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파트 뒤편에 바로 산이 있었는데 거기에 작은 마을처럼 단독주택들이 많이 모여있었어
그런데 거기 주택들은 전부 창문이 깨져있고 안에 물건들은 박살나있으며 벽지는 싹 찢어진
한마디로 폐가촌이었음(지금은 재개발로 산을 싹 밀고 신축 아파트가 들어옴)
그런 곳에 학원이 끝나고 자정 넘어서 친구들이 공포 탐험을 하자고 날 데려갔던거야
거기는 안에 물건들이 온통 박살나고 사람이 살았던 흔적들(가족 사진 등)이
너무 적나라하게 남아있으니 낮에 가도 무서운데 한밤중에는 오죽하겠어 ㅋㅋ
그래도 친구들이랑 함께니까 처음 몇몇 집들은 나름 재미있게 클리어 했고
우리는 기세등등해져서 폐가촌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집을 마지막으로 보고 가기로 했었어
우리가 그 집에 도착했을 때 그 집은 척봐도 범상치 않았어
다른 집들은 죄다 1층 집이었는데 거기만 2층 집이었고 다른 주택들과 멀리 떨어져있었거든
친구들은 쫄보들이라 나보고 제일 앞장서서 가라고 했어
나도 무서웠지만 겁쟁이 티는 내기 싫어서 꾹 참고 앞장서서 그 집에 들어갔어
처음 1층은 다른 집들과 구조가 비슷했어
찢어진 벽지, 가족 사진, 바닥에 깨진 창문과 유리 파편들...
좀 특이한건 깨끗한 정장 한벌이 벽에 걸려있더라고
아무튼 1층은 다른 집과 비슷하니 별거없었어
그래서였을까? 쫄보 친구들이 2층도 한번 가보자고 하는거야
걔들이 간다고 하니까 내가 어떻게 빼 ㅋㅋ 무서운거 꾹 참고 올라갔지
2층에 올라갔을 때도 다른 폐가와 다른건 없었었지만 문제가 하나 있었어
깨진 창문을 통해서 갑자기 엄청 밝은 후레쉬가 비추는거야
나랑 친구들은 놀래서 몰래 밖을 보니 왠 차 한대가 우리가 있는 집을 향해 들어오고 있는거야
우리는 어리니까 늦은 시간에 폐가 탐험 + 불법 침입 같은게 무서워서
후다닥 뒷문으로 도망쳤어 그런데 내가 진짜 여기서 ㅈㄴ 무서웠던게
뒷문으로 도망치고 살짝 멀리서 차에서 내린 사람을 봤는데 아까 1층에 벽에 걸려있던
정장이랑 옷이 똑같았던거야...
당시에는 너무 놀래서 그대로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었는데
아무래도 옷이 똑같은게 소름돋잖아
그래서 다음날 학교에서 친구들한테 그 얘기를 해주니까
친구들이 무슨 소리 하는거냐고 거기는 너 혼자 들어갔고 차 같은건 안 왔다고 그러는거야..
그리고 몇분 뒤에 나와서 뭔가 벙찐 얼굴로 별거 없다고 집에 가자고 해서 돌아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