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초 학교 졸업하고 훈련소다녀오고나서 이제 돈벌기 시작하는데
훈련소가기전날 할머니가 삼촌과 찾아와서는 대뜸 계좌번호를
받아적으라고 하는거. 알고보니 이제 취직하니 생활비를 부치란거
사실 내가 마지막학년이 되고나서 명절이든 찾아가면 생활비 앞으로
얼마씩줄거냐고 계속 물으셨었음. 난 부모가 애기때 이혼하고 할머니가 중학생때까지 길러주심 그집에서 컸으니까. 그런데 딱 한번 내가
졸업앞두고 서울 놀러갔을때 엄마가 할머니한테 내가 서울로 놀러갔다고 전달을 한건지 할머니한테ㅜ전화가와서 받는데 소리지르면서 고래고래 나보고 서울놀러가지말고 헛돈쓰지말고 돈 아껴서 할머니줘!!!이러시는거. 그때 서러웟음. 기억속의 할머니는 그런분이 아니엇으니까. 할머니와의 소소한 추억도 많앗으니까
근데 그 일련의 과정들은 내가 원해서 선택한게 아니고 심지어 태어난것조차 내가 원해서 태어난게 아닌데, 단지 그것만을 이유로 이제서야 좀 사회로 나가는 나한테 매달 월정액을 뜯어간다하니 넘 슬픈거 그렇다고 할머니가 막 찢어지게 가난한것도 아녓음 할머니명의 아파트도 잇는 판국에 난 가진게 학자금대출뿐인 집에서 도움받을걸 바라지도않는 평범한 초년생일뿐이엇음
할머니의 사랑은 사랑이아니라 이자쳐서 갚아야할 빚이었나?
돈이아니면 난 불효자에 인간도리도 안하는놈이 되는건가?
별에 별 생각이 다 들었음. 시골로 취직하니까 면허도 따야하고
차도 사야하고 저축도 해보고싶고 날 위한 옷도 사보고싶고
난 해보고싶은게 많았는데 가족들이 그걸 챙겨주긴 커녕
도와줄수있는 부분에선 등한시하면서 그런 여구부터 들어오는게
뭔가 비현실적이더라고.
그래서 훈련소가기전날 울고잇으니 엄마가 왜우냐고 물어봐서
자초지종을 얘기햇더니 할머니한테 따져야겟대 그래서 내가
괜한 분란 일으키지마라고 말렷는데 내가 화장실간사이에
그렇게 말렷는데도 할머니한테 전화로 이른거. 그랬더니
옆에서 듣던 외삼촌은 은혜도모르는 ㄱㅅㄲ라며 난리를치고
그뒤로 엄마한테 그날 왜 말햇냐고 엄마가 모든 일의 화근이라고
따지다보니 엄마까지 더 싫어짐 물론 엄마가 싫은 이유는
이외에도 더 많음
난 결국 훈련소가는날 가족한테 쌍욕이나 쳐듣고 우울한기분으로
들어감 그해에는 되는일도 없엇음. 엄마라는 인간도 날 위한
인간이 아니엇음 그해에 엄마 친구로부터 전화가와서 받앗더니
엄마가 수천만원을 빌려가놓고 안갚는다고 나한테따지는전화엿음
쨋든 그러다 올초 갑자기 할머니가ㅜ말기암 판정 받으시고
두달만에 돌아가심 . 말기암판정 받기 일주일전에 할머니랑
마지막으로 한 전화가 그때도 갑자기 전화와서 한달에
약값 십만원이라도 내놓으라고 고래고래 소리지르던전화임
할머니가 전화로 소리지르던 그 장면들이 트라우마로 남아서
생각날때마다 정신이아찔한데 할머니랑 함께한 추억들도
소중해서 올해 너무 심란하더라
그와중에 짝사랑하던 이쪽한테 차단도 당하고 정말이지
하나하나 이입하면 못살거같아서 모조리 다 벗어던지고
회피하면서 살고잇어. 근데 할머니일 생각하면 너무악몽같아
할머니때문에 슬픈데 할머니랑 마지막이 너무안좋앗어서
내가 뭘글케 잘못한걸까 가끔 서러울때가있어
이런 얘기 할때마다 엄마는 전화한게 왜 잘못이냐면서
니를 위해서 전화해준거엿다는 말만 하고
일상생활에서 습관적으로 날 잘못한 사람으로 몰아가는 경우가많아
막 너는 왜 새아빠네 친척들한테 잘 안살갑게구냐 인간도리는 하고살아라
이런식 그러다보니 내가 뭔가 습관적으로 나 뭐 잘못햇나 생각을함
안되겟다 오늘은 술 진탕 마시구 자야지
나때매 할머니 일찍 돌아가신거같아 얼마나 외로우셧을까
그래도 손자덕 보고싶으셧을건데
엄마도싫고 할머니도싫다 근데ㅜ둘다 미워할수업스ㄴㄴ 사람들이고
그냥 너무 씹창같은 기억들이라 싹 다 지우개로 지운듯이 흰 종이처럼
지내는데 가끔 이렇게 떠오를때마다 몰입하게되고 넘 힘듬
아마 난 죽을때까지 이 일을 생각할듯 그만큼 너무 강렬하게 남음
작년엔 할머니 책망하는 글 인벤에 올렷엇는데 이리될줄 몰랏음
F196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