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같은걸 드시는군요."
평소와는 다르게 나에게 말을 거는 바텐더.
무슨 일일까 궁금했지만 굳이 묻진 않는다.
"주문하신 락스 나왔습니다."
오늘도 탁한 푸른빛을 보이는 락스. 오늘은 길에서 뽀뽀를 갈기는 망할 커플들을 본 기억을 안주 삼아 한 잔 들이킨다.
"한가지 여쭈어봐도 괜찮겠습니까?"
바텐더가 다시 나에게 말을 걸었다. 무엇이 궁금한걸까, 역으로 그것이 궁금해졌다.
"예, 무엇입니까?"
"락스는 굉장히 도수도 높고 인기도 저조한데, 매일같이 그것을 마시는 이유가 무엇인가 해서요."
아, 그것이었구나.
"별거 없습니다. 매일같이 커플을 뵈보리기 때문이죠."
"그게 무슨...?"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고, 서로를 보며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니 자꾸만 우울해지거든요. 이거라도 마시지 않으면 미쳐버릴것 같아서요."
"허허..."
그래, 웃음이 나오겠지.
그렇게 다시 락스를 마시고 있었다.
그러자 내 눈 앞에 잔 하나가 더 나오는것이었다.
"전 아직 추가 주문을 하지 않았는데요?"
"서비스입니다. 달달한 맛이 나는 준벅입니다."
"갑자기 이걸 왜 저한테..."
"손님?"
"아... 예?"
갑자기 날 왜 부르는걸까. 이 서비스는 또 뭐고. 취기가 돌며 마리속이 혼란스러워졌다.
그리고
"행복과 사랑이란건 멀리 있는것이 아닙니다."
이건 또 무슨말일까
"그럼... 가까이에 있는건가요?"
"아니요, 존나 멀리있는ㄷ"
탕
참을수 없던 난 주머니속에 감춰뒀던 리볼버를 그의 미간에 조준했고, 그대로 쐈다.
이새끼 자세히보니 왼손 약지에 반지까지 있었네
이 기만자새끼 하하하......
한층 더 공허해진 마음을 이끌고 집으로 향한다
날이 춥다
손발도, 얼굴도 시렸지만, 옆구리가 가장 시려웠다.
겨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