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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숍] 나의 일기.

칠72
댓글: 5 개
조회: 749
추천: 7
2026-09-11 18:15:36

인생 첫 RPG, 루니아Z를 접했다.

나는 서폿이 좋았다.
그래서 에이르라는 치유사를 키웠다.

두 번째 RPG로 바람의나라를 시작했다.

역시나 도사를 키웠다.
서포터를 좋아했으니까.

그렇게 두 번째 RPG의 취미도 끝내고, 한동안 내 인생에 게임은 없었다.

그러다 취미가 없어 무료하고 지루한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메이플을 시작했다.

그리고 역시 나는 역시나였다.

마법사형 서포터.
노랑노랑하고 황금빛으로 반짝이는 스킬들.

어찌 이 직업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내가 메이플을 시작한 건 아마 2024년 9월쯤이었던 것 같다.

당시 비숍은 시드링 변경으로 예전처럼 날먹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았고,

“비숍 똥이다.”
“날개 꺾였다.”
“님 비숍 왜 키움?”

메이플을 하던 유저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종종 들었다.

하지만 메린이였던 나에게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엔젤레이도, 빅뱅도, 스킬 하나하나가 그저 너무 예뻤다.

무엇보다 이렇게 예쁜 스킬을 가진 직업이 서포터라니.

어찌 좋아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그렇게 나는 메이플을 하나씩 배워갔다.

채집도 하고, 사냥도 하고, 보스도 배우고.

남들보다 빠르지는 않았지만, 그저 콘텐츠 하나하나를 즐겼다.

과금도 거의 하지 않았다.
내가 잘하는 거라고는 꾸준히 하는 것뿐이었으니까.

꾸준히 이벤트를 즐기고, 하나씩 알아가며 캐릭터를 키워왔다.

그러다 중간에 유챔이라는 콘텐츠가 나왔다.

동일 직업은 키울 수 없다고 했다.

그래서 사람들이 좋다고 추천하던 보마를 키워봤다.

좋았다.
편했고, 강했다.

그런데…

서포터.

그놈의, 짝사랑 같은 서포터가 아니었다.

세 번째 유챔으로는 썬콜을 해봤다.

역시는 역시였다.

네 번째 유챔을 키울 무렵에는 렌이 나왔다.

하얀 머리에 토끼 귀.

너무 귀여웠다.

그런데 마음이 울리지는 않았다.

비숍을 처음 만났을 때 느꼈던 그 떨림이 없었다.

그 사이 밸런스 패치라는 것도 했다.

사실 나는 비숍이 강해지면 좋은 거고, 아니면 말고였다.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비숍이 약해진다고 해서 내가 비숍을 안 할 것도 아니었다.

상관없었다.

다섯 번째 유챔은 일리움.
여섯 번째는 윈브.

남들이 좋다고 하는 직업,
유튜브에서 추천하는 직업,
스킬이 예쁘다는 직업.

하나씩 해봤다.

그런데 결국 알게 됐다.

나는 그냥 서포터가 좋았던 거였다.

유챔을 6캐릭터까지 키우면서 그중 가장 마음에 와닿지 않았던 건 일리움이었다.

뭔가 메커니즘이 손에 잘 익지 않았다.

그래서 유챔 목록에서 일리움을 빼고,

“올겨울에는 서포터 진심 부캐!! 메카닉을 키워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시너지가 사라졌다.

이제 메이플에는 내가 좋아하던 의미의 서포터가 없다.

내가 남들처럼 과금을 많이 하지 않아서 그런 걸까.
ㅜㅜ

패스 종류는 사지만, 정말 양심에 손을 얹고 말하자면 쌀먹이나 보스 결먹, 버스 타기 같은 건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필자는 컨트롤이 좋지 않아서 보스 먹자 같은 것도 다녀보지 못했다.

그냥…

이제 없다.

내가 좋아하던 서포터가 없어져버렸다.

슬프다.

아마 나는 서포터를 좋아하는 게 본능인가 보다.

생각해보면 현실에서도 그렇다.

주인공보다는 남을 빛나게 해주는 자리가 좋다.

주연이 되기를 꿈꾸기보다는,
주연을 빛내주는 조연이 좋다.

팀원과 보스를 가서

“오~ 프레이 받으니까 천억 뜨는데요?”

이 말을 듣는 게 그렇게 재미있었다.

내가 천억을 띄운 것도 아닌데,
내가 가장 강한 것도 아닌데,

내가 있어서 다른 사람이 더 강해지는 것.

그게 좋았다.

그냥… 그렇다.

나는 그런 사람이었던 것 같다.

내가 앞에 나서서 빛나는 것보다
누군가가 더 빛날 수 있도록 뒤에서 도와주는 것.

그게 좋았고,
그래서 서포터가 좋았다.

그런데 이제 없다.

그렇다고 비숍이 미운 건 아니다.

여전히 비숍은 좋다.

엔젤레이도 좋고, 빅뱅도 좋고,
황금빛으로 반짝이는 그 스킬들도 여전히 예쁘다.

그저…

내가 좋아했던 ‘서포터 비숍’이라는 자리가 사라져버린 게 속상하다.

나는 정말 서포터가 좋았는데.

그게 그냥 내가 좋아하는 게임 플레이 방식인 줄 알았는데,

어쩌면 그보다 더 오래전부터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었나 보다.

주인공보다 주인공을 빛내주는 사람이 좋은 사람.

그래서 더 아쉽다.

내가 좋아하는 자리가
이제는 게임 안에 없다는 게.

그냥…

조금 많이 속상하다.

Lv1 칠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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