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이를 조금씩 먹어가면서 정말 뜬금없이, 정말 미친듯이 먹고 싶은게 종종 생길때가 있음..
나는 요즘에는 어릴적에 먹고 자랐던 추억의 과자나, 불량식품이라고 불렸던 것들이 땡기는데, 이 "추억의 음식" 이라는게 참..
하나같이 전부 구하기 번거롭거나, 단종되어 구하는것 자체가 불가능한 것들이 대부분이잖아?
EX) 구슬보배 껌, 단종된 부푸러 껌,
게다가 추억의 불량식품들은 집에서 인터넷 쇼핑 하기도 진짜 애매한게 집에서 구매하려면 한박스씩 구매해야하는데 이게 한두번 먹고나면 다시는 찾지 않고싶은 맛이라는거임..
최근에는 문방구에서 큐디라는 그 칙칙 뿌려먹는 스프레이 식품이랑 구슬보배 껌을 주문했었는데 한 서너개 정도 먹고 손이 안가더라고 ㅋㅋ
뭐.. 여튼 이번에는 "슬러시"가 정말 미친듯이 먹고싶었음.
학교앞 문방구나 분식집에서 쉴틈없이 빙글빙글 돌아가며 사각사각한 얼음알갱이들을 잔뜩 만들어내는 기계속에 있는 오렌지맛, 포도맛 찐한 색소와 찐한 착향료가 입속에서 터지는 그 슬러시가 미친듯이 먹고싶었어
근데 한겨울에는 슬러시를 판매하는곳이 많이 줄어들어서 문방구 몇군데를 전화걸어봐도 겨울이라 전부 판매하지 않는다고 하시더라.
여러 학교앞 문방구들 몇군데를 찾아가도 슬러시 기계는 요즘 없더라 분식집들도 그렇고 ㅠㅠ
그러다가 당근에 슬러시 파는곳을 알려달라고 글을 올리니까 1시간 안돼서 친절한 쨈민이가 알려줬음 자기가 다니는 수영센터 건물에 있는 분식집에서 슬러쉬를 판다더라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바로 달려갔더니 진짜 슬러시 기계가 있더라 ㅋㅋㅋ 위잉 위잉 돌아가며 얼음을 부수고 있었어 ㅠㅠㅜㅜ 얼마나 감동이던지...
라떼는 여름에 문방구 가보면 포도 콜라 오렌지 소다(파파야?) 이렇게 4개씩 큰 기계가 항상 돌아가고 있었던것 같은데
지금은 작은 기계에 콜라랑 오렌지만 있더라.. 나는 뭐.. 당연히 근본인 오렌지를 큰컵으로 구매했음. 가격은 천원.
옛날에는 작은컵 300원, 큰컵 500원 이었던 것 같은데 ㅋㅋ
큰컵 한개 사면 학교앞 문방구에서 15분 동안 집 걸어가면서 먹어도 양이 푸짐했는데.. 성인이 되고 기괴해질 정도로 커진 몸뚱이는 두번만 흡입해도 큰컵 슬러시 절반이 사라지고
맛돌이 액상이 다빨리고 하얀 얼음만 남더라 ㅅㅂ, 그래도 입 안에서 인공 착향료 팡팡 터지면서 두피까지 얼어버릴 것 같이 시원하고 달콤한 슬러시를 맛봐서 정말 행복했고, 드디어 성불했다.
내일 다시 가서 1L텀블러에 한 가득 5000원어치 담아서 하루 종일 홀짝거릴 생각에 심장이 뛴다. 나같은 어른이 열명만 되면 수영끝나고 슬러시 먹으러 온 아이들은 못사먹겠지? 으흐흐..
그리고 슬러시를 10년만에 다시 먹어보니 이디야의 플랫치노나, 베라 블라스트는 너무 착한맛인 것 같음. 이 원초적인 맛은 감히 못따라온다고 확언함..ㄹㅇ..
카페들은 당장 슬러시 기계를 도입하라!!!! 포도, 오렌지 두가지맛 섞어도 개맛있는데 아쉽다..
사진은 미안 먹다가 실시간으로 없어지는게 아쉬워서 찍은 인증샷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