란트 프로만큼 잘하겠음?

아무리 게임 잘하는 사람이어도 특정 게임이나 캐릭터에 대한 숙련도는 별개라는 거임.

애초에 QA를 수십, 수백 명씩 뽑는 것도 아니고 한 사람이 제대로 파고들 수 있는 캐릭터에도 한계가 있음.

내가 있던 프로젝트 기준으로는 한 사람이 주력으로 다루는 캐릭터가 많아야 2~3개 정도였음.

나머지 캐릭터는 테스트하거나 지표 참고해서 검증하는 경우가 많고.

근데 유저들은 QA가 모든 직업 만렙 찍고, 모든 세팅 맞추고, 온갖 파티 조합으로
수십 번씩 클리어해 봤을 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더라.

그걸 대체 무슨 인력과 시간으로 다 하겠음 ㅋㅋ 물론 그렇다고 밸런스 개판으로 내도 된다는 얘기는 아님.

밸런스 조지는 건 당연히 개발사가 욕 처먹어야 할 문제임.

근데 특정 직업이 구리다고 무조건 QA가 게임을 안 해 봤다거나 QA 실력이 병신이라고 단정하는 건 좀 다르다는 얘기임.

뭐 내가 이런 글 쓴다고 스마게 욕하지 말라는 건 아님.

게임이 재미없으면 재미없는 거고, 밸런스가 개판이면 개판인 거임.

유저 입장에서는 돈 내고 게임하는데 내부 사정까지 이해해 줄 이유도 없고.

나도 게임할 때는 개발사가 왜 이따구로 만들었는지 이해 안 되는 경우 존나 많음.

그냥 막상 안에 들어와서 일해 보니까 님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모든 개발자가 게임에 미쳐 있는 것도 아니고,
QA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모든 직업을 다 굴려 보는 것도 아니라는 거임.

걍 게임회사도 결국 사람들 모여서 일하는 평범한 회사라는 얘기임.

건너듣기로는 판교 택시기사 피셜 야근택시 제일 많이 타는게 스마게라는데

인겜도 힘들고 커뮤도 지랄나서 개힘들겠단 생각만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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