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메이플 보면 뭔가 유저와 운영진 간의 싱크로가 잘 맞지 않다고 생각함.
사실 메이플 운영진 절대 놀고있는게 아님. PC방도 만드랴, 와헌도 리마스터하고, 스토리도 다듬고, 심지어 분명 메카닉이라던가 다른 직업도 리마 손보고 있을거임. 그러면서 다음 쇼케 준비도 하고 있겠지.
그러니 점점 쉬운 수단으로 운영을 하게 된다 생각함. 할게 뒤지게 많으니 결정석도 머리 싸맬 필요 없이 그냥 가격 깎으면 되는거고, 밸런스도 그냥 직원들 시켜서 데이터 보고 조율 시키면 그만이란 마인드.
그게 딱 느껴짐.
근데 RPG 게임은, 특히 장수 RPG 게임은 대개 뿌리깊게 산재한 문제들이 있고, 이건 대격변 수준의 접근이 아닌 이상 잡초뿌리마냥 굉장히 뽑기 어려움.
메이플의 문제, 특히 지금 경제 문제는 단순히 애들이 보스로 쌀먹을 해서가 아님. 그건 그냥 도출된 결과 중 하나인거지.
핵심은 '신규 컨텐츠에 마음이 안간다' 임.
내 스펙이 전투력 1억 3천인데, 여기서 본격적으로 메중년까지 가려면 2억은 가야함.
문제는 18칠흑 18에테 다 맞추고나니 여기서부터 드는 돈이 천정부지로 치솟음.
18에테에서 21에테로 가는 것도, 레에 둘둘에서 레레 유효옵으로 가는 것도, 메이플 해본 사람이라면 여기서부터 돈이 얼마나 미친듯이 빨리는지 다들 납득할거라 봄.
메이플의 스펙업은 벽돌로 탑쌓기 같은 개념임.
초반엔 잘 올라가는데, 올리면 올릴수록 바람에 흔들리고, 무너지면 다시 세워야함.
그리고 겁나 높게 쌓을수록 무너졌을 때 낙차는 더욱 심해짐.
그러니 유저들은 어느 시점에서 타협을 하게 될 수밖에 없음.
내가 비제이들마냥 몇백 몇천씩 그때그때 박을 수 있는 사람도 아니고, 내 현생과 시간이 있는데 이정도 높이에서 더 올라가라고? 무너지면 이걸 언제 다시 쌓아올리라고?
이게 메이플이 가진 고질적인, 핵심적인 문제점이라 생각함.
레전 잠재에 100억을 쏟아도 덱덱덱이 안나올 확률도 상정해야하고, 100억으로 스타포스를 써도 장비가 터져 18성이 12성이 될 확률도 상정해야하는데,
그닥 재미도 없는 보스를 위해 내가 이 몸비틀며 탑쌓기를 해야한다고?
조금 더 값비싼(하지만 그 스펙을 쌓기 위해 드는 돈보단 훨씬 저렴한) 결정석과 별로 뜰 것 같지도 않는 리워드를 위해?
즉 이런 '애초에 난 여기서 더 탑을 쌓다 무너질 리스크를 지고 싶지 않다고' 라는 마인드를 가진 유저들에겐 결정석을 깎고 상위에 리워드를 더 얹어줘도 전혀 미동도 하지 않을 것임.
이게 유저의 시선이라 봄.
하지만 운영진은 당연히 신규 보스도 내고싶고, 더 많은 유저들을 다음으로 이끌고 싶어함. 이건 강원기 때부터 계속 그래왔음.
그 마음은 알겠는데, 뭔가 마음만 알겠음.
개인적으로 근래 패치방향에서 계속 조급함이 느껴진다고 생각함.
너희 좀 앞으로 나아가라고, 이제 좀 다음 스테이지 좀 가라고, 약간 4수 수험생에게 너도 이젠 대학 가야지... 하고 압박넣는 그런 느낌을 게임 패치에서 받고 있음....
스펙업 할 여지들(신규 6차, 플라즈마 하트 등)은 계속 주고, 결정석은 계속 깎고...
약한 직업은 사지 자르고 강한 직업은 강하게 만들어서 강한 직업으로 갈아타게 종용하고...
근데 그럼에도 내가 이 리스크를 안고서도 그렇게 돈을 퍼부어 스펙업 해야 할 이유를 전혀 못느끼겠음.
아 상위보스 리워드 올라갔구나. 근데 뭐 어쩌라고. 그래서 나보고 100억 무과금이 될 수도 있는, 100억쓰고 스펙다운 될 수도 있는 스펙업을 전부위에 걸쳐 하라고?
운영진들이 바쁜건 알겠는데, 장수 RPG의 고질적인 문제를 너무 쉽게 접근하려고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듬.
애초에 니들 컨텐츠 그정도로 리스크 져서까지 가야 할 컨텐츠는 아니라는 본질적인 문제는 결코 단순하게 결정석 깎는다 뭐다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데
뭔가 무거운 문제를 가볍게 해결하려 든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 요즘임.
그냥 요즘 그런 생각이 들었어
