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몬슬레이어] 장문) 데슬은 원래 분홍이다.

게시판을 보고 있으면, 많은 분들이 6차 데익과 임팩트의 색감에 대해 혹평을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너무 밝다', '왜 이렇게 분홍분홍하냐.' 같은 불만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 글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6차 마코와 기존 데슬의 스킬 이펙트들을 분석해보고, 적절한 개선 방향성을 제시할 것입니다.

꽤 많은 유저분들이 '데슬은 원래 검보라색 스킬이 컨셉인데, 6차 때부터 왜 없던 분홍색을 자꾸 집어넣느냐'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주장들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검보라색이 주컨셉인 것은 맞으나, 분홍색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분홍색은 사실 예전부터 데슬의 스킬에 녹아들어 있었습니다.

어웨이크닝에도 있고(영상으로 보시면 더 확실히 보입니다),

요르문간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분홍색은 오르트로스에서도, 심지어 하이퍼인 서버러스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5차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데슬의 거의 모든 스킬에는 분홍색이 들어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 분홍색이 들어간 5차들은 6차 마코처럼 분홍분홍하다며 혹평을 받았나요?

그렇지 않죠. 5차에 분홍색이 있다는 것조차 모르는 유저분들도 많습니다.

또한 요르문간드는 5차 중 분홍색이 가장 많이 포함된 스킬임에도 이 스킬을 보고 데슬에 입문한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호평을 받았습니다.

즉 분홍색의 존재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이런 분홍색 자체에 반감을 가지시는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전 개인적으로 검보라색 메인+분홍색 서브가 나워 같은 검보라 계열 직업들이나 카데나 같은 분홍색 계열 직업들과 구분되는 데슬 만의 색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왜 요르문간드 같은 5차는 분홍색이 있어도 어둡고 멋있어 보일까요?

왜 새로 받은 6차 마코들은 하나같이 분홍분홍하고, 밝아보일까요?

제가 생각하는 이유 중 첫 번째는 검보라색의 비중과 위치입니다. 

5차 스킬들은 분홍색이 첨가돼있어도 그 중앙엔 검보라색이 메인을 맡고, 스킬 지속시간동안 한 번도 분홍색이나 흰색에 주도권을 뺏기지 않습니다.

항상 중앙에선 검보라색 주체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그 주변을 흰색과 분홍색 효과들이 감초처럼 감싸줍니다.

그래서 우린 이 스킬들을 어둡다라고 느끼는 것입니다.

6차 마코를 볼까요?

네.. 완벽하게 밝은 색에 우위를 빼앗겼습니다.

아마 6차 마코들은 스킬이 터질 때 '번쩍'하는 효과로 강렬한 시각적 자극을 주고자 한 것 같습니다.

저런 강렬한 밝은 색은 우리 눈을 자극하긴 하나, 우리는 이 자극을 받아들일 때 '터지는 듯한' 느낌보다는 스킬들을 '밝다'는 느낌을 더 많이 받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분홍색(+흰색)의 형태입니다.

요르문간드를 보면, 분홍색은 '불꽃' 같은 이펙트에서 쓰입니다. 우린 이 이펙트를 보면서 분홍색 불꽃을 마치 지옥의 불길처럼 인식하고, 스킬과 데몬의 컨셉에 잘 부합한다고 느낍니다.

그럼 6차 임팩트는 어떨까요?

우선 뿔과 날개 등에 들어간 분홍색은 개인적으로 꽤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요르문간드의 속살(?)도 분홍색으로 표현됐듯, 이 정도는 나쁘지 않습니다.

문제는 뒤쪽의 분홍 방귀입니다. 요르문간드의 불꽃은 덩어리졌다.. 라고 해야 할까요? 정말로 '불꽃' 같습니다.

근데 직접 써보시거나 나무위키 등에 들어가서 보시면 알겠지만 저 방귀는 그냥 '분홍색 연기'입니다. 

데슬보다는 레헬른에나 어울릴 법한 효과이고, 요르문간드의 불꽃처럼 위협적이지도 않고, 오히려 향수 같단 느낌마저 듭니다. 왜 저기서 연기가 나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안 어울립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세번째 이유입니다.

5차 스킬들의 타격 이펙트는 밝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어두운 색이 많이 포함돼있습니다.

반면 6차들은 좀 밝죠. 데익은.. 그냥 수정이 필요하고, 임팩트는 밝긴 한데 5차도 좀 밝았어서 아쉬운 정도입니다.

근데 아쉬움에 그칠 수 있었던 이 타격 이펙트들은 우리가 6차가 밝아졌다 느끼는데 아주 큰 역할을 합니다.

보이시나요? 분명히 어웨이크닝에는 발톱으로 할퀴는 듯한, 나름 밝은 색 비중이 높은 타격이펙트가 생깁니다.

하지만 스킬 이펙트와 겹쳐질 때는 보이지 않아요. 

즉, 타격 이펙트가 스킬 이펙트보다 '뒤'에 있습니다. 

이건 오르트로스, 요르문간드 등 모든 5차가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 타격 이펙트가 다소 밝더라도 스킬 시전 중에는 검보라색 스킬에 가려지니 훨씬 덜 밝아보이죠.

또한 뒤에 타격 이펙트를 보더라도 우리는 본능적으로 시선이 스킬 이펙트에 가게 됩니다. 그게 더 앞에 있으니까요.

그럼 6차는요?

*데익은 1차 테섭 영상을 가져왔습니다만, 2차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얘네 타격 이펙트는 안 그래도 겁나 밝고 검보라색 계열은 없다시피 하는데, 둘 다 스킬 이펙트보다 '앞'에 위치해 그나마 어두운 스킬 이펙트 부분을 다 가려버리고, 우리의 초점을 스킬 이펙트가 아닌 타격 이펙트로 옮겨버립니다.

그러니 자세히 뜯어보면 검보라색 비중이 높음에도 밝은 색인 분홍색이 눈에 더 띄게 되고, 스킬이 전체적으로 밝다 느끼는 거죠.

이번 2차 데익도 제법 분홍색을 빼고 검보라색 위주로 색감을 바꿨는데도, 실제 몬스터를 때려보면 그냥 1차 테섭이랑 별 다를 바가 없다고 느껴집니다. 오히려 색감이 통일되지 않아 난잡한 느낌마저 들죠.

즉 제가 생각하는 이펙트 개선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번쩍'하는 효과를 없애주십시오. 강렬하게 터지는 듯한 효과는 굳이 밝은 색으로 번쩍이지 않더라도 다른 방법으로도 충분히 표현 가능합니다.

2. 분홍색을 '연기' 형태로 사용하지 말아주십시오. 전혀 위협적이지 않고 '향수' 같은 무해한 느낌이 듭니다.

3. 타격 이펙트를 스킬 이펙트보다 뒤로 배치해주시고 색을 좀 더 어둡게 해주십시오. 

솔직히 전 3번만 잘 해놔도 그럭저럭 보기 괜찮을 것 같습니다.

저는 디자인 같은 분야를 전공하지도 않았고, 미적 감각도 남들에 비하면 훨씬 떨어지는 편입니다. 

그럼에도 이펙트가 멋있다는 이유 하나만 보고 데슬을 시작한 만큼, 메이플의 디자이너분들이 부디 방향성을 제대로 잡고 현재 출시되는 스킬들의 이펙트와 향후 출시될 6차와 리마(제발)를 디자인해주길 바라는 마음에

부족하지만 한참 스킬들을 돌려보며 나름대로 분석한 내용을 올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