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상자산 대통령'을 자처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 소식이 전 세계 가상화폐 시장에 훈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비트코인을 보유한 넥슨과 위메이드 같은 게임사들이 많게는 1000억원 이상의 평가 차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연내 10만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들 기업의 수익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3시 기준 비트코인은 9만1600달러(약 1억2833만원)에 거래됐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3일 미국 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 9만3482달러, 업비트에서 9만3500달러(1억3104만원)로 각각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뒤 소폭 하락했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세는 '가상자산 대통령'을 자처하는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됨에 따른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달러 가치 안정, 국가 안보 등을 위해 '트럼프 2기 정부'에서는 비트코인을 매입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가 가상화폐에 대한 우호적 정책을 강조한 것이 가상자산 시장의 기대감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비트코인 급등세 속에서, 과거 비트코인을 매수했던 기업들은 막대한 평가 차익 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돼 주목된다. 특히 게임업계는 일찍이 블록체인 사업에 진출하거나 가상자산을 미래 투자자산으로 보고 관련 투자에 뛰어들어 시장 변화의 수혜를 톡톡히 볼 것으로 관측된다.
대표적인 비트코인 보유 게임사는 넥슨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넥슨은 세계에서 13번째로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으로 꼽혔다. 넥슨은 2021년 고(故) 김정주 창업주의 주도 하에 약 1억달러(한화 약 1130억원)를 투자해 비트코인 1717개를 매입했다. 당시 매수 평균 단가는 5만8226달러(약 6580만원)였다.
현재 비트코인 시세 9만1600달러(약 1억2833만원)를 기준으로 넥슨이 보유한 비트코인의 평가 가치는 약 2203억원에 이른다. 약 95%의 수익률로, 평가 차익만 1073억원에 달한다. 한때 '크립토 윈터'로 급락장을 만나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지면서 손실을 봤지만, 매도하지 않고 '장투'(장기투자)한 결과다. 매입 당시 원·달러 환율이 현재보다 낮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수익은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블록체인 사업에서 선두주자로 꼽히는 위메이드도 비트코인 보유로 수익을 보고 있다. 위메이드의 2024년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위메이드는 위믹스 유동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173억원을 들여 지난 9월 기준 223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기존 205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지난 6월 이후 18개의 비트코인을 추가 취득한 것이다. 평균 매입가는 비트코인 1개당 7778만원으로 추산되는데 현재 시세를 기준으로 한 평가 차익은 약 113억원에 달한다.
비트코인 보유 기업들의 수익률은 앞으로도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평이다. 투자업계에서는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트럼프의 재집권이 기폭제가 돼 비트코인 가격이 연내 10만달러를 넘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같은 이유에서인지 넥슨과 위메이드도 매입한 비트코인을 그대로 보유할 전망이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비트코인 매도 계획은 현재로는 결정된 바가 없다"고 답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이후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주요 가상화폐 가격도 치솟고 있다. 전 세계 가상화폐 시가총액은 지난 11일 3년 만에 3조달러(약 4203조원)를 돌파했다. 이같은 가상자산 시장의 활성화는 가상자산 거래소 관련 게임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컴투스홀딩스는 자회사 컴투스플러스를 통해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의 지분 38.4%를 보유하고 있는 2대 주주다. 코인원의 성장 기대감이 커지며 컴투스홀딩스 주가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컴투스 홀딩스 주가는 지난 19일 2만5300원에 마감했는데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직후인 지난 7일 종가 2만2450원 대비 약 13% 상승한 금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