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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잠깐 내 얘기 좀 들어줄래 형들

Sine
댓글: 5 개
조회: 158
추천: 3
2024-11-19 18:22:48
요 일주일 사이에 정말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다.

1. 회사는 그만 두기 직전
2. 할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직전

정말 너무 힘들고 죽을 것 같았다.
회사 화장실에서 이틀 연속으로 토했어.

입사한지 얼마 안됐는데 우리 회사 업무가 템포가 많이 빠르고 실수했을 때 리스크도 심해서 압박감이 심해.
근데 난 긴장을 많이 하는 성격이라 이게 어떻게 되냐면

1. 긴장을 한다.
2. 시야가 좁아진다.
3. 실수를 한다.
4. 실수 때문에 더 긴장을 한다.
5. 반복.

이게 무한 반복이 됐어.
근데 우리 회사 사람들이 정말 좋은 사람들이 많다.
힘들어하는거 아니까 배려도 많이 해주고 도움도 많이 받고 그랬어.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나아지지가 않는다고 느끼니까

사람이 계속 위축되고 자신감이 없어지고 자괴감만 자꾸 들게 되더라고 하루에 업무 외 말을 열 마디를 채 안하게 됐어.

그러다가 도저히 못 견딜 것 같아서 회사에 그만두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만두면 이직도 아니고 퇴사에서 도망쳐나와서 재 취업하는거 어려운거 알잖아.
그런데 앞뒤를 잴 마음의 여유가 없더라. 정말 죽을 것 같아서 회사랑 협의해서 빠른 시일내에 그만 두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어. 그러고나서 도저히 내일(오늘) 업무를 못볼 것 같아서 휴무를 썼고.

근데 오늘 정말 너무 감사한 연락을 받았다.
기존의 시스템을 좀 바꿔서 팀 마다 개별적으로 나눠져서 하던 업무가 있는데 이걸 체계화하고 통합해서 한 사람이 맡게 바꿔보려고 하는데 내가 힘들어하는 부분을 생각했을 때 그만두지 말고 차라리 이걸 해볼 생각이 있냐고 제안을 해주시더라고. 회사 그만 두겠다고 이야기 한 사람한테.

들으면서 생각을 해보니까 나한테 있어서는 너무 감사한 제안인 것 같더라고
내가 힘들어 하는 부분은 템포가 많이 빠르고 실수의 리스크가 큰 부분 때문에 긴장을 계속 하게 되는게 너무 힘들었는데 이번에 제안 받은 업무는 업무의 양은 많을 것 같고 고민해야할 부분도 정말 많아보이고 내가 계획해서 보고해야하는 부분들도 있는 것 같고 기존에는 잘 모르던 팀이랑도 소통해야 할 부분도 있을 것 같고 그렇긴 한데 대신 실시간으로 업무를 보면서 가지게 되는 긴장감은 비교도 안되게 줄어들 것 같아. 그렇다면 나머지 부분은 내가 워라벨은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 편이니 시간을 두고 고민하면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이 된다.

들어온지 몇달 되지도 않은, 심지어 업무를 못하겠어서 나가겠다는 신입한테 이런 제안을 해주는데 정말 너무 감사하더라고....... 이런게 대기업의 품격인걸까...

오늘 1시간 전까지만 해도 너무 막막하고 진짜 너무 힘들었는데 다시 희망이 조금씩 보이는 것 같다.

이제 할아버지만 잘 보내드리면 어떻게든 해나갈 수 있을 것 같아.
아직은 싱싱미역 상태인데 다시 힘내봐야지

모든 직장인들 화이팅 했으면 좋겠어.


Lv1 S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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