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 탑 아래에서
끝없이 이어진 벽.
하늘은 없고, 오직 위로만 이어지는 공간.
이곳 사람들은 그것을 “탑”이라고 불렀다.
탑의 아래층에는 이름조차 가진 적 없는 이들이 살았다.
굶주림, 싸움, 그리고 침묵.
그중 한 소년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아인(Ain).
“위에는 빛이 있대.”
“거짓말이야. 위로 올라간 사람은 아무도 돌아오지 않았잖아.”
아인은 그 말에 웃었다.
그가 웃을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하나 —
그의 꿈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그 탑을 무너뜨리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어느 날, 탑의 관리자가 내려왔다.
그녀는 순백의 복장을 입은 여자였고,
사람들은 그녀를 **‘감시자(Observer)’**라 불렀다.
감시자: “선택받은 자, 위로 오를 자를 고른다.”
아인의 눈에, 처음으로 빛이 스쳤다.
그 빛은 사람들의 이성을 마비시켰다.
누구나 그 빛을 잡으려 했지만,
아인은 오히려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아인: “위로 오를 이유가 없다면,
내려갈 이유라도 만들면 되겠죠.”
감시자는 그 말을 듣고 흥미로운 듯 미소 지었다.
감시자: “너 같은 건 처음이야.
올라갈 생각이 없는 자가 탑에 들어오다니.”
그녀가 손을 뻗자,
아인의 가슴에서 붉은 빛이 피어올랐다.
피처럼, 불처럼, 살아 있는 듯한 빛.
감시자: “너에게 ‘가시’를 준다.
탑을 거스르고 싶다면, 그 가시로 신을 찔러라.”
그날 이후,
아인은 탑의 ‘시험층’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수천 명의 지원자들이 모여 있었다.
모두가 신수를 다루는 자들.
그들은 ‘빛’을 다루었지만,
아인은 ‘그림자’를 다루었다.
“이건 신수의 반대야…”
“네 안에 있는 건 무엇이지?”
“모르겠어요.
다만… 그게 저를 부른다는 건 알아요.”
시험의 벽이 열렸다.
“첫 층의 시험 —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을 말하라.”
사람들은 “권력”, “불멸”, “빛”을 외쳤다.
아인은 잠시 침묵했다가 말했다.
“진실.”
탑이 흔들렸다.
감시자의 눈빛이 번쩍였다.
“이 탑은 진실을 감당하지 못한다.
흥미롭군… 넌 이제부터 탑의 적(敵)이다.”
탑의 위층, 어딘가에서 누군가 속삭였다.
“가시가 깨어났다…”
“탑이 다시 선택을 하는 건가…?”
그날 밤, 아인은 처음으로 꿈을 꿨다.
거대한 문 앞에서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는 탑을 오르려 하는가?”]
“아니요. 탑을 내려가려 합니다.”
[“…그럼, 신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 To Be Continued…
지금 35화까지 읽었는데 잼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