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마음에 들어하시는 것 같고 기대감에 부푼 와중에 초를 치는 것 같습니다만, 저는 이번 패치가 썩 기대되지 않습니다. 상당수 유저분들의 의견과 상이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뭇매를 맞을 각오하고 글을 올려봐요.
/ 서론
/ 불만사항
/ 예상되는 문제 상황
/ 제안드리는 절충안
- 절충안 수용시 기대효과
/서론
다들 아시다시피 일리움은 이번 패치에 준리마스터급의 구조 개편이 있었습니다. 크리스탈 타격으로 이루어졌던 게이지 충전이 시간에 따른 자동 충전으로 바뀌었고, 글로리윙 데미지가 크게 줄어든 대신 가동률이 50% 이상에 달하게 되었죠. 그 외 게이트 버프가 끝나기 전에 주기적인 갱신이 가능하게 바뀌는 등, 많은 개선이 있었습니다.
일리움은 본래 뛰어난 유틸을 기반으로 쉬지않고 자벨린과 오브를 연계하며 게이지를 쌓고, 변신 시 타 캐릭터들은 상상도 못할 말도 안되는 딜각에서 딜을 욱여넣을 수 있는 전형적인 유틸리티 기반 캐릭터입니다. 동시에 죽어서 30초를 버티지도 못하고, 생존에 집중할 경우 제 성능은 커녕 극딜도 제 시기에 맞추지 못하는 다소 불편한 게이지라는 족쇄를 뛰어난 생존력과 딜각으로 치환하는 게이지 캐릭터이기도 하죠.
물론 제가 지금 논하고자 하는 것은 캐릭터의 정체성이나 컨셉같은 것이 아닙니다. 최근 창섭사단에서는 밸런스 패치에 있어 리스크나 난이도를 감수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에 대한 리턴값을 쥐어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와헌, 플위와 같이 그 리턴을 제대로 받지 못한 직업들이 구설수에 오르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런 경우가 밸런스 패치 지표의 신빙성을 의심하는 사례로 구설수에 올랐다>는 것 만으로도 이들은 예외적인 경우에 속하며 딜링 메커니즘이 복잡하거나 생존의 난이도가 높을 경우 이를 Dps 혹은 유틸리티로서 보상하려는 경향성은 확실함을 알 수 있습니다.
/ 불만사항
서론이 길었네요. 제가 불만인 부분은 짧게 요약하자면 무분별한 난이도 완화입니다.
1. 자오자오 연계
2. 게이지 자동충전
3. 너무 높은 글로리윙 가동률
1. 자오자오 연계는 그저 키 두 가지를 연타할 뿐이지만, 현재 대부분의 직업들이 차용하고 있는 "주력기 꾸욱" 방식과는 차별화됩니다.
대표적 연계 캐릭터로 꼽히고 있는 스트라이커와 일리움의 딜링 매커니즘이 매우 흡사한 이유인데, 두 가지 주력기를 연계하여 후딜을 감소 시키고(벽섬-자오자오), 짧쿨 딜링기를 쿨마다 집어넣으며(교아탄-룽기누스), 그런 연계에도 긴 편에 속하는 후딜을 노쿨 캔슬기로 캔슬하는 회피기동 플레이(파도, 텔레포트)는 일리움이 적어도 스트라이커에 준하는 딜링 매커니즘적 리턴을 받아갈 자격이 있음을 시사합니다. (물론 스트라이커는 극딜때도 이러한 매커니즘을 적용받으므로 전체적인 딜링 구조에서 일리움이 좀 더 낮은 리턴을 가져가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이것을 스트라이커는 최상위권 dps와 준수한 유틸로, 일리움은 상대적으로 낮은 dps 대신 압도적인 유틸로 받았죠.(텔-돌진기 차이, 변신 중 준무적 수준의 딜각, 유일한 10초 무적 파티유틸 등)
그런데 이제는 이러한 연계가 불필요해져 오브를 아예 키셋팅에서 빼버려도 무방한 수준이 되었습니다. 당연히 일리움의 딜사이클은 주력기 꾸욱-쿨 돌면 룽기 수준이 되었고, 이는 일리움 평딜의 거의 유일한 리스크였던 연계 후딜마저 감당할 필요가 없어짐에 따라 "주력기 꾸욱 캐릭터"들과 동등한 수준의 딜링 방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키 두개 딸깍 연타가 뭐 그리 대단한 컨트롤이냐고 하실 수 있지만 전술했던 후딜을 감수해야 하기도 하고, 밸런스가 상대적인 개념인 이상 주력기 하나 꾸욱 누르다가 짧쿨딜링기 몇번 누르는 직업이 과반수를 차지하는 메이플에서는 상당수의 많은 직업보다 높은 리턴을 받아갈 수 있는 요소임에는 분명합니다.
2. 타격형 게이지 방식은 피지컬이 거의 필요하지 않은 일리움에게 운용적인 난이도를 부여하는 요소였습니다. 일리움의 일반적인 딜 사이클은 3변신을 기반으로 하고, 패스트 차지를 제외한 게이지를 타격으로 채워야 하기에 [글로리윙 발동 시간 60초를 제외한 110초 내 게이지 300=자오연계 100번] 이라는 자체적인 타임어택을 요구하는 시스템이었죠.
자벨린 마코 출시에 따라 그 난이도가 크게 낮아졌을 뿐 윌의 거울, 칼로스 간섭작, 세렌 권능과 같이 보스 기믹 수행 중에도 생존에 급급해 게이지 쌓기는 뒷전인 유저와 여유롭게 기믹을 파훼하며 자오자오연계-텔포로 위치선정까지 가능한 숙련된 유저를 가르는 기준도 되었고, 보스 숙련도가 부족하여 평딜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타임어택에 실패할 경우 [20초 준무적 딜타임 + 변신 자벨린과의 딜차이, 윙비트 횟수차이로 인한 상당한 딜손실]이라는 패널티를 떠안아야 하는 나름 리스크와 리턴이 확실한 운영 난이도였습니다.
자오자오 연계 자체는 피로감과 후딜을 제외하면 난이도 있는 연계가 아님에도, 일리움 유저들 사이에서는 "2변신단","3변신단"이라는 용어도 한 두번씩 언급되고 있고, 난이도가 높은 보스일수록 2변신단이 많아질 만큼 분별력도 충분했구요.
그러나 시간에 따른 자동 충전으로 게이지 획득 방식이 변화함에 따라 사실상 게이지의 삭제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운영 난이도 역시 유명무실해진 것이 사실입니다.
3. 일리움은 영웅 직업군, 엔젤릭 버스터, 윈드브레이커와 함께 몇 안되는 리스크테이커링이 통계에 잡히는 직업입니다. 10초 자유무적이라는 사기적인 유틸도 있지만, 20초 무한 체공 스킬 글로리윙도 그 지분이 적지 않겠죠. 계속해서 글로리윙이 준무적 수준의 유틸이라고 언급해왔는데, 가동시간동안 공격이 이동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그 기동력 또한 압도적인 수준이라 마음만 먹으면 20초 동안 대부분의 보스에게 한 대도 맞지 않는 플레이가 가능한 수준이라는 것을 대부분의 일리움 유저분들이 동의하실 것입니다.
그런데 이 글로리윙의 가동률이 이번 패치로 1분 50초에 3번, 즉 전체 레이드 타임의 50%를 초과하는 가동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프라이멀 프로텍션의 쿨타임은 60초 줄어들었으며, 에테리얼폼 역시 완전 무적기로 변경되어 일리움은 아이온을 포함하여 무적기만 4개를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창출되는 딜각을 생각하면, 텔쓰는 미하일이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을 수준으로 압도적인 유틸과 그에 대비되는 저조한 난이도를 가진 직업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입니다.
/ 예상되는 문제 상황
말씀드렸다시피 창섭사단에서는 캐릭터의 플레이 난이도, 리스크에 따른 리턴을 분배하려는 경향성을 분명히 띄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패치는 일리움의 평딜과 운영난이도를 확연히 낮추면서도 압도적인 유틸리티만을 부여하고 있는데, 이는 후속패치로 조정 시에 일리움에게 매우 불리하게 적용될 가능성이 높은 변경사항입니다.
미하일이 각 보스들마다 패턴 별로 고유한 타이밍에 가드를 맞춰 쓰는 특유의 조작 난이도라도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일리움이 가져갈 자격이 있는 리턴은 은월 수준, 혹은 그 이하일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은월은 이번 패치 상당한 너프를 받았고, 이 패치가 그대로 적용된다면 당장 다음 패치에 일리움이 같은 상황에 처할지도 모르죠.
/ 제안 드리는 절충안
그래서 뭐 어쩌라고. 롤백하라고?
다른 직업들의 2분화가 진행되었고 이를 일리움만 피해갈 수는 없겠죠.
게이지 자동 충전의 경우 보스 난이도와 관계없이 입장 전 허공에 삽질해야 하는 고질적인 불쾌함을 해결해주었고, 높아진 글로리윙의 가동률에 따라 데미지를 조정하기 위해 글로리윙-소오크 연동 매커니즘을 삭제하는 과정에서 숙련도와 컨트롤에 관계없이 첫 극딜을 20초를 기다리거나 조금 약하게 발동해야하는 불쾌함 역시 사라졌습니다. (2극 이후 20초 전에 설치해야하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귀찮을뿐 엄연히 숙련도 영역이었다고 생각하긴 합니다.) 그 뿐만 아니라 보공/마력의 효율이 높아짐에 따라 고스펙으로 갈수록 떨어지던 일리움의 투자효율까지 개선되었죠. 이러한 개선점들을 유지하며 앞서 말씀드린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제안 드리는 절충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글로리윙 자체 스펙 증가하는 대신 지속시간 5초 감소
-과도하게 높아진 글로리윙 가동률을 이전과 비슷하게 맞추면서도 압축된 데우스, 그람홀더에 버프를 맞출 수 있는 수준의 조정안입니다. 패스트차지와 연계하여 30초 지속시간을 가진 오리진과도 상호작용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상당히 긴편에 속하는 일리움의 극딜 압축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180초 중 60초 가동률 약 33.3% > 120초 중 45초 가동률 약 37.5%)
[2] 게이지 자동 충전량 감소, 자벨린-오브 게이지 충전 기능 회복
-기존 자오자오 연계방식을 유지하면서도 자동 충전 매커니즘을 어느정도 유지하는 절충안입니다.
1번 절충안 수용 / 자동충전량 초당 2 적용시
극딜 30초(오리진 극딜 약 35초)를 제외한 + 3번째 변신 15초를 제외한 약 70초동안 게이지 300 수급, 130이 자동 수급되므로 시간당 요구되는 자벨린 - 오브 연계 요구량이 라이브서버와 큰 괴리가 없습니다. [110초 내 300 > 70초 내 170]
이는 자동 충전 기능의 편의성 이점을 가져가면서도, 유저들의 숙련도에 따른 변신 횟수 차이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굳이 룽기누스에 게이지 충전 기능을 이관하고 싶다면, 룽기누스의 자체 쿨타임을 늘이고 자-오 연계시마다 쿨타임이 줄어들도록 하는 것 또한 방편 중 하나가 될 수 있을것입니다.
해당 절충안 수용시 : 최종적으로 기존 타직업과의 차별점이 되는 매커니즘을 유지하며 성능적으로는 근소한 상향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나, 캐릭터 성능과 관계없이 불쾌감만을 유발했던 고질적 문제에 대해 개선점만을 넘겨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혹시라도 이 글에 공감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저와 함께 해당 절충안에 대한 문의를 부탁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결과는?? Dpm 숍밑딜에 구조만 더이상해져감
진짜 심보 고약하네요
뭐 사람마다 즐기는 방식이 다르니 게이지 채우는 맛으로 하셨다면 자벨린으로 게이지 채우는 걸 말하셨다면 이런 사람도 있구나 하고 생각할텐데 자오 연계를 돌려달라? 이거는 일리움 유저가 맞나? 이 생각이 제일 먼저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